-
-
마음의 사회학
김홍중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풍부한 레퍼런스와 달변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생각들의 짜깁기 봉합물같은 책. 책 속에서 수시로 출몰하는 `중요한`, `유치한`이라는 수사의 가치판단은 텍스트의 논리 외부에 근거한다. 바로 상식의 공동체 말이다.
따라서 생활인으로서 충실한 보수적이면서 깨시민 흉내까지 낼 줄 아는 독자들은 저자가 당연하게 여긴 가치판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동의할 것이다. 이 책이 은연 중에 드러낸 야심에 비해 치밀하지 않고 래디컬하지도 않으며 그저 무난하게 보이는 이유다. 탐구자가 휴머니즘이나 생명 일반의 소중함 따위로 미화된 무난한 도덕에 기대기 시작하면 그는 술취한 신앙인이나 다를 바 없어진다.
아카데믹한 글쓰기의 어설픈 스텝도 아쉽다. 그런 일로 애쓰는 것은 정치적인 노력이다.
언니네이발관이나 홍상수 영화를 얘기한다고 해서 정합성만 겨우 획득한 생각의 어정쩡함이 신선한 것으로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생각을 '사유'라고 표기한다고 해서 뭔가 심오해지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개념을 잘못사용한 헛소리는 안한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미덕은 갖추었다고 본다.
저 위의 어떤 멍청한 100자평의 주장과는 달리 비문이나 오문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이해가 잘 안되서 지껄이는 소리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