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가겠다 - 우리가 젊음이라 부르는 책들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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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소설가로서, 내가 아직 그 사람의 책을 하나도 못읽어왔음을 스스로 챙피하게 여겨왔다. 그러던 차에, 마침 그의 책이 있길래, 비록 소설은 아니지만 다른 분들이 쓴 소설에 대한 얘기이길래 냉큼 집어서 집으로 왔다.

어느 라디오 프로에서 한권씩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에서 말해진 스물 세편의 소설을 모아서, 책쓴이가 책으로 낸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책이 하나도 없음에, 맨처음부터 부끄러웠다. 그중 이름을 들어보거나 그 사람의 다른 작품을 읽어본 적은 있지만, 나의 책읽기가 아직 한참 갈 길이 멀었다는 마음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듯싶다. 그리고, 비록 다름 사람이 쓴 소설이기는 하더라도 단순한 소개의 목적이 아닌, 무언가 열어낸 후에 들춰내고 이리저리 맞춰보고 재보고 하는 글쓰기에도 많이 배웠다. 그래서 밥벌이로 이 일을 하고, 이 세상에 어느 정도의 이름을 알리고 있는 사람은 분명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 또한 두서너 권의 책 소개 내용은, 정리한 내용 조처 약간 이해가 가지 않고 있다. 이게 나때문인지, 책쓴 이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언젠가 다시 한번 이 책은 반드시 한번은 더 읽어봄직한 책이다.

내 어린 때를 잠시 뒤돌아보니, 여기 있던 책 중 몇권은 학교 다닐 때 친구들로부터 듣거나 당시 매스컴으로 그 내용을 정리해서 들은 바는 있다. 이렇게 말하기에는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가버렸음에, 또 다른 슬픔이 나를 감싸려 한다.

이 책으로 인해 자기 앞의 생, 연인, 남아있는 나날, 녹턴, 디어 라이프, 우주만화, 달과 6펜스, 불멸, 아름다운 애너밸 리 싸늘하게 죽다 등 새로 읽을 책리스트가 더 두둑해졌다. 이렇게 책을 통해 다른 책을 읽게 되는 꼬리무는 식의 이야기가, 앞으로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나는 이 영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내 스스로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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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 서양 좌파가 말하는 한국 정치
다니엘 튜더 지음, 송정화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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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을 때가 4.13 20대 총선과 묘하게 겹쳤고, 책을 다 읽었을 때 총선 결과가 나왔다. 글쓴 이가 말한,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의 반대가 이 책을 덮은 후에 나온 것이다. 물론 사람의 일이니, 여소야대 정국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일이지만

글쓴 이는 그간 전통 야당인 민주당(지금의 더불어 민주당)의 아마추어틱한 선거 전략, 여론에 대한 (네가티브 전략을 포함한) 서투른 대응, 당내 운동권 출신 의원이 판치는 등의 모습은, 여당의 일사분란한 선거 전략과 반대점에 있음을 힘주어 말했다. 분명히 분석이란 목적으로 지금껏 일어난 일을 복기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예측보다는 쉬운 일이다. 최근 주요 선거에서 민주당은, 선거일 주변에 호재가 있던 아니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 결과가 얼마나 참담하게 나타나게 될지에 대해 다양한 예측이 있었고, 거기에 내 예상까지 합쳐보면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으나, 정말 새누리당과 차이나는 색깔이 아닌, 1 야당으로서 갖고 있어야 하는 색깔이 무엇인지 매우 헤깔리는 게 이번 선거였다. 차이나는 색깔을 빼버리고, 안보에 대해 같은 색을 보이자 현재 정권의 안보와 경제 정책에 지쳐버린 유권자의 마음을 가져갔다. 그리고 안철수라는 사람의 정치력은 기존 민주당의 지역을 가져가는 또다른 효과도 나타났다. 이 선거 속에서, 청년층의 투표일이 올라갔음은 매우 주목할 만하고, 글쓴 이가 가져갔으면 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젊은 이에게 있지 않다. 합리적이면서도 진보적 의제를 제시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진정한 중도좌파 정당과 중도우파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문제 인식과 해법에 일부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적어도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중도좌파가 아닌, 중도우파로 우회전하면서 표심을 가져갔고, 좀더 우파에 국민의당이 자리잡으면서 새누리가 지금까지 누린 기득권을 꽤나 무너뜨리는 새로운 모습이 나타난, 매우 새로운 기회가 되었다. 그럼에도, 지금 현재 주요 정당에서 힘깨나 사람들을 보면 모두 나이가 지긋한 분이다. 정말 세대 갈등을 풀어줄, 청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중장년과 협상을 하고, 슬기롭게 균형을 뽑아낼 젊은 꿈나무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얼른 우리 앞에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나뿐이 아님을 꼭 전해주고 싶다.

그리고, 한국에서 오래 지내면서 우리보다 더 객관화하여 우리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말해주는 맥집기라는 측면에서 한번 읽어볼 만한 내용도 분명 있기는 하지만, 뭐랄까 체스고수가 바둑 훈수를 두는 느낌은 이책을 보는 내내 머리속에서 맴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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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그리고 삶은 어떻게 소진되는가
류동민 지음 / 코난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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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대학다니던 지난날에는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하고, 가르치고, 책을 쓰던 사람이 꽤 눈에 보였으나, 2000년대 들어오면서 마치 썰물처럼 그 분들은 다들 어디론가 가버렸나 싶었다. 그때에도,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한 선생님이라야, 경제학과에 한분 정도 있었는데, 그 마저도 사라져간다는게 아쉬운 마음도 크다. 듣기 싫은 것과 아예 치우는 건 정말 다른데, 오늘날 한국 경제학을 가르치는 강단을 보면, 미국 경제학 교육을 본따고 싶은 마음이 더욱 노골화되나 싶다. 하지만, 한국보다 미국이 좀더 다른 의견에 열려 있음은 별로 얘기되지 않고 쓱 지나가는 오늘날을 보면 정말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글쓴 이는 ()자본의 공세, 이제 더욱 그 모습을 드러내고, 거침없이 그 욕심의 이빨을 드러내고 없는 사람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간다. 먹고 입고 자는, 정말 우리의 기본 터를 움켜쥐고 어떤 빈틈도 없이 싹싹 긁어가버린다. 그중, 책쓴 이는 잠자고, 살아가는 공간, 특히나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500년 이상 우리 나라의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서울을 주목한다. 자본주의를 빗대어 말하려고 할 때, 공간 측면에서 도시는 가장 눈여겨볼 수 있는 꺼리다.

서울에서 어린 나날부터 보내온 책쓴 이는 스스로의 경험, 그리고 경제학자로서 문제나 현상을 푸는 힘을 바탕으로 서울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책쓴 이는 우선, 자본(주의)이 이제 크게 바뀌는 중요한 갈림길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자본이라는 테제는 우리가 뛰어넘어야 할, 하지만 쉽게 넘어가도록 쉽게 길을 내주지 않는 엄청난 힘을 가진 그 무엇이다. 특히, 렌트(지대), 도강비라는 이름안에 들어박힌 다양한 빨대를 어떻게 짤라내버릴 것일까?

읽으면서, 점점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길이 잘 보이지 않아서 씁쓸함이 느껴졌다. 책쓴 이에 대한 느낌은 아니고, 오늘날 서울에 살고, 살고 싶은 우리에게 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길찾기를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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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어의 성립 - 서구어가 일본 근대를 만나 새로운 언어가 되기까지
야나부 아키라 지음, 김옥희 옮김 / 마음산책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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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우리의 생각을 잘 끌어모아서 나타내는 결과로 자리매김하기도 한다. 아직도 한국에서 정말 언제 어떻게 자리잡고 이 사회를 움직이고 있는지 애매한 근대라는 단어를, 그 중에서 중요한 몇 개를 통해서 일본의 대표 사례로 분석한 소중한 내용이 이 책이다. 오늘날 한국인이 쓰는 말중에서 번역없이 대놓고 사용하는 영어, 한자스러운 일본어(주로 식민지 때 흘러들어온 말)가 아주 많이 쓰여진다. 영어는 말하면서도 우리 말이 아니라는게 느껴지지만, 이제 일본식 한자는 아무런 거리낌이나 불편함없이 입에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온다.

말과 글은 그 나라의 얼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우리가 쓰는 말을 들여다보면 근대 이전 중국을 통해 들어온 것, 근대 이후에는 일본을 통해서 들어온 것이 우리를 거의 사로잡고 있다. 이렇게 시간이 가면서 우리는 그러함에 길들여져가는건가 싶은 마음이 더욱 굳어진다.

크게 와닿을지 모르지만, 일본처럼 우리도 당시의 대세인 서양 문물을 우리 말로 나타내는 싸움을 우리 스스로 했다면 오늘날의 우리 말과 글은 많이 달라졌을거란 아쉬움이 든다.

바쁘고, 급하고, 빨리 커서 앞서 가는 나라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정치 구호하에, 우리는 스스로를 사회로 아무 생각없이 뜻매김하고, 왜 우리 하나하나가 개인으로 써지는지 곱씹음없이 어하고 받아들였다. 근대는 서구 문물에서 왔음을 알고 있던 때도 있지만, 어느 순간 근대는 일본이라는 나라로 터잡고 가져와서 그 다음은 현대에게 자리를 주고, 어느 대기업은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고 있다. 미라는 말은, 우리 조상도 써왔지만, art에 맞는 그 말은 아니지 싶다. 연애는 1900년 이전의 우리에게는 정말 그런게 있는지 모를 말이다. 좀더 아쉬운건, 존재와 자연,권리, 자유와 같은 말이다. 멀리 거슬러가지 않더라도, 조선의 성리학이라는 철학 사유체계는 충분히 이런 말의 짝이 있을 터인데 놓치다 보니 이제 지나간 버스처럼 보인다.


우리말로 학문하기를 정말 하는 그 때를 기다리기에 앞서, 이 문구가 우리 입에서 지금보다 조금 더 자주 오르내리는 때가 얼른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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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사람을 공부하게 만든다 류청 2014 브레인스토어

 

책 이름, 그리고 책 겉장 위에 있는 다른 이름이 보석 같은 축구 도시들로 떠나는 축구인문학 답사기이다. 그리고 밑에는 축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참 많은 것을 얻을 기회를 연다는 것이라 적혀 있다.

내게 축구는 20대 초반까지 삶의 많은 부분을 덥고 있는 영역이다. 축구 선수는 아니었지만, 축구에 대한 마음과 열정, 특히 월드컵이나 서유럽의 축구는 자다가도 일어나서 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다 축구는 조금씩 내게서 멀어져갔다.

나이들어가면서, 회사에서 일하는 빤하고 틀에 박힌 삶에 대한 권태가 쌓여가면서, 이 책 지은이 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참 부럽다. 그들 나름의 애환이 있겠지만, 나의 취미와 일이 하나가 된다는게, 내 관심사와 거리가 멀리 있는 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아주 훨씬 낫겠구나 싶은 마음이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축구책이다. 글쓴 이는 유명한 축구 도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중간 중간 인용한 유명한 저자의 말이나 문구가 하나고, 음식이 또다른 이 책의 양념으로 들어가있다.

주로 서유럽, 그리고 대자본이 투하되었기에 높은 순위가 나는 오늘날의 프로축구 환경을 감안하면, 이 책속의 축구 도시도 자본 공식 안에서 뽑혀있다. 그러다보니 축구의 열정과 자본이 비례하지 않은 곳은 여기서 많이 다뤄지지 않고 있다. 축구 기자로서 저자의 상황을 무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자본이 순위화된 지금의 축구 환경을 여기서 탓하고 싶지도 않다. 한국에서 나름,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이와 같은 책이 나오고 있어서 반갑고 앞으로도 이 흐름이 멈추지 않고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공부하고 싶은 분야는 참 많은데, 축구도 공부를 해야 할까? 빠져들면 평생을 바쳐도 모자랄 부분인데, 다른 관심사 또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러다보니 머릿속은 항상 바쁘다. 몸은 그렇지 않지만

내 흥미 분야를 갖고 여행을 한다면, 앞으로 나도 책쓴 이와 같은 시도를 충분히 글로 쓸 수 있겠다는 동기부여를 받았다는게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게 남겨진 가장 큰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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