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카아라saikhāra, 행行은 빠알리어 상sam 과 카아khara로 이루어진 합성어입니다. 접두어 ‘상‘은 ‘모이다, 합치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카아라는 ‘행동하다, 움직이다, 작동하다, 활동하다, 어떤 동작을 하다‘라는 까로띠karoti에서 나온 말입니다. 영어권에서는 상카아라를 ‘형성, 형성력‘이라고 하고 ‘활동, 행동‘ 등으로도 번역합니다. 상카아라는 ‘모여서 작동함, 모이는움직임, 집합하는 움직임‘을 뜻합니다. - P18

몸과 마음 그리고 세상사 모든 것은 ‘여러 요소들이모인 것‘입니다. 이 몸뚱이도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와 그 소조물들이 모인 것이지요. 사바세계의 모든 존재는 여러 잡다한 요소들이 모인 겁니다. - P19

제행諸行을 나타내는 상카아라아sarikhara는 마지막모음 아가 장음으로 상카아라saikhāra의 복수형입니다. 제행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세상의 일체사-切事, 유위법有爲法을 말합니다. 여기 유위법은 무위법에 상대되는 말이지요. - P20

제행, 상카아라아가 작동하여 유위법의 세계로 드러나는 현상이 명색입니다. 여러 요소들이 결합하여 형성된 명색은 단지 고정된 결합상태를 유지하는것이 아니라, 결합 자체가 동적인 움직임을 빚어냅니다. ‘모여진 것‘이 항구적으로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모이고 해체하여 변형됩니다. 결합된 채로 있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결합해체‘해 가는 과정과 운동, 즉 상카아라가 있을 뿐입니다. 여러 요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과정, 그것이 사바세계의 모든 현상입니다. - P21

여러 요소들이 모이고 형성해가는 제행, 상카아라아는 상대적이고 유동적입니다. 제행무상이어서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 본체가 없습니다. 모든 삼라만상은 고정된 실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법무아諸法無我입니다. - P23

상카아라는 움직임입니다. 기운이고 에너지라고 볼수 있습니다. 상카라는 끊임없는 어떤 에너지 운동이라 하겠습니다. 에너지가 있어야 움직이지요. 물리적에너지뿐 아니라 정신적 에너지도 포함합니다. 또한 드러난 것뿐만 아니라 잠재해 있는 것도, 극히 미세한 것까지도 포함하는 아주 넓은 뜻에서의 에너지라 할 수있습니다. 에너지는 삼라만상을 지탱하고 온갖 생명을발현시킵니다. 불교에서는 그 에너지를 상카아라라고합니다. - P24

상카아라가 세상사 모든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그럼 상카아라는 어떤 세상을 빚어내는가? 상카아라는근본적으로 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진 세상을 빚습니다. - P25

상카아라에 의해서 빚어지는 것은 자연계만이 아니라 사회도 그렇습니다. 나하고 누군가가 만나 협력하기도 하고, 남자와 여자가 어울려 자식을 낳고 가정을 이루기도 합니다. 이것도 ‘합하여 빚어내는 상카아라입니다. 국민이 모여서 국가를 이루고, 인간들이 모여서인류사회를 이루고, 또 자연과 인간이 모여서 생태계를 이룹니다. 상카아라는 이 자연과 사회를 이루고 돌아가게 하는 에너지입니다. 세상이 그런대로 잘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게끔 질서를 만드는 힘이 상카아라입니다. - P27

여러분, 부처님이 상카아라라는 용어를 쓰신 취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그 취지를 안다면 제행무상을 말로 아는 데 그칠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태어나서 성장하고 병들고 늙고 죽어 다시 태어나는 ‘나 자신‘이 다름 아닌 상카아라아, 제행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 P28

행, 상카아라로 요동치는 오취온, 그것이 우리 중생입니다. 이 세상에 숱한 오취온들이 모여서 복작거리고 있으니 사달이 날 수밖에 없지요. 우리는 그 엄청난상카아라의 소용돌이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가히 고의 삶, 고생을 살고 있다 하겠지요. - P30

우리 수행은 이런 상카아라를 가라앉히기 위해 여러요소를 일일이 분해하여 가라앉히는 작업을 하는 겁니다. 그리하면 합쳐서 시끄럽고 벅적지근하던 상카아라의 폭류도 가라앉아 조용해집니다. 우리는 상카아라의 행태를 잘 살피는 눈이 필요합니다. 중생들이 세상을 파악하는 눈을 뜨게끔 부처님이 시설해주신 것이 담마입니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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