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카아라를 가라앉혀야 고요해집니다. 상카아라와 정반대인 담마를 익히면 몸과 마음이 고요해지는상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담마에 기초한 수행을 통해서 상카아라를 진정시키는 것입니다. - P69

거듭 말하건대 상카아라는 한 찰나도 가만히 있지않고 변하며 흐르는 것이고, 담마는 그 상카아라를 멈추도록 하는 것입니다. 담마를 실천하는 것이 상카아라를 진정시키는 길입니다. - P69

상카아라가 가라앉아 고요해지면 전에 즐기던 들뜨는 즐거움과는 차원이 다른 평화로운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선정에 들면 덧없는 시공 안에서는 찾을 수 없는 참으로 높은 경계의 즐거움을 누립니다. - P70

상카라를완전히 멈추는 것이 열반입니다. 열반은 상카아라가미동도 안 하여 고요하다 고요한 경지를 말합니다. 고요 적정寂靜에 도달하면 시간과 공간이 내게 영향력을미칠 수 없게 됩니다. 상카아라는 우리를 윤회에 끝없이 붙들어 매는 장본입니다. 이 상카라를 가라앉히는 길인 담마를 수행하여 마침내 담마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향상의 삶을 살아야겠지요. - P70

여러분이 상카아라를 조금이라도 멈추려 노력한다면 그건 이미 수행입니다. <염처경>에 ‘신행복行을 가라앉히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가라앉힘‘
은 빠알리어로는 사마타samatha 이고 한문으로는 ‘멈출지이지요. 사마타는 상카아라를 멈추는 수행입니다. - P71

상카아라, 행에는 신행행, 심행 삼행이 있는데, 이 삼행을 멈추는 것이 실천해야 할 과제입니다. 왜 삼행을 거론하느냐 하면 삼행으로 구체화시켜 이해해야 상카아라를 멈추는 실천에 들어가기가용이하기 때문입니다. - P72

그 첫 번째인 신행을 봅시다. 크게 보면 몸뚱이자체가 신행입니다. 우리 몸이 근질근질하고, 쑤석거리고, 숨을 헐떡이는 것도 다 신행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신행의 핵심은 호흡입니다. 즉들숨날숨이 신행입니다. 들이쉬고 내쉬는 숨을 고요히 하는 것이 신행 가라앉히기 수행의 주된 과제입니다. - P72

 ‘신행을 가라앉히면서‘는들숨과 날숨을 고요히 하면서‘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고요히 한다.‘는 것은 호흡을 진정시키는 정도는 물론, 호흡이 거의 없는 상태까지를 뜻합니다. 이처럼 신행을 가라앉히는 수행은 들뜬 몸을 고요하게 하는 것은물론이고, 들숨과 날숨을 가라앉히는 데까지 이르게됩니다. 이것이 <염신경>에서 제시하는 행, 상카아라를 가라앉히는 수행의 핵심입니다. - P75

두 번째는 구행입니다. 여기서 구는 입이고 구행은 ‘말‘입니다. 말은 생각에서 나옵니다. 경에 구행은 심4, 위따까vitakka 와사, 위짜아라vicara라고 나옵니다. 심과 사는 생각을 이루는 두 요소입니다. - P75

심은 어떤 대상에 대해서 생각을시작하는 과정에 해당합니다. 사는 한문으로 살피다.‘라는 뜻으로 일단 떠오른 생각을 계속 붙들어 맴도는 상태입니다. 어떤 생각을 하다가 금방 딴생각을 떠올리면 그건 심尋입니다. 그 생각을 계속 붙들고 있으면 그게 사입니다. 《청정도론》에서 비유하기를, 벌이꽃을 향해서 날아가는 것이 심이고, 꽃 위에서 윙윙맴돌고 있는 것이 사입니다. 심이 크고 엉성하다면, 사의 과정은 더 섬세하고 치밀합니다. - P76

심은 좀 가볍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지만 사는 뭘 계속 붙들고있는 것이니까, 생각으로 업을 지을 때 심보다 사가 업을 짙게 지을 수 있습니다. - P77

여러분, 견해와 생각을 고요히 해보십시오. 생각과 말을 다스리는 수행은 팔정도의 바른 견해, 정견교見 공부와 연관됩니다. 바른 견해에 입각해야 신·구심 삼행을 다스리는 팔정도를 걷는 삶이 됩니다. 세상이 시끄러운 것은 사람들의 생각이 시끄러워서입니다. 맹목적으로 상카아라에 들떠있는 한, 입을 닫고 있어도 속은 시끄럽습니다. 그렇게 속이 시끄러운데 바깥, 즉 세상이 안 시끄러울 수 있겠습니까. 고요해지려면구행을 가라앉히는 수행을 시작해야 합니다. 심尋과사가 조금이라도 고요하도록, 조금 더 느긋해지도록하는 실천부터 시작해 보십시오. - P78

부처님은 상카라를미친 듯이 날뛰는 야생수코끼리에 비유하십니다. 그처럼 미쳐 날뛰는 상카아라를 조금이라도 잠재우는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런 훈련을 자기의 말과 행동과생각과 삶에 적용해 보십시오. 조금만이라도 실천하면효과는 바로 나타납니다. 당장거친 말투가 조금이라도 변하면서 부드러워집니다.구행이 조금 더 가라앉으면 말을 더 천천히 하고 더 어질게 하고 더 자비롭게하게 됩니다. - P79

세 번째는 심행心行입니다. 심행에는 수와 상想이있습니다. 수는 느낌이고, 상은 지각인데 이 두 가지가심행을 구성합니다. 수와 상은 인간을 구성하는 오온.즉 색수상행식 가운데서 행, 상카아라를일으키는 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심행은어떤 사물을 접하면서 일어나는 인식과 느낌이 뒤엉킨마음의 흐름입니다. 이런 마음의 흐름인 심행은 점점더 예리해지고 극단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컨대 심사로 인한 구행과 수상想으로 인한 심행이 우리를 이리저리 흔들어 놓습니다. 구행과 심행에 끊임없이 휘둘리는 게 우리의 삶입니다. - P80

그런데 상카아라가 작용하는 감각기관을 육라고 합니다. 육처는 안眼 이耳 비鼻·설·신황 이고대경對境은 색色·성聲·향香·미味·촉·법法이지요. 육체는 육경, 육식이 함께 만나서 들러붙는 마당입니다. - P81

식이란 분별해서 아는 능력을 말합니다. 세상을 분별하는 출발점은 주와객, 나와 너입니다. 그래서 식이 왕성한 사람은 맹목적일 정도로 자기중심적입니다. 나와 남, 내 것과 네 것을 유독 민감하게 구분하기 때문입니다. - P82

상카아라를 멈추려는 수행을 할 때 위방가 vibhariga가 동원됩니다. 위방가는 분석하고 분해한다는 뜻입니다. 상카아라는 여러 요소가 함께 모여서 뭔가를 이루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분석하고 분해하여 ‘있는그대로 바라보면 상카아라가 가라앉습니다. 이때 분해의 도구가 되는 것이 담마입니다. - P83

또한 십이연기에 ‘행이 있으면 식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행, 상카아라가 왕성하여 들떠있는사람일수록 식 또한 활발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상카아라가 가라앉으면 식도 가라앉게 되겠지요. 담마 공부는 기본적으로 상카아라를 가라앉히고 식을 넘어서는 것을 지향합니다. 바로 그게 부처님이 십이연기로 가르치고자 하신 바일 것입니다. - P86

상카아라가 허망함을 알고 들뜸에서어나면 세상 편합니다. 허영과 허세와 들뜸의병이 사라집니다. 상카아라가 가라앉으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진정한 평온을 누리게 됩니다. 잃을 것은 없고실로 가치 있는 것을 얻게 됩니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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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상카아라와 담마, 둘사이의 관계는 어떻게되는가? 《구사론》 같은 전통적 입장에서는 ‘일체一切가 행行, 상카아라이고, 거기에 공空과 무위無爲를 보태면 그게 담마의 세계이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런 구분은 담마와 상카아라를 그 영역의 넓고 좁음의차이로 본 것입니다. - P58

이제 상카아라와 담마의 관계를 실천 수행의 관점에서 생각해 봅시다. 앞서 보았듯이 ‘명색名슘은 모사담마, 즉 가짜 담마요, 열반은 진리이다.‘라는 말씀이경에 나옵니다. 상카아라에서 전개되는 삼라만상이명색인데 그것이 가짜 담마라는 겁니다. - P59

상카아라와 담마의 관계는 십이연기十二緣起에서 순관順과 역관의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십이연기의 순관은행, 상카아라의 길이고, 역관은 담마의 길입니다. - P60

거듭 말하지만 십이연기의 순관은 고苦를 낳는 길이고, 역관은 고를 멸하는 길입니다. 십이연기에서 보면무명이 있어서 제행이 있습니다. 행이 있으면 식이 있고 마침내는 생.노.병사가 있습니다. 그게 고苦의 생生으로 고성제입니다. 무명이 있으면 제행이 전개되어 고가 발생합니다. 요컨대 무명이 있는 한, 진리를 모르는한, 세상만사를 담마로 볼 줄 모르는 한 행의 흐름을따라 고苦의 현장인생노병사를 끝없이 윤회한다는 겁니다. - P61

상카아라의 구체적 양상을 부처님은 탐진치라 하십니다. 탐욕貪慾-진심瞋心-치암癡. 부처님이 상카아라의모습을 먼저 ‘탐‘, 그다음‘진‘ 그리고 ‘치‘ 순서로 배열하신 자체가 담마의 체계성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 P63

상카아라를 탐진치라는 담마의 용어로 정리하니까 고苦의 해결책이 바로 나옵니다. 탐욕에 대해서는 ‘몸가짐, 마음가짐을 바로 하여 탐욕의 불을 안 붙이고 탐욕의 불을 끄도록 노력하는 길밖에는 없다.‘라는실천 방향이 나오지요. 그걸 계행行이라 합니다. 탐욕은 계행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겁니다. - P63

그러면 진심은 탐욕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우리가 어떤 욕망을 내는데 그 욕망이 좌절되면 화가납니다. 그럼 화는 어떻게 다스리느냐? 성낸다는 건 마음이 부글부글 끓는 것인데, 그걸 다스리려면 마음을고요히 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상카아라를 가라앉히고 고요히 하면 된다는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습니까. 고요히 하는 길은 정을 닦는 것입니다. 바른 집중, 정정을 닦는 것이지요. - P64

그런데 계와 정을 닦아서 어느 정도 마음을 다스릴수 있게 되어도 그 뿌리는 잘 안 뽑힙니다. 그것이치암癡입니다. 치암은 작은 무명입니다. 치암을 다스리는길은 빤냐pania[,지혜밖에 없습니다. 상카아라를다스리기 위해서는 결국 제행을 다 놓아야 하는데, 그렇게 놓는 데에 지혜가 본격적인 역할을 합니다. - P64

우리가 고苦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그 문제를제대로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여기서 ‘인식한다‘는 말은 그냥 ‘이게 문제구나‘ 하고 아는 정도가 아니라, 해결이 가능한 쪽으로 그 요인들을 배열해서 문제를 체계적으로 질서정연하게 인식하는 것을말합니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 문제를 제대로해결하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 담마입니다. 부처님이시설하신 팔정도는 고苦集滅道사성제 가운데 고를 해결하는 길인도성제입니다. 도성제인팔정도는 담마이면서 진리에 들어갑니다. - P65

도성제인 팔정도로 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 자체가 도마 위에 반듯하게 놓여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칼질을 해야 하는지 분명해져야 합니다. 그렇게 문제를 도마 위에 반듯하게 정돈하는 것이 담마입니다. 예를 들면 그릇 하나도 욕망의 대상으로 보면이건 상카아라이지요. ‘아, 여기 보기 좋은 그릇이 있는데, 명품이고 비싸네, 내가 꼭 가져야지.‘ 이게 상카아라입니다. 반면 그릇을 욕망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진리를 추구하는 눈으로 ‘있는 그대로 인식하면, 그건 담마로 보는 겁니다. 요컨대 담마는 매우 체계적이어서 상카아라를 탐진치라는 용어로 정리하고 고를멸하는 길인 팔정도와 연결시킵니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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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인간과 동물
최재천 지음 / 궁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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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행복한 동물학자의 삶


자연과학자가 할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동물행동학자가 될운명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저는 대관령과 동해 바다 사이 강릉 비행장 근처 학동이라는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 논이 있던들판의 끝에는 강릉 비행장을 따라 동해로 흘러드는 제법 늠름한개울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개울에서 먹도 감고 소쿠리로 작은 물고기들을 잡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개울에 사는 물고기들은모두 그저 송사리 아니면 피라미 정도로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가잡던 그 물고기들 중에 가시고기가 섞여 있었다는 사실은 훨씬 훗날 미국에 가서 동물행동학을 공부하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가시고기는 수컷이 새끼를 돌보는 물고기로서 우리나라에서는 몇년 전 외환위기 때 가족을 버리고 뛰쳐나간 엄마 대신 아이들을 돌보는 눈물겨운 아빠의 사랑을 그린 소설의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있습니다.
1970년대 말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난생처음 택한 동물행동학 수업 첫주에 가장 먼저 배운 동물이 바로 가시고기였습니다. 가시고기는 근대 동물행동학의 아버지 중 한 분으로 존경받는 영국 옥스 - P5

퍼드대학교의 니코틴버겐 교수가 평생을 두고 연구했던, 이를테면동물행동학계의 대표적인 스타동물입니다. 10년도 넘게 걸린 박사학위과정을 마치고 미시건대학의 교수가 되어 동물행동학을 가르치던 어느 날 한국에서 박사후연수과정을 밟으러 온 동료 생물학자가 가르쳐줘서 우리나라에도 산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동해로 흘러드는 강이나 개울에는 퍽 흔하답니다. 게다가 어디에서 주로 채집을 했느냐는 제 질문에 그가 얘기해준 곳은 뜻밖에도 어릴 적 제가 멱감던 비행장 옆 바로 그 냇물이었습니다. 저는제가 평생토록 연구할 학문의 스타 동물과 어릴 때부터 늘 함께 논셈이지요.
저는 제가 동물행동학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지극히 만족해하고삽니다. 아마 다시 태어나도 또 다시 동물행동학자가 될 겁니다. 아무 근심 걱정 없던 어린 시절 마냥 즐겁게 놀면서 하던 일을 지금까지 하고 있으며 버젓이 밥 잘 먹고 살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동물행동학은 비록 당장 떼돈을 벌게 해주는학문은 아니지만 더할 수 없이 재미있는 학문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신기한 동물들의 행동과 생태를 보여주는 TV 다큐멘터리를 보기 싫다는 사람은 별로 없는 걸 보면 확실히 재미는 있는 분야인 것같습니다.
하지만 동물행동학이 재미만 있고 돈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도 될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미국 스탠퍼드대학 기계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상배 연구원의 발명이 시사주간지 <타임>의 2006년의 발명‘으로 선정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열대지방의 건물벽을 자유자재로 기어다니는 도마뱀의 일 - P6

종인 도마뱀붙이의 발 구조를 모방하여 이른바 ‘끈적이로봇
"stickybor‘ 을 만들어냈습니다. 발바닥에 수백 개의 인공 미세섬모를가진 이 작은 로봇은 1초에 4센티미터의 속도로 유리와 타일 등 미끄러운 벽면을 유유히 기어다닙니다. 미국 국방부는 그의 발명품을스파이 로봇으로 활용할 방법을 구상중이라고 합니다.
지난 봄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리나라 전자회사의 부장님이 저를찾아오셨습니다. 초콜릿폰이며 슬림슬라이드폰 등을 만들어 세계시장에서 판매경쟁을 하고 있지만 디자인 측면을 제외하면 휴대폰시장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답니다. 그래서 까치, 말벌, 귀뚜라미,
소금쟁이를 비롯한 온갖 동물들의 의사소통 메커니즘을 연구하고있는 우리 연구진과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하자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면 전혀 새로운 신개념의 휴대폰을 개발할 수 있을지모른다는 생각에 돈버는 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저 같은 생물학자를 찾아오게 된 것이지요.
그는 신입사원 면접에서 제 연구실 출신의 학생을 만나면서 이런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 친구 이력서를 보니 제 연구실에서 석사학위를 했다고 적혀 있더랍니다. 그래서 동물의 행동과 생태나 연구하던 사람이 전자회사에 와서 뭘 할 수 있겠느냐고 사뭇 의도적으로 삐딱한 질문을 던졌더니 제 학생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합니다. "전자공학 공부한 사람을 수백 명 모아놓아 본들 그 머리들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는 다 고만고만할 것입니다. 강화도 갯벌에서흰발농게 수컷이 집게발을 흔들며 암컷을 유혹하는 행동을 연구한저 같은 사람의 머리에서 잘하면 대박을 터뜨릴 아이디어가 나올지도 모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학생을 경쟁 회사에 빼앗긴 그 부 - P7

장님은 아예 그를 길러낸 연구실을 찾기로 한 것입니다.
인간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늘 자연에서 배우며 살아왔습니다. 유럽의 동굴벽화와 울진의 암각화만 보더라도 고대의 인간들이 동물의 행동을 얼마나 세심하게 관찰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먹이동물의 습성을 유심히 관찰하던 과학자‘가 있던 동굴 집안이 그런것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고 마구잡이로 사는 사람들만 모여 사는집안보다 훨씬 잘 먹고 잘 살았을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이제 이런연구를 보다 체계적으로 하려는 세계 학계의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06년 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의생학연구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의생학은 자연이 이미 고안해놓은 구조, 기능, 섭리 등을 인간의 삶에 응용하려는 노력을 하나의 체계적인 학문으로 정립하기위해 제가 새롭게 만들어낸 말입니다. 자연을 배워 응용하려면 기존의 지식체계를 넘나들 수 있는 융합 또는 통섭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기업과 사회는 이미 컨버전스, 퓨전, 하이브리드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대학교가 개교 60주년을 맞아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미래의 학문을 위해 ‘통섭대학원 의설립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걸 쪼개어 분석하던 환원주의의 20세기가 저물고 통섭의 21세기가 열렸습니다. 섞여야 아름답고, 섞여야 강해지고 섞여야 살아남습니다. 학계, 기업, 사회가 함께 섞여야 합니다. 이런 거대한변화의 선봉에 일찍이 비빔밥을 개발한 우리 민족의 모습이 보이는것은 아마 우연이 아닐 듯 싶습니다. 이 책은 밥에 콩나물, 쇠고기, - P8

달걀 등을 섞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부어 비비고 싶어하는 학자, 기업인, 디자이너, 소설가, 학생 모두에게 풍부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 옛날 고대의 ‘동물행동학‘은 사실 상당히 실용적인 학문으로 시작했습니다. 동물을 관찰해야 하는 이유가 그들에게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제 통섭의 세기를 맞아 다시금 동물행동학은 너무나 순수해서 골동품처럼 취급되던 수준을 벗어나 엄청난 응용 가능성을 지닌 미래의 학문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기가 막히게 우수한 두뇌를 지녀 만물의 영장이 된 우리지만 사실 우리 인간의 역사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일천하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는 기껏해야 20여만 년 전에 지구촌의 가장 막둥이로 태어난 동물입니다. 그러니 우리보다 수천만 년 또는 수억 년 먼저 태어나 살면서 온갖 문제들에 부딪쳐온 다른 선배 동물들의 답안지를훔쳐보는 일은 지극히 가치있는 일일 겁니다.
이 책은 제가 <EBS 세상보기>라는 프로그램에서 2000년 3월부터9월까지 6개월 간 매주 한 번씩 26번에 걸쳐 했던 강의의 내용을 정리하여 만든 책입니다. 그보다 앞서 저는 1999년 5, 6월에는 자연과 인간‘이라는 주제로 4회, 그리고 2000년 1, 2월에는 ‘여성의 세기가 밝았다‘ 라는 주제로 역시 4회 강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EBS 측에서 프로그램 역사상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또 다른 강의 요청을 해왔습니다. 몇 번 거절하다가 제가 대학에서 강의하는 내용을 그대로 하게 해주면 고려해 보겠다고 했더니무슨 뜻이냐고 묻더군요. 동물행동학에 대한 학생들(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때로 상당히 개념적인, 그래서 시청률이 떨어 - P9

질 수밖에 없는 강의들도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더군요.
그러나 결국 승인이 났고 저는 이 책에서도 보듯이 때론 한 시간내내 TV에서 게임이론 또는 최적화이론 등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시청률이 그리 험악하게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제게 연장 강의를 요청해왔고 그러다 보니 결국 6개월 동안이나 계속 하게되었습니다. 한 학기 동물행동학 강의 전체를 TV에서 장장 6개월동안 한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 용감한 결정을 내려주신 EBS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과 더불어 경의를 표합니다.
대학에서 하는 강의를 그대로 TV에서 하겠다고는 했지만 다양한시청자들을 고려하여 되도록 쉬운 말로 강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내용에 물을 타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는 최근몇 년 간 이른바 ‘과학의 대중화‘ 를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 지나치면 때로과학의 저질화를 범하게 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사실 ‘대중의 과학화‘ 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적으로 사고할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과학을 알리는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강의를 하던 시절 어느 날 저는 어느 농촌에 사시는 70대 어르신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제 강의를 들으신 다음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던 해충 문제를 보다 환경친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제가 가르쳐드린 대로 ‘과학적 실험‘ 을 하시기로 했다는 겁니다.
밭을 둘로 나눈 다음 한쪽에는 의도하시는 조처를 취하고 다른 쪽에는 동일한 노력을 투입하되 조처는 취하지 않으셨다는 겁니다. - P10

그 어르신께서는 바로 ‘실험군‘ 과 ‘대조군‘을 만들어 그 결과를 비교하여 결론을 내리시려는 시도를 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과학적인 실험의 기본입니다. 저는 그 어르신의 편지 한 장으로도 제가 6개월 간 강의한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TV에서 한 강의를 정리한 것이지만 동물행동학의 대학교재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언급하는연구들의 데이터를 인터넷 등의 매체를 이용하여 찾아 함께 공부하실 것을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동물행동학은 지금 몇몇 대학에 개설되어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수강하는 인기 있는 과목입니다. 마땅한 교재가 없는 게 흠입니다. 동물행동학을 강의하시는 교수님은학생들로 하여금 이 책의 각장을 미리 읽고 오게 하고 시간 중에는원 논문의 내용을 강의하시면 될 것입니다.
제가 TV에서 강의할 때에도 퍽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시청하신 걸로 기억합니다. 이 책 역시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기때문에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들이 읽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저는 소통의 힘을 믿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제가잘못 설명한 부분이 있다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아래에 있는 이메일로 문의해주십시오. 어차피 대학의 강의를 TV로 옮겼던 것을 책으로 만든 것입니다. 수업시간에 질문하듯이메일로 질문하시면 성의껏 답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더 많이배우게 될 것입니다. "알면 사랑한다!" 제가 늘 하는 말입니다. 이책을 통해 동물들에 대해, 자연에 대해 보다 많이 알게 되어 사랑하게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최재천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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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세우신 담마란 무엇인가? 담마는 빠알리어로 담마Dhamma 이고 산스크리트어로 다르마Dharma입니다. 중국에서는 ‘법‘이라고 번역했습니다. - P35

부처님 담마는 최상승의 진리로 이끄는 가르침을뜻합니다. - P36

그런데 영어 번역에서는 대문자 담마Dhamma와 소문자 담마dhamma로 구분해서 사용하지요. 대문자 담마는 ‘부처님 가르침‘을 지칭하고, 소문자 담마는 ‘현상‘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처럼 소문자 담마로 쓰면서 ‘현상‘이라고 해버리면, 부처님이 말씀하신 담마의뜻은 대단히 모호해져서 그 중요성이 희석됩니다. 현상이라는 것도 내내 부처님이 가르치셨기에 세상의일반 현상인 담마dhamma 역시 부처님 가르침인 담마Dhamma에 수렴됩니다. 그러니까 대문자 담마와 소문자 담마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담마가 있을 뿐입니다. - P41

‘담마는 부처님이 진리를 풀어 가르치며 쓰신 방편체계‘라는 것입니다. 담마는 우리에게 전달된 부처님의가르침입니다. - P42

담마는 意를 가진 존재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안이비설신의 육체를 설하시면서 ‘의마노mano‘의 짝으로 ‘법, 담마‘를 강조하셨습니다. 다시 말해 부처님이 사람의 특별한 능력인 마노,의를 들어 우리가 담마 법을 이해할 가능성을 제시하셨습니다. 마노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파악할 때는 모든 것이 담마가 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걸 더 보편화해서 ‘모든 만물도 담마‘라고 하셨습니다. 만물은 부처님가르침에 수렴되니까 그 수렴되는 면을 담마라고 하신것입니다. - P44

정리하면 부처님 가르침인 담마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도덕적 법칙성‘이라고 하겠습니다. 형식주의와 질서 지향의 윤리가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난 목적을 달성시키는 도덕성, 그리고 그에 기초한 가치체계로담마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사회적 규범보다는훨씬 근원적인 의미의 가치체계를 담마라 하겠습니다. 세속 세계의 윤리 도덕도 모두 포괄하되 보다 본원적인의미에서의 윤리 도덕성입니다. 담마는 사람을 향상하는 존재가 되도록 이끌어주는 원칙이고 질서입니다. 따라서 담마는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가치체계입니다. - P45

진리와 우리의 관계에서 볼 때, 담마는 ‘부처님이 진리를 표현하기 위해 쓰신 언어체계‘이자 ‘진리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46

부처님이 ‘명색은 가짜 담마mosadhamma, 열반은진리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태어나서 늙고병들고 죽는 삶, 인생 전부가 가짜 담마입니다. 옛날조사 스님들이 이 가짜 담마의 세계를 ‘환‘이라는 어려운 언어로 표현하였지요. 결코 언어로는 표현할 수없는 것이 진리입니다. - P47

"부처님이 진리를 깨달으시고 그 진리를 ‘사성제·팔정도(正道‘로 표현하십니다. 언어로 표현되면서사성제·팔정도는 담마가 되는 겁니다. 이 말은 사성제·팔정도가 진리이자 언어로 표현된 담마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담마로서의 사성제·팔정도는 언어를 수단으로하여 진리와 우리를 맺어줍니다. - P50

부처님 가르침의취지는 무엇인가? 부처님이 담마를 설하신 궁극적지는 당신이 깨달은 해탈열반의 소식을 우리에게확하게 전하시는 데 있습니다. 해탈열반의 소식을 정보 차원에서 말씀하신 게 아닙니다. 부처님은 담마를통해 해탈·열반을 향해 걸어가야 할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 P52

부처님이 담마를 설하신 것은 오로지 중생의 고를 멸하기 위해서이지, 관념적이고 철학적인 지식을전하시려는 게 아닙니다. 이처럼 담마는 고의 멸을 지향하는 실천적 가르침이기에 ‘담마에 의지하라는 것이고, ‘담마로써 삶을 영위하라‘는 것입니다. 담마는실천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습니다. 담마의 실천적취지를 이해하고 우리 삶에서 실천해야 담마를 제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됩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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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카아라saikhāra, 행行은 빠알리어 상sam 과 카아khara로 이루어진 합성어입니다. 접두어 ‘상‘은 ‘모이다, 합치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카아라는 ‘행동하다, 움직이다, 작동하다, 활동하다, 어떤 동작을 하다‘라는 까로띠karoti에서 나온 말입니다. 영어권에서는 상카아라를 ‘형성, 형성력‘이라고 하고 ‘활동, 행동‘ 등으로도 번역합니다. 상카아라는 ‘모여서 작동함, 모이는움직임, 집합하는 움직임‘을 뜻합니다. - P18

몸과 마음 그리고 세상사 모든 것은 ‘여러 요소들이모인 것‘입니다. 이 몸뚱이도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와 그 소조물들이 모인 것이지요. 사바세계의 모든 존재는 여러 잡다한 요소들이 모인 겁니다. - P19

제행諸行을 나타내는 상카아라아sarikhara는 마지막모음 아가 장음으로 상카아라saikhāra의 복수형입니다. 제행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세상의 일체사-切事, 유위법有爲法을 말합니다. 여기 유위법은 무위법에 상대되는 말이지요. - P20

제행, 상카아라아가 작동하여 유위법의 세계로 드러나는 현상이 명색입니다. 여러 요소들이 결합하여 형성된 명색은 단지 고정된 결합상태를 유지하는것이 아니라, 결합 자체가 동적인 움직임을 빚어냅니다. ‘모여진 것‘이 항구적으로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모이고 해체하여 변형됩니다. 결합된 채로 있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결합해체‘해 가는 과정과 운동, 즉 상카아라가 있을 뿐입니다. 여러 요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과정, 그것이 사바세계의 모든 현상입니다. - P21

여러 요소들이 모이고 형성해가는 제행, 상카아라아는 상대적이고 유동적입니다. 제행무상이어서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 본체가 없습니다. 모든 삼라만상은 고정된 실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법무아諸法無我입니다. - P23

상카아라는 움직임입니다. 기운이고 에너지라고 볼수 있습니다. 상카라는 끊임없는 어떤 에너지 운동이라 하겠습니다. 에너지가 있어야 움직이지요. 물리적에너지뿐 아니라 정신적 에너지도 포함합니다. 또한 드러난 것뿐만 아니라 잠재해 있는 것도, 극히 미세한 것까지도 포함하는 아주 넓은 뜻에서의 에너지라 할 수있습니다. 에너지는 삼라만상을 지탱하고 온갖 생명을발현시킵니다. 불교에서는 그 에너지를 상카아라라고합니다. - P24

상카아라가 세상사 모든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그럼 상카아라는 어떤 세상을 빚어내는가? 상카아라는근본적으로 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진 세상을 빚습니다. - P25

상카아라에 의해서 빚어지는 것은 자연계만이 아니라 사회도 그렇습니다. 나하고 누군가가 만나 협력하기도 하고, 남자와 여자가 어울려 자식을 낳고 가정을 이루기도 합니다. 이것도 ‘합하여 빚어내는 상카아라입니다. 국민이 모여서 국가를 이루고, 인간들이 모여서인류사회를 이루고, 또 자연과 인간이 모여서 생태계를 이룹니다. 상카아라는 이 자연과 사회를 이루고 돌아가게 하는 에너지입니다. 세상이 그런대로 잘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게끔 질서를 만드는 힘이 상카아라입니다. - P27

여러분, 부처님이 상카아라라는 용어를 쓰신 취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그 취지를 안다면 제행무상을 말로 아는 데 그칠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태어나서 성장하고 병들고 늙고 죽어 다시 태어나는 ‘나 자신‘이 다름 아닌 상카아라아, 제행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 P28

행, 상카아라로 요동치는 오취온, 그것이 우리 중생입니다. 이 세상에 숱한 오취온들이 모여서 복작거리고 있으니 사달이 날 수밖에 없지요. 우리는 그 엄청난상카아라의 소용돌이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가히 고의 삶, 고생을 살고 있다 하겠지요. - P30

우리 수행은 이런 상카아라를 가라앉히기 위해 여러요소를 일일이 분해하여 가라앉히는 작업을 하는 겁니다. 그리하면 합쳐서 시끄럽고 벅적지근하던 상카아라의 폭류도 가라앉아 조용해집니다. 우리는 상카아라의 행태를 잘 살피는 눈이 필요합니다. 중생들이 세상을 파악하는 눈을 뜨게끔 부처님이 시설해주신 것이 담마입니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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