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력이 부진한 댈러스 소재 학교에 다니는 2학년 학생이라면 책을 읽어라2달러댈러스 소재 학교들은 독서를 권장하기 위해 책을 한 권 읽을 때마다학생들에게 돈을 지급한다."
● 비만이라면, 4개월 안에 체중 6킬로그램 감량하라 378달러기업과 건강보험회사는 체중 감량이나 건강에 좋은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금전적 보상을 한다"
• 아프거나 나이 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명보험 증권을 사서, 피보험자가 살아 있는 동안 보험료를 불입하고 그들이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을 수령하라 보험 종류에 따라 수백만 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생명을 상대로 벌이는 이런 형태의 돈벌이가300억 달러짜리 산업이 되어가고 있다. 피보험자가 일찍 사망할수록투자자의 수익은 올라간다"
• 이마나 신체 일부를 임대하여 상업용 광고를 게재하라 1777달러에어뉴질랜드(Air New Zealand)는 30명을 고용해 머리를 밀게 하고 "기분전환이 필요하세요? 뉴질랜드로 오세요"라는 광고문구를 뒤통수에 일회용 문신으로 새겨넣었다.‘
• 제약회사의 약물 안전성 실험대상이 되라 7500달러제약회사의 약물 효과 실험이 피실험자의 신체와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불편 정도에 따라 보수는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민간군사기업에 고용되어 소말리아나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가하라 매달 250달러에서 매일 1천 달러까지자질과 경험, 국적에 따라 보수가 다르다."
의회 공청회를 참관하려는 로비스트를 대신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밤새 줄을 서고 좌석을 확보하라 시간당 15~20달러로비스트들은 노숙자 등을 고용하여 대리 줄서기 서비스를 제공하
• 인도인 여성의 대리모 서비스 6250달러인도에서 대리모를 구하는 서구 부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인도는 대리모 임신이 합법인 데다가 비용도 미국의 3분의 1이하이기때문이다.
• 멸종위기에 놓인 검은코뿔소를 사냥할 권리 15만 달러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목장주들이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을 사육하고 보호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사냥꾼들에게 제한된 수의 코뿔소를 사냥할 권리를 팔 수 있게 허용하기 시작했다. 5(이렇게 하면 목장주들이 검은코뿔소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이를 번식시키고 사육하는 동시에 밀렵꾼으로부터 보호하리라는 판단에서 시행하기 시작한 정책이다. 옮긴이)
새치기
‘선착순‘의 개념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약간의 돈만 더 내면공항 보안검색대든 놀이공원의 인기 놀이기구는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빨리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불할 수 있는능력에 따라 재화를 분배하는 시장논리가 ‘선착순‘이라는 전통적 관행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례대로 줄을서서 기다리는 미덕이 지니는 가치는 무엇이며 이것이 시장논리에 지배당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센티브
시장지향적 경제논리는 결혼과 이혼을 어떻게 분석할까? 결혼에서 기대하는 효용이, 독신으로 남거나 좀 더 나은 짝을 찾는경우에 기대하는 효용을 초과할 때 결혼하기로 결정한다. 이와비슷하게 기혼자는 독신이 되거나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경우에 기대하는 효용이, 자녀와의 물리적 별거, 공동 자산의 분리, 법률 비용 등 이별로 상실하는 효용을 초과할 때 결혼생활에종지부를 찍는다. 이처럼 인간의 모든 행동을 시장논리로 설명하려는 움직임이 학계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두드러지고있다. 이러한 변화가 생겨난 한 가지 이유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금전적 인센티브의 사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반 경제논리는 재화를 사고팔 때, 재화의 특징은 바뀌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사람의 신장, 성, 학위는 돈으로 살 수있지만 도덕적으로 불미스럽다. 우리는 모든 것이 상품화되는시대에 살고 있지만 돈으로 사고팔 때 분명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 재화나 관행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상품화의효과는 무엇이기에 모든 것을 사고팔게 만드는 동시에 우리의마음을 이토록 불편하게 하는 것일까?
전통적으로 ‘삶과 죽음‘은 시장에서 금기시되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시장논리가 침투하면서 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가치관에 변화가 생겼다. 유가족에게 재정적 안전망을 제공하려고 생긴 생명보험은 투기를 목적으로 그 증서를 사고파는 것이 허용되면서 타인의 죽음을 애타게 기다리게 하고 웹사이트에서 유명인의 죽음을 놓고 도박을 벌이는 행위도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과연 시장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시장이 제공하는 효용과 선을 위해서라면 도덕성을 잠식시키는 시장 관행은 감내해야 하는 것일까?
20세기까지만 해도 야구경기장은 기업 임원과 블루칼라 노동자가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하고, 핫도그나 맥주를 사기 위해 똑같이 줄을 서며, 비가 오면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가리지 않고 젖는 곳이었다. 하지만 경기장 높이 자리한 스카이박스가 등장하면서 부자와 특권 계층은 아래의 일반 관람석에 앉는 보통 사람들과 분리되었다. 비싼 입장료를 받는 스카이박스는 야구장의 훌륭한 수입원이 되고 이를 이용하는 관객도 만족스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장려해야 할 제도일까? 세대와계층 간의 차이를 뛰어넘어 같은 팀을 함께 응원하던 공감대와연대의 가치는 변질되어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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