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 상상과 몽상의 경계에서
김의담 글, 남수진.조서연 그림 / 글로벌콘텐츠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 속에 무엇인가 있긴 하지만, 그것을 여러 가지 가시적인 형태로 표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런 상황은 내 어휘량에 대해서 의심하게 만들고,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단어를 찾아내기 위해, 시간을 보낼 때가 있다. "Her 상상과 몽상의 경계에서"라는 책을 보는 순간, 입으로 제목을 읽어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또한 여러 가지가 겹쳐진 듯한 일러스트의 느낌이 무엇을 말해내고자 하는 것인지 궁금해져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Her 상상과 몽상의 경계에서"라는 책은 일상 생활 속에서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들이 엉켜져있을 때, 남들 앞에서는 표현하지 못하는 자존심때문에 가려져버린 솔직한 목소리들을 솔직담백하게, 그리고 맛깔스럽게 글로 나타내주었다.  내가 그동안 표현하고 싶었던 그 무엇들을 섬세하게 잘 표현해 주어서, 마치 가려운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효자손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해야 적절할까? 아마도 내 자신이 무엇인가 많은 것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싶은데, 그리하지 못한 것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처, 이해, 성숙이라는 세 개의 큰 테마를 기둥으로 삼아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솔직한 감정들과 공감하게 되는 현실들을 다루면서 읽는 이에게 잔잔한 위로와 평안을 준다는 느낌을 주었다. 성공한 사람의 에세이나 처세술, 자기계발서보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에 대해서 소소하게 언급해주고, 배려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왠지 내가 외롭지 않고, 다시 한 번 더 힘을 낼 수 있는 용기를 얻는 것 아닐까... 글쓴이가 다루는 여러 가지 소재들 속에서 많이 공감하며, 내 자신에 대해서 솔직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항상 위대한 위인의 일생처럼 무엇인가 거창한 사건이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주고 받는 소소한 것들을 통해서 우리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쓰여지고, 그것이 나중에 기록되기도 하고, 우리의 기억 속에서 손짓하기도 한다. 글쓴이의 글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하게 되고, 살며시 미소지을 수 있었던 편안함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생각들을 내 몸에 잘 맞는 옷처럼 와서 감기는 글 속의 행간의 의미가 마치 반가운 친구같았다고 해야 할까...
 
  글과 함께 실린 그림들을 보면서, 인간에게서 느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표정들이 참 많이 있겠구나 싶어 거울을 꺼내어 내 얼굴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난 내 얼굴에 대해서 얼마만큼 관심을 가졌는지... 내가 짓는 표정은 대체로 어떤 것인지...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주름 걱정에 웃을 때에 주름진 얼굴이 흉측해 보이면 어쩌나 걱정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었는지... 내 얼굴 속에 감추어진 여러 가지 삶의 색채는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 이 책 속의 얼굴 그림들을 보면서 내 얼굴과 비슷한 것이 혹시 있지는 않았는지 그림을 보며 가슴으로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요즘 내가 생각하는 것은 '행복'이었다. 지금까지의 내가 가지고 있었던 틀을 깨지 않으면, 내가 만든 매트릭스에 빠져서 난 수동적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려고 하며, 내가 무엇으로부터 상처받았는지, 그리고 내가 무엇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내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움직이여야 함을 결심하게 된다. 내가 억지로 행복하다는 주문을 걸어 행복이라고 느끼자고 나에게 강요했던 것 또한 순리에 어긋나는 것임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나를 보게 된다.
 
  "Her 상상과 몽상의 경계에서"라는 책은 좋은 친구와 같이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내 자신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처럼 나에게 다가와주었다. 그리고 내 자신의 내면에 대해서 바라보며 내 자신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내가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내 얼굴 속에 "내"가 들어있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조언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며 살며시 끌어안아주는 친구의 따스한 포옹이 느껴지는 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 자신과의 진정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글을 맺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마존의 눈물 (어린이를 위한) - MBC 창사 4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이미애 글, 최정인 그림, MBC 스페셜 제작팀 원작 / 밝은미래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따스한 봄이 올 4월인데도, 거리의 옷차림은 아직도 겨울의 끝자락이 남아있음을 보게 된다. 3월에 눈이 오는 것은 이젠 더이상 놀랄 사실이 아니고... 사계절이 뚜렷하다던 우리 나라의 기후도 점점 변해가고 있다.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나타나고 있는 이상 기후 현상을 보면서 가끔 텔레비젼에서 방영했던 '아마존의 눈물'을 생각하게 된다. 그 눈물이 우리의 눈물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되면,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가족들끼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면서 아마존의 생태계에서만 볼 수 있는 여러 동식물들, 그리고 원시부족들의 생활에 신기해했었다. 하지만, 그들 앞에 '문명'이 찾아왔을 때, 순수하기만 했던 그들의 몸과 마음이 '내' 것이 있어야 하고, '내' 것이 더 많아야 하는 이기적인 싹이 움트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꼭 필요할 때만 사냥하며, 공동생활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실천하는 그들의 삶을 보면서 과연 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현재의 우리가 행복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린이를 위한 아마존의 눈물'은 다큐멘터리로 방영되었던 '아마존의 눈물'이 주고자 하는 메세지를 담아, 인디오 소녀 릴리를 주인공으로 삼아 아마존에 문명의 이기가 들어가서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그리고 진정한 개발이란 무엇인지, 지구의 환경 오염에 대해서까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도록 이야기로 꾸며져있다. 평온하던 원시부족민에게 찾아온 문명인들... 그들과 접촉한 후, 점점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들... 점점 편리해지고, 점점 내 것을 챙기려하며 서로의 마음을 배려하지 않는 불행을 안게 되는 것을 보게 된 릴리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다.
 
  6살, 4살인 아들 둘과 다큐멘터리를 본 후에, 이 책을 같이 조금씩 읽어갔는 동안, 아이들은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모습들이 사진으로 담겨져 있어서 잘 집중할 수 있었다. 릴리를 통해서 보는 문명을 접하면서 겪게 되는 아마존의 변화를 이야기를 엮은 것은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해주었다. 릴리의 엄마와 동생이 감기로 죽게 되는 부분에서 아이들은 같이 슬퍼하며, 혼자 남게 된 릴리를 불쌍해하며, 아빠가 빨리 돌아왔음 좋겠다고 한다. 아이들이라서 거시적인 시야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직은 서툴지만, 가족 내의 생활로 접근하여 자연과 환경에 대해서 확대시켜 생각 주머니를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문명을 접하면서 변하기 시작한 원시부족들의 생활은 과연 행복한 것인가... 좀 더 그들보다 발전했다고 생각하며 아마존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현대인의 문명은 과연 행복을 위한 것인가, 파괴를 위한 것인가... 문명 속에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은 지금 문명 전, 그들의 모습처럼 순수한 배려를 품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어른인 나에게 많은 화두를 던져주었던 책... 책의 마지막 부분은 문명 세계로 나갔던 아버지가 다시 돌아와서 딸 릴리와 함께 원시림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맺어진다. 물질문명보다 서로 어우러지며 행복함을 선택한 그들의 모습이 참 평화로운 결말처럼 보였다.
 
  인간 스스로가 조금 더 편하게 살아가면, 행복해질 거야 하며 만들어 놓은 문명의 이기 속에서 과연 주인은 누구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가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 지구의 환경에 대해서 거침없이 갈취하고, 훼손시켜놓았던 시간들을 깊이 반성해야 함을 느낀다.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이 지구를 위해서 우리들이 어느 방향으로 발전을 해야 할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탐욕과 물질 숭배에 빠져 서로를 미워하며 살아가는 우리들보다 순수하게 웃으며 서로 행복해하며 살아가는 원시부족민의 마음을 생각하며 이 글을 맺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친 하나님 - 15개의 핵심 키워드를 통해 본 하나님
마크 갤리 지음, 장택수 옮김 / 하늘산책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섬마을에서 자란 어린 시절... 교회에 가는 것은 무엇인가 행사가 있을 때였던 것 같다. 불교 집안이었던 우리 집에서 교회는 왠지 낯선 종교였지만, 친구들이 주일학교에 가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교회 행사에 따라갔다가 보게 된, 창세기를 만화로 만들어놓은 영상물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 만들었고,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 없다는 말이 어찌나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말로 들리던지... 교회에 선뜻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때 이후에 다시 발을 내딘게 된 교회에서 만난 하나님... 내 인생의 축을 세울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열심히 기도하고 열정을 가지고 움직였던 대학교때 어떠한 가슴 아픈 사건을 이후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사회에 입문하면서 서서히 난 하나님을 멀리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않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난 죄에 대해서 무뎌지고, 무엇인가에 대해서 변명하며 열심히 내 자신을 합리화시키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헛되이 만들어버리고, 오만한 탕자의 모습을 한지도 모르게 살아간 것이다.
 
  네 식구가 교회에 갈 것을 결심한 새해... 신앙의 회복이라는 것을 두고 차근 차근 믿음을 갖고 싶다는 바램을 마음에 가지고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거친 하나님'이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 나 자신이 어떠한 오만에 빠지게 되었던가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던 것 같다. '하나님에 대해서 내가 얼마나 알고 있었던가?'에 대한 질문부터 '나는 하나님을 왜 믿고 있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까지... 마음껏 쏟아놓을 수 있었다.
 
 나는 과연 하나님을 어떤 분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어쩌면 항상 나를 사랑하시고, 나에 대해서 항상 관대하게 용서해주시고,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놓치 않으시는 분으로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에 대해서 너무 당연하게... 아니 어쩌면 부족하다고 불평하며 내 요구조건을 다 들어주지 않는 하나님에 대해서 난 어린 아이처럼 불평하지는 않았던가... 하나님에 대해서 잘 몰랐기에, 그 말씀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임을 모르고 내가 행했던 죄들은 얼마나 많은가...
 
  신앙생활을 했을 때에는 '~~해야 한다'라는 의무감이 강했고, 말씀 위의 믿음보다 열정적인 행동이 강했기에 난 쉽게 무너졌던 것은 아니었을까... 내가 쌓은 바벨탑을 허물어버리신 하나님... 하나님을 믿으면서 만났던 사람들로 인해 많이 가슴 아파하며 힘들었다. 그것을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응답이라고 오해하며 하나님께 등돌리며 살지 않았나... 하나님의 사랑 속에는 참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었던 것을 미숙했던 내가 잘 몰랐기에 난 많은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다 알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과거의 그 때보다는 지금 조금 더 받아들이는 것이 많아졌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신앙서적을 오랫만에 손에 잡아서 쉽게 읽혀지지 않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여러 가지 바탕 위에서 이런 저런 의문을 품게 된다. 아마도 아직은 내가 신앙에 대해서 회복되지 않았기에 그 많은 생각 속에는 내가 수긍하지 못하는 것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서 조금은 폭넓게 바라볼 수 있었다. 하나님의 사랑 속에 두려운 하나님의 속성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말씀과 기도로 바로 설 때에 하나님과 더욱더 가까이 교제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상식으로 이해가능한 하나님을 알면 알수록 더욱더 이해하기 힘들어보이는 하나님...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참 많은 생각을 품고 있었구나... 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많은 생각 속에는 의심과 믿음을 떠나있었을 때 접했던 거짓 정보들이 있다는 것을 보게 되면서 올해는 믿음을 회복하며 하나님을 알아가기에 힘쓰는 시간으로 드려야 함을 결심하게 되었다. '거친 하나님'은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리고 하나님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해보고 싶다. 하나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게 해 준 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맺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더 행복해지는 마음사용법
에릭 블루멘탈 지음, 여현덕 옮김 / 타임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살아가면서 기쁘고 행복한 일만 생겼으면 하지만, 가끔은 궂은 일들로 인해 화도 내고, 상처도 받으면서 살아가면서 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성숙해지는 것이 인생공부일까? 하는 물음을 스스로 던져본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기에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다보면, 다름으로 인한 갈등으로 인해 서로 아파하며 조정하기도 하고, 서로 척지며 상처주기도 하는 것을 본다. 사람 사는 것이 어찌보면, 참 쉽고 단순해보이지만, 결코 단순할 수 없는 것은 인간의 마음 속에 담겨있는 오묘한 여러 가지 감정이 있기에 한 마디로 단언할 수 없고,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1% 더 행복해지는 마음사용법'이라는 책을 읽는 동안, 내 자신에 대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난 어떤 기제 속에서 자꾸 허우적거리게 되었는지... 이 이야기 속에서 한 가지씩 예화를 통해서 풀어주는 심리학 이야기는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있었다. 마치 핸드폰을 사면, 메뉴얼을 자세히 소개해주는 것처럼... 내 마음의 삐걱거리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것을 읽는 동안, 상담치료를 받는 것처럼 참 편안했던 것 같다. 내면의 목소리를 그대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나와있는 곳에는 나도 모르게 밑줄도 그어보고, 그 옆에 내 이야기도 주절주절 써가면서 읽었기에 하나 하나 의미있게 책의 내용을 소화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줄곧 내가 생각한 것은... 내 안의 '믿음'이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무엇인가에 대해서 나는 확신하며 살아가는 사람인가, 상황에 따라서 흔들리는 갈대였던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메마른 시간을 견뎌내는 성실함을 추구한다고 하면서도, 내게 주어진 현실이 날 힘들고 고달프게 한다면서 불평하고 남탓을 하지는 않았던가... 아이들고 생활하면서 나는 과연 어떤 엄마였나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에게 나도 모르게 다그치게 되고 화를 내게 될 때... 그 화는 내 안에 있었던 문제의 표출이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아이에 대한, 나에 대한 믿음지수가 빈약할 때, 아이를 규제하려 하고, 자꾸만 꾸짖고 화내는 성향을 표출하지는 않았던가... 더불어 내가 맺고 있는 내 인간관계를 스스로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싫다는 말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나... 지금은 싫다는 말을 예전보다는 용기있게 잘 표현하지만, 가끔씩 그 옛습관이 남아있어서 삐걱거릴 때가 있다는 것을 바라보게 된다. 싫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선악의 차원에서 바라볼 것이 아닌데,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배려한다는 것과 싫다고 표현한다는 것이 상반된다는 것으로 인식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조금 더 양보하면 되겠지... 내가 한 번 더 마음을 크게 먹고 참으면 모든 상황이 조용히 넘어가겠지... 내가 저 사람의 단점을 그저 묵묵히 받아주면, 언젠가는 그 사람도 알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살아가다보니, 결코 건강한 관계가 될 수 없음을 알게 된 나에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책 속에서 골똘하게 생각하게 만들었던 부분은 '무엇을 원하기에 화를 내는가'라는 물음이었다. '저 사람이 왜, 무엇때문에 화를 내는 것인가'를 생각하다보면, 물리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감정상태를 어루만져주지 못한다. 하지만, '무엇을 원하기에 화를 내는가'라는 질문은 화를 내는 사람의 내면에 대해서 다룰 수 있는 여유로움이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핑계, 관심, 우월감, 보복...등의 이유로 사람들은 현실의 어떤 현상이나 소재를 통해서 투사함으로 화를 표출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화를 내는 이유는 어떤 것을 원하기에 그러는 것일까... 내가 힘들어하는 상대는 어떤 것을 원하기에 화를 내는 것일까...를 생각하다보니 마음이 더 여유로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소재를 바탕으로 우리 마음의 문제들을 시원스레 풀어주는 책 속의 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보니, 마음이 평온해지며, 내 자신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키울 수 있어서 참 의미있었다. 가끔은 이 세상에 나 홀로 남겨진 것만 같이 외롭고 쓸쓸한 기억도... 때로는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홀로 떠나고 싶기도 했고... 뭔가에 대해서 열심히 노력해도 남들보다 참 어렵게 가는 것만 같은, 내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비교'의 독에 나도 모르게 마비되어있기도 했던 것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 깨달음이 값진 것이겠지만, 더이상 같은 악순환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함을 내 자신과 약속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마음을 이해하는 데는 더 정교한 기술이 필요함을 알려주는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녹아있는 마음 사용법을 읽으면서 최근 여러 가지 일로 내 마음을 어지럽게 했던 것들을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조언을 얻을 수 있어서 참 감사했다.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뛰어난 재능이나 실력보다도 우선적으로 마음을 이해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통해 쉽고 친절한 설명으로 우리 마음 속의 여러 가지 불편한 것들을 편안한 쉼으로 안내해 준 에릭 블로멘탈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진정으로 행복한 나를 믿으며 이 글을 맺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밥상머리 경제 교과서 -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 가르치는 우리 아이 경제 교육 프로젝트
박철 지음 / 명진출판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자본주의 사회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돈'이라는 것은 필요조건이냐, 충분조건이냐, 필요충분조건이냐를 고민할 대상이 아니라, 사람의 인생을 결정해버리는 신격화된 가치가 되어버렸다. 특히 요즘처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더 심해지고, 상대적인 빈곤감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보면, 더더욱 돈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어릴 때에, 돈이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인형이나 책을 살 수 있다라는 막연한 개념이었지만,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나니, 왜 사람들이 현실, 현실, 돈, 돈... 운운하는지 그 맥락이 이해가 되는 듯 싶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의 경제교육에 대해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현실에서 승리(?)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한다. 하지만, 아이에게 금전이 목적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수단이라는 것, 그리고 선하게 돈을 모으고 소비하는 것에 대해서 가르쳐주는 것이 경제교육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밥상머리 경제 교과서'를 읽으면서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나에게 아이들에게 어릴 적부터 현명한 경제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노하우를 익힐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방법론에 대해서 많이 소개되어 있는 것 같다. 어린 아이들에게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 그 다양한 방법들을 아이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지켜나갈 수 있다면, 참 의미있을 것 같다. 특히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용돈 기입장... 아직은 용돈을 주고 있지 않지만, 용돈 기입장을 쓰는 습관을 길러줘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 어릴 적, 필요할 때마다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돈을 타서 쓰곤 했던 나는 용돈 타서 쓰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웠을 수가 없었다. 자기 나름대로 경제 계획을 세워보는 것을 시작으로 짜임새있는 경제 생활을 할 수 있는 습관으로 '용돈기입장'을 잊지 말아야 겠다.
 
  어느 집에 가보면, 책장에 조그만 스티커가 붙여져있다. 그게 뭔고 하고 유심히 봤더니, 100, 200, 300, 등등... 그리고 어떤 리스트 옆에 또 100부터 1000, 2000까지 쓰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책을 읽거나, 그 리스트에 있는 일들을 했을 때, 엄마로부터 용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집 뿐 아니라 가끔 방송에 나오는 경제교육의 일환으로 아이들에게 집안 일을 시키고 인센티브 식으로 용돈을 준다든지, 아니면, 시험을 잘 보면, 뭔가를 사준다는 식의 보상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이 책에서 가려운 등을 긁어주듯이, 시원하게 설명해 준 것은, 가족의 의미로 시작된 것이었다. 가족은 계약이 아닌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이다. 무엇인가에 대한 것을 돈으로 보상하고, 돈으로 매겨짐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면, 가족 내의 관계는 과연 끈끈해질 수 있을까... 아이는 계산적인 아이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하며, 긍정적인 동기에서 시작하기 보다는 무엇인가를 내걸지 않으면 움직여지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 지금 내가 6세, 4세된 아들들에게 어떤 경제교육을 하고 있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마트에 가기 전에, 사야 할 물건들 같이 적어보기, 아이들에게 사고 싶은 것을 무조건 다 사주지 않고, 가계에 대해서 잠깐씩 설명하면서 원하는 것을 다 산다면 어떻게 엄마가 살림을 할 수 있지? 하고 물어보면, 아이 또한 이젠 수긍을 하는 것 같다. 큰 아이나, 둘째 아이나 마트에 있는 장난감 코너에 가면, '사고 싶은 게 아니라, 구경을 하고 집에 갈께요'라고 먼저 말하는 것을 보면, 어린 아이 입에서 나오는 말치곤 너무 측은한가 싶다가도, 부모의 중심이 흔들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다잡아지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경제 교육의 모델로 적합한 엄마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 용돈 기입장을 써서 경제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처럼 나도 가계부를 성실하게 써야 할 텐데, 나는 과연 성실한 살림꾼이었나 하는 것이다. 새해부터 가계부를 쓰다가, 3월부터 삑삑 거리고 있는 나...참 반성하게 되었다. 진정한 SOSI를 체계적으로, 어릴 때부터 짜임새있게 연습해보는 것이 현명한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실천해야 함을 다짐하게 된다. 쉽게 읽혀지면서도, 많은 생각과 다짐을 하게 해 준 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글을 맺음할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