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대의 신들 세미나리움 총서 14
하야시 미나오 지음, 박봉주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사라 알란의 책들은 동아시아 사상의 근본토대를 탐구하려는 열의로 가득하다. 

         

그 중 <공자와 노자 그들은 물에서 무엇을 보았는가?>에서 매우 인상적인 제안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서양사상의 전통은 나무를 이용한 은유이고 동양사상의 전통은 물은 이용한 은유라는 의견이다. 음, 아마 지은이는 태극권을 너무 많이 본 모양이군, 첫 생각은 이랬지만 시간을 들여 읽다보니 꽤 설득력을 갖춘 주장이었다.공자의 글과 노자의 글을 물의 흐름이나 속성을 불러일으키는 여러 비유와 표현들로 보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서양 사상들이 나무 조각가들이 나무들을 조각내어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꿰맞추는 식으로 표현하는 면이 있다는 말은 신선한 시선이었다. 

하지만, 춘추전국 시대, 서주, 상나라 훨씬 이전은 과연 어떠했을까? 상나라 갑골문자가 문헌 기록의 거의 초기라는 걸 감안하면 그 시대 정신세계를 옅보는 작업은 쉽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런 신기한 작업을 하는 분들이 있다. 일부 일본 학자들의 고대 중국에 관한 학문은 참으로 많은 즐거움과 깊은 지식과 뜨거운 열정을 느끼게 해준다. 하야시 미나오 도 그런 부류의 학자인 듯이 보인다. 그쪽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터라 자세한 언급은 할 수 없지만, 상고시대 청동기 철기 유물을 보고 저자가 펼친 주장들은 매우 소중한 문화적 자산임이 분명하다. 상고시대인들의 정신세계를 일부나마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동양 고대인들의 신들은 어떻게 그 시대 사람들에게 자리잡았는지 많은 문양의 그림,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면 설득력있게 의견을 피력한다. 어떤 면에서는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퓌스텔 드 쿨랑주의 <고대 도시>를 떠 올리게 하는 면이 있다. 물론  제러드 다아안몬드가 <총, 균, 쇠>에서 밝혀냈듯이 물리적이고 지정학적인 인류학 측면에서 기인한 다른 점들은 있지만, 그들 정신세계가 공유하는, 어떤 신적인 대상들에 대한 태도들을 잘 보여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내가 낯설다 - 내가 모르는 나, 99%를 찾는 심리여행
티모시 윌슨 지음, 진성록 옮김 / 부글북스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자아를 말하는 방식은 무척 다양하다. 보통 사람들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 없고 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상때문에 생기는 말다툼이 예사인 것처럼, 전문 심리학자들 사이라고 다르지는 않아 보인다. 자아를 말하는 중요한 방식 중 하나는 성격으로, 티모시 윌슨이 예로 들었듯이, 최신 논문 모음집에 얼마나 많은 설명방식이 성격이라는 제목아래 한데 묶여 있는지, 통일되기 쉽지 않은 자아에 대한 설명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잘 보여준다. 

지은이의 방향은 스스로 갖는 자아에 대한 지식에,  무의식이 만드는 또 다른 자아가 중요한 원천이라고 본다는 쪽이다. 기존의 무의식을 다루는 진지한 정통심리학태도와는 달리 무의식영역만에 대한 탐구는 한 편에 밀어놓고, 직접 자아에 영향을 끼치는 무의식만을 가르켜 적응 무의식이라고 정의하여 우리 스스로가 의식적으로 갖고 있는 자신에 대한 이해와 병행하여 적응 무의식이 만드는 자아상이 함께 우리의 인격을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식으로 정의를 내리면 어려운, 무의식 자체에 대한 이해를 빼고서 무의식에 접근할 수 있어 프로이드 심리학이나 융 심리학으로 흐릿했던 심리학에 대한 이해가 한결 쉽게 정리된다.  

적응 무의식의 실제 예들을 흥미롭게 모아 놓은 책으로 말콤 글로드웰의 '블링크'가 있다. 

 

적응 무의식이 보여주는 몇몇 경향들을 흥미롭고 자극적인 소재를 이용해 예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마의 전설 키케로 - 서해컬처북스 9
안토니 에버릿 지음, 김복미 옮김 / 서해문집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로마 공화정 말기와 제정 직전 윤곽을 그린다. 일반적인 통사와 다른 점은 보통 로마와 방대한 로마 식민지의 경계를 그냥 일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활발한 활동을 했던 키케로와 키케로 주변 인물들이 겪은 활기찬 모습을 당시 정치적 상황과 일상 생활을 잘 주물러 그린다.

보통 이런류의 전기가 범하기 쉬운, 너무나도 현대인 같은 등장인물간 대화나 모습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절묘한 직접인용과 간접인용을 통해 로마인의 모습을 주의를 기울여서 조심스레 잡는다. 

인물과 사상과 시대상황과 이야기를 적절하게 섞어 로마 정치의 큰 흐름들을 타면서 글은 잘 읽힌다.  

번역어들도 좋아 로마시대 현실감도 살리고 로마 시대 여러 배경에 낯선 이들에게 필요한 소개들이 잘 되어 있다. 

다작으로 유명한 키케로가 여러 저서를 쓸 무렵 로마상황이나 키케로가 겪고 있던 모습들이 잘 담겨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랍 철학 입문 - 탈레스에서 아리스토텔레스까지
W.K.C.거스리 지음, 박종현 옮김 / 서광사 / 200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희랍 철학자들이 서양 전통에 끼친 기여는 말로는 많이 들어 왔지만 정작 구체적으로 어떤 기여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날 입장에서 그럴듯한 몇몇 상식적인 답이 나올 뿐이다. 누군가 말처럼 서양철학은 플라톤 저서의 주석일 뿐이라는 식으로. 

흔히 언급되는 소피스테스 대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의 대립은 희랍철학에서 생각보다 작은 부분이고,  도시국가 내부에서 그리스인들끼리만 통하던 종교나 철학에서 점차 타자를 의식하며 새롭게 자신들을 인식하고 조금씩 정교하게 시대마다 발생하던 질문들에 끈질기게 도전하는 고대 희랍인들의 열정을 확인하게 된다.  

플라톤 저서나 아리스토텔레스 저서를 읽을 때 꼭 필요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상식과, 철학자들이 이룩해놓은 성과들이 정교하게 정리되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눈으로 읽은 주역 - 역전편 (상) 내 눈으로 읽은 주역 2
김상섭 지음 / 지호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전 <내 눈으로 읽은 주역 - 역경편> 부터 일관된 주역학을 선보이시는 김상섭 의 역전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주역책을 내놓는 지배적인 태도였던 어떤 통일성이나 체계없던 산만한 활동에 대한 이유중 하나로 시대마다 독특한 경향을 보였던 중국 주역학에 대한 이해없이 이조시대를 풍미했던 정이와 주희 주역학 위주인 분위기를 지적한다. 

일관되고 충분히 설득력있어 보이는 저자의 태도에 공감하며 전국시대부터 한대에 이르기까지 성립한 역전 편은 어떤 내용일지 기대를 품었다. 저자의 말을 인용하면, 점책에서 철학 책으로 격이 바뀐 주역해석이라고 하는데, 이 철학 책이 해결해 놓은 혹은 해결하려고 수고를 들인 문제를 알아채기는 어려웠다. 천지의 운행이나 발생같은 우주론이나 군자의 덕같은 윤리론들을 볼 수는 있지만 이들이 어떤 체계를 만드는지 혹은 어떻게 체계화될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단지 뒤이어 등장할 유학 사상의 씨앗 같은 게 담겨 있다면 담겨 있달까.  

책 군데군데 저자의 역전해설 을 참고하라는 언급이 있어, 역전편 (하) 권말고 또다른 역전해설서를 쓰시는지 궁금하고, 주역학 변화 중 뒤이어 등장하는 상수역이나 도상역이 해결해놓은 점과 어떻게 차별되고 의리역인 이 역전 편이 기여한 점은 무엇인지 알고 싶다. 역전만을 취하면 어떤 전체상이 그려지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점책으로서 역경, 역전, 상수역, 도상역 을 거친 주역학문은, 우리가 배웠던 이와 기로 설명되는 유학의 주요 내용을 담았고, 그보다 훨씬 넓은 사상이나 세계관을 포용한 학문일텐데,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포용하는지 주역학의 위치는 구체적으로 짐작하기 어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