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한림신서 일본현대문학대표작선 7
모리 오가이 지음, 김용기 옮김 / 소화 / 1998년 8월
평점 :
절판


 

 최근에 모리 오가이의 소설들을 여럿 읽었다. 요즘 일본 소설이 출판 시장에 득세해서 덤으로 메이지 다이쇼 시대의 오래된 물건들도 번역되서 나오는데 나로서는 맘에 드는 현상이다. <아베일족>이나 <기러기>같은 후기작에 깃들어 있는 그 밑모를 체념의 느낌.. 지금까지 읽은 어떤 다른 물건들과도 달라서 인상적이었고 특별했다. 독일 낭만주의풍의 청년다운 고양감 거들먹거림이 엿보이는 <무희>보다는 역사소설에 경도된 후기작들을 좀더 읽어 보고 싶다. 번역될 수 있는 것들이 더 있을 것이다.

<청년>에서는 무의식까지 파고드는 미세한 심리 묘사같은 것이 대단하다. 그런 생각만 하고 산다면 질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데 신경질적으로 발산하지 않고 누룽지물을 마시듯 담담하다. 오가이의다른 소설들이 맘에든다면 읽을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대단한 걸작이라는 생각은 안들지만.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 번역의 질이다. 어색한 직역투 정도가 아니라 비문이 꽤 많다. 그게 후반부로 갈수록 성의없음의 정도가 더 심해진다. 역자 김용기씨의 다니자기 준이치로 소설들에서도 그런 게 보였는데, 이 물건이 가장 심하다. 한번 번역초고 나오면 퇴고도 안해보나. 개정판이 나와줘야 독자에 대한 예의가 될 것이다.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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