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그리고 삶은 어떻게 소진되는가
류동민 지음 / 코난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대학다니던 지난날에는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하고, 가르치고, 책을 쓰던 사람이 꽤 눈에 보였으나, 2000년대 들어오면서 마치 썰물처럼 그 분들은 다들 어디론가 가버렸나 싶었다. 그때에도,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한 선생님이라야, 경제학과에 한분 정도 있었는데, 그 마저도 사라져간다는게 아쉬운 마음도 크다. 듣기 싫은 것과 아예 치우는 건 정말 다른데, 오늘날 한국 경제학을 가르치는 강단을 보면, 미국 경제학 교육을 본따고 싶은 마음이 더욱 노골화되나 싶다. 하지만, 한국보다 미국이 좀더 다른 의견에 열려 있음은 별로 얘기되지 않고 쓱 지나가는 오늘날을 보면 정말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글쓴 이는 ()자본의 공세, 이제 더욱 그 모습을 드러내고, 거침없이 그 욕심의 이빨을 드러내고 없는 사람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간다. 먹고 입고 자는, 정말 우리의 기본 터를 움켜쥐고 어떤 빈틈도 없이 싹싹 긁어가버린다. 그중, 책쓴 이는 잠자고, 살아가는 공간, 특히나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500년 이상 우리 나라의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서울을 주목한다. 자본주의를 빗대어 말하려고 할 때, 공간 측면에서 도시는 가장 눈여겨볼 수 있는 꺼리다.

서울에서 어린 나날부터 보내온 책쓴 이는 스스로의 경험, 그리고 경제학자로서 문제나 현상을 푸는 힘을 바탕으로 서울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책쓴 이는 우선, 자본(주의)이 이제 크게 바뀌는 중요한 갈림길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자본이라는 테제는 우리가 뛰어넘어야 할, 하지만 쉽게 넘어가도록 쉽게 길을 내주지 않는 엄청난 힘을 가진 그 무엇이다. 특히, 렌트(지대), 도강비라는 이름안에 들어박힌 다양한 빨대를 어떻게 짤라내버릴 것일까?

읽으면서, 점점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길이 잘 보이지 않아서 씁쓸함이 느껴졌다. 책쓴 이에 대한 느낌은 아니고, 오늘날 서울에 살고, 살고 싶은 우리에게 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길찾기를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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