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내편을 맨처음 접했을 때가, 아마도 이지성작가같은 이의 고전읽기 붐이 일었을 즈음인거 같다. 지적인 욕구리스트에 장자가 안들어갈리가 없었지만, 지금도 괜찮게 번역이 안된 책들이 적지 않은데, 그 당시는 번역수준이 천차만별이었고, 그런 번역도 안되서 읽을 수도 없던 고전들이 꽤 있었다. 그때 접했던 장자번역은 김학주의 책이었다. 대만에서 석사도 하시고 계속해서 개정판도 내시는 분이지만, 해석이 어렵거나 갈리는 부분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담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이성적인 글을 제시했다.
















그 다음은 영문학자 출신의 안동림의 장자















이 분 책은 감흥이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어렵고, 아직 읽다 말았다.

그리고 후쿠나가 미츠지의 장자 내편을 만났다.
















설화부분은 특별히 다른 책들과 다르게 해석할 이유가 없지만, 그외부분 번역과 해석들은 손에서 책을 놓치 못하게 했다. 여러부분이 있지만, 그중에 하나는 왕필의 노자주에 대해서 장자의 영향을 받았을거라는 지적과 따라서 노자 본연의 뜻은 좀 다를 수도 있다는 결론이다. 전에 읽었던 김학목 번역의 왕필주 도덕경의 경쾌함과 명쾌함이 장자의 영향아래서라는 것이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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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의 철학>은 여러모로 동서양 전통 비교연구의 최종본이다.
















그리고 내 독서 이력에 높은 빈도로 등장하는 인물들과 관념들이 대거 출현한다. 영원불멸이나 보편성을 추구하는 서양전통의 관점에서 고대중국사유를 이해하려는 개별 노력과 방식들은, 진실성있고 깊이 있고 체계적이고 감탄스럽지만...복잡하고 어느게 더나은지 얼마나 더 나은지 비교하기 쉽지 않다. 이 지난한 작업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연구영역을 구축해낸다. 분명 연관은 있어 보였지만,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쉽지 않은 것들의 원래 의도했던 내용과 선후를 따지고 각 연구의 성과와 한계를 조목조목 짚어준다.

동아시아전통을 오늘날 시선에서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서양전통과의 대비로, 즉 서양전통 배경지식에서 대응하는 혹은 대응하는 것이 없는 동아시아 전통을 근사하게 잘 다루는 '프랑수아 줄리앙'의 글로는 정확하게 긁지 못했던 영역을 시원하게 긁어준다.
















융의 동시성, 

한 개인이 

사상과 가치관도 비슷한 경향이 

나름의 완결성과 쓰임

고대 중국 사유를 바라볼 때


저자의 이 책이 감동적인 까닭은 아카데믹한 글쓰기에 완전히 정통한, 노련한 전문가의 글이기때문이기도 하다. 철저하고 적절한 인용과 참조된 주장들 사이에서 자신의 연구영역을 찾아내고,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는 방식이 매우 설득력있고 논리적이고 여유롭다. 도와 기와 리를 넘나드는 이 현묘하고 미묘한 영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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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작가 이말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모로호시 다이지로 의 그림도 리얼리즘과는 거리가 있다. 내 취향이 제일 큰 기준이지만, 모로호시 의 그림의 엉성함은 힘도 있고 재미도 있다. 여러 시리즈 중 <제괴지이>, <서유요원전>, <암흑신화> 에서 한두권씩 봤다. 상상력의 끝이 혹은 밑천이 얼만큼 보이냐에 따라, 그러니까 있던 얘기에 작가가 얼마만큼 덧붙였는지가 금방 파악이 되는 정도에 따라, 금새 시들해졌다. <암흑신화>가 제일 아래고, <서유요원전>은 내용이 방대해서 아직 모르겠고, <제괴지이>는 근사했다. 괴기함이 얕거나 맥락이 없으면 시시하고, 맞아떨어지면 두터움이 생겨 삶의 본질을 건든다는 인상을 주기까지 했다.















중국 괴담소설 <요재지이>를 소재로 그려낸 그림이, 작품속 돌아가는 얘기와 너무도 잘 맞아 떨어져 흐뭇할 지경이다. 그 스타일이, 네이버 웹툰 주호민의 <빙탕후루>와 자연스럽게 비교되고, 각 작품이 전달하려는 의도에 충실하게 제 색깔을 보여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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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해석은 의리역, 상수역, 도서역 등등 많은 입장이 있고, 이들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성리학이나 양명학 같은 철학의 토대이기도 하지만, 점술의 영역과 관련된 부분도 있다. 애초에 거북점과 시초점을 흡수한 역경부분이 역전(십익)부분이 추가되면서 철학화가 시작된 것이다.

점술영역에 들어가면, 점을 쳐서 괘를 잡는 법과 나온 괘를 가지고 점을 판단하는 법들이 필요하다. 괘를 잡는 법에서도 재밌게 본 내용들이 많아서 신나게 할 얘기들이 많지만, 흥미를 끈 것은 8괘가 상징하는 상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주역점법은 주희가 설명한 것이 내려온 것으로, 춘추전국시대 주역점을 본 것과 맞지 않거나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원래 점법은 20세기 들어와서 재발견되었다.
















재발견한 주역점법으로 춘추전국시대 글들을 살펴 본격적으로 연구한 책도 나왔다.















역전이 생기기 전에, 괘상, 괘사와 효사로 열심히 점을 풀이한 점이 흥겹고, 철학화이전의 원형스러운 모습이 많이 느껴진다.

한의학분야에서 오행을 이용한 다양한 분류와 주역의 상이 어떻게든 관련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그런 연관은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행사상이 활발하게 유행한 후에 한의학분야에서 오행사상과의 접목이 일어났고, 이는 한대 초반무렵 활발하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한대 후반까지 가야 한의학의 오행과 주역의 접목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런 접목순서가 해당시기 책을 볼때 흥미를 제법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거 같다. 오늘날 보면 그게 그거인 듯 보이는 사상들이, 당시로는 발상의 전환에 해당할만큼 신선한 영역이기도 한 점이 재밌다.

하지만, 한의학은 생명을 다루는 의학인데, 오늘날 관점에서 과학이 아닌 오행사상이, 의학을 다루는데 유효한 방식일 수 있을까? 이 의문은 한의학의 형성과정과 밀접하고 오늘날은 알쏭달쏭해 보이는 한의학 여러 지식들을 어느 선까지 이해하는데도 밀접하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 중 하나는 의학을 성립시킨 논리의 영역인, '범주화' 작업이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범주인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예로, 소 원숭이 바나나 를 두 부류로 묶으라고 하면 서양인들은 동물인 소와 원숭이, 식물인 바나나 로 구분하지만, 동양인들은 많은 수가 원숭이와 바나나 vs. 소 로 분류한다. 여기서 고대 중국인의 범주인식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서양과학과는 다른 기준의 범주를 갖고 있는 고대 동아시아 정신세계를 염두에 두고 다시 고전문헌 읽기를 하면 소소한 즐거움이 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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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성리학의 토대인 정주성리학은 어떤 의미일까? 이를 알아보는 방법 중 하나는 이들의 주역에 대한 해석이 어떠했는지를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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