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법출생분>에서 밝힌 중요한 뜻은 부처님과 부처님의 깨달은 법이 경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 경이 불법의 모체라는 말이다. 불모(佛母)인 이경을 수지함으로써 얻는 복덕이 우주에 가득한 일곱 가지 보배를 사용하여 보시를 하는 복덕보다 많다고 하였다. - P73

경을 수지하는 공덕은 장차 깨달음을 얻어 생사를 해탈할 수 있지만 일곱 가지 보배의 보시는 세속적 은혜일 뿐 해탈을 얻는 것과다르다. 따라서 유루복은 무루복에 미치지 못한다. 유루의 가치는무루의 차원에서 보면 보잘것없으며, 실상은 항상 비어 공하여 그자리에 깨달아 들어가야만 부처님의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중생의세계에서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던 것이 부처의 세계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므로 불법이 불법이 아니라 하였다. - P74

경전은 부처님이출생하는 근본이니, 경이 없으면 부처님이 나오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경(經)의 정체가 무엇인가? 우리는 경을 책으로 된경전으로 이해하며, 이를 부처님의 말씀을 담고 있는 성전(聖典)이라 한다. 그런데 경전에 설해져 있는 진리 자체를 두고 말한다면 이는 문자와 상관없는 것이며, 단지 진리를 나타내기 위해서 문자라는 형식을 빌어 책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책으로 된 경전을 그릇에비유한다면 그릇 속에 담겨진 내용물이 글자이고, 글자 속에 들어있는 참뜻은 가장 중요한 알맹이가 되는 것이다. 바로 부처님을 출생시킨다는 ‘경‘은 글자를 떠나 있는 진리 그 자체를 지칭해 하는말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깨달음 자체가 ‘경‘이 되어버린다. - P75

我有一經卷 (아유일경권)
不因紙墨成 (불인지묵성)
展開無一字 (전개무일자)
常放大光明 (상방대광명)

내게 한 권의 경이 있으니
종이와 글자로 된 것이 아니다
펼치면 한 글자도 없지만
항상 큰 광명을 놓네. - P75

마음이 바로 경이다. 마음 밖에 부처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중생의 마음 자체가 깨달음의 본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엄경』에는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셋이 차별이 없다."(佛及衆生 是三無差別)고 하였다. 또 「열반경』의 "모든 중생은 불성이 있다."(切衆生悉有佛性)는 말도 마음이 있기 때문에 부처가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마음이 있기 때문에 경(經)이 있는 것이다. - P76

초기불교의 전형적인 수행자들을 성문(聲聞)이라 불렀다. 이성문들이 번뇌를 끊어 생사를 벗어나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궁극의목적을 이루기까지네단계의 지위를 두고 있다. 그 단계별 지위는수행의 성숙 정도의 차별을 나타내준다. 즉, 번뇌를 끊어 가는 과정이 선후의 단계가 있다고 보고, 견도(見道)와 수도(修道)의 계위(階位)에서 끊는 번뇌를 구분하였다. - P80

「금강경」이 대승을 시작하는 법문이므로 초기불교의 성문사과四果)를 들어 말하고 있다. 이 사과(四果)의 성자들이 모두 자기 수행의 지위를 얻었지만, 한 사람도 그것을 얻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 장을 <일상무상분>이라 했다. - P81

무쟁삼매三昧)는 주객의 대립이 없어 갈등이 일어나지 않으며, 욕심의 번뇌가 다하여 고요히 스스로가 공(空)의 진리에 머무는상태를 말한다. 수보리는 부처님의 제자 중에서 아란나행(阿蘭那行)수행을 가장 잘했다고 전해지는데, 아란나행이란 고요함을 즐기는선정의 수행으로, 공(空)의 원리를 알고 법을 관하는 수행법이다. - P82

사리불은 자주 부처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어느 때 부처님은다른 제자들 앞에서 사리불은 공부가 다 되었다고 칭찬을 하신 적이 있다. 그러나 사리불은 자신의 공부가 다른 사람들 보다 앞섰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이것은 수행자가 수행을 하여도 수행한다는 생각이 없어야 된다는 뜻이다. <일상무상분>의 이야기가 바로 이것을 설해 놓았다. - P83

사리불이 어느 날 이런 독백을 하였다.
"나는 사는 것을 원하지도 아니하고, 죽는 것을 원하지도 아니한다. 품팔이가 품삯을 기다리듯이, 나는 내게 올 인연을 기다릴 뿐이다. 나는 사는 것을 원하지도 아니하고, 죽는 것을 원하지도아니한다."
세속의 범부들은 곧잘 햄릿식의 독백을 하고 산다. 세익스피어의작품 속의 주인공 햄릿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다." (To be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라는 말을 했는데, 사리불의 말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 P83

부처님께서 다시 ‘어디에도 머무름 없이, 생각을 굳혀 고집을 만듦이 없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이른바 선(禪)에서말하는 무심도리(無心道理)이다. 유심(有心)은 항상 객관대상에 집착하여 시비와 분별을 일으킨다. 곧 번뇌의 세계에 들어가 나쁜 업을유발하기 쉽다. 하염없는 의식이 정화된 세계는 명상(相)에 머물지 않으므로, 이름이 가지고 있는 내용의 실체를 모두 부정하여 현실의 집착을 벗어나게 한다. - P86

"응당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
조의 발심을 유발시킨 구절로 알려져 유명한 어구가 되었다. 「금강경」이 중국 선종사에서 중요시 여겨진 동기는 바로 이 구절을 듣고발심하여 출가한 육조 스님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금강경」은 일체의 관념적인 고집을 없애라는 대의이다. 마음속에 그릇된 선입견따위가 들어있어서는 안 된다. 육조 스님의 서문에 ‘무상(無相)으로종(宗)을 삼고, 무주(無住)로 체(體)를 삼고, 묘유(妙有)로 용(用)을 삼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처럼, 일체의 상을 부정하고 어떤 대상의 경계에도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무주의 도리를 밝힌 법문이다. - P88

부처님은 갠지스강의모래알의 수를 제곱한 수만큼의 많은 세계에 칠보의 보석을 보시하는 복과 경의 네 구절을 익혀 지니는 복을비교하여 무위복의 수승함을 말했다.
무위(無爲)란 원래 범어 ‘아삼스크르타‘(asamskyta)를 번역한 것이다. 이것은 인연에 의하여 조작되지 않고 생멸변화를 여읜 상주절대의 법을 가리키는 말로 ‘열반‘ 과 같은 의미이다. 이는 곧 진여의 세계로, 여기에 들어가면 깨달음을 얻는다. - P91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에서는 ‘호세학도란‘ (豪勢學道難)이라 하여 부귀와 세도를 누리는 이들은 도를 배우기가 어렵다고 했다. 또
‘참된 수행자는 세상의 복을 원수처럼 본다‘ 라는 말도 있다. 삼생(三生)의 원수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한 생은 복을 짓느라고, 또한 생은 복을 누리느라고, 나머지 한 생은 복이 다하여 빈천해져 도를 닦지 못한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 P92

만약 어떤 사람이 감옥에 갇혀 있는 수인(囚人)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할 때, 때로 가족이 면회를 가서 위로하고 사식(私)이나 의복을제공해 준다 하여도 그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우선되는 일은 감옥에서 석방이 되는 일일 것이다. 아무리 감방에서 좋은 옷을 입고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하여도 갇혀 있는 죄수의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한 감방 안에서 수용하는 좋은 의복과 음식은 큰 의미가 되지 못한다. 무위복은 바로 감옥을 벗어나는 일과 같고, 유위복은감방에서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 유위복은 복을 누리면 없어진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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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희유분>(正信有分)은 수보리의 물음에 부처님께서 매우 자상하게 대답을 해주시는 대목이다. 먼저 수보리가 부처님의법문이 너무 심오하다고 생각하여 이 깊은 법문을 중생들이 제대로믿을 수 있을까 염려를 한다. - P62

후오백세란 부처님의 정법이 수행하는 중생들의 근기가 약해짐에 따라 오백년 단위로 쇠퇴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말이다. 지도론』(智度論)에 설명된 ‘오뇌고설‘에 의하면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이후의 오백년 동안을 ‘해탈뇌고‘(牢固: 뇌고는 때로는견고라고도 함)라 하여 쉽게 도를 이루어 해탈을 얻는 시대라 하였고, 다음 오백년을 ‘선정되고‘(禪定)라 하여 수행하여 도를 이루는 이가 적어도 선정을 이루는 이가 많은 시대라 하였다. 그리고셋째 오백년은 다문뇌고‘(多聞牢固)로 지식이 많아 이론은 발달하나 실제 수행이 쇠퇴한 시대라 하고, 넷째 오백년은 탑사되고塔寺로 절을 짓고 탑을 세우는 일이 성행하는 시대를 말한다. 다섯째 ‘투쟁뇌고싸움이 일어나는 시대로 이 시대를 후오)는백세라 한다. 그러나 이 후오백세의 말법시대에도 계를 지니고 복을 닦는 자가 있어 부처님의 설법에 진실한 믿음을 낸다고 하여 부처님께서는 수보리의 의심을 끊어주신다. - P63

어디에도 고집함이 없어 관념적인 모양내기에 걸리지 않으면 이때 비로소 중도(中道)실상을 터득하게 된다. ‘부처님의 설법마저 뗏목의 비유로 알라‘는 것은 실상의 진리는 말로 미칠 수 없으며, 말이란 다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구실을 하는 방편에 불과하다는뜻이다. 결국 깨달음을 방해하는 실체는 마음속에 있는 관념적 고집성이며, 이것이 번뇌와 집착을 만들어 중생을 미혹 속에 몰아넣어버린다.
초기경전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살라‘는 바로 집착을 타기하는 말이다. - P64

삼론종만유제법(萬有諸法)이 자성(自性)이 없어서 모중에서두가 공하다고 말한 것은 ‘상대적 공이 아니라 언어 사려가 끊어진절대적인 묘공(空)‘이라 주장하며 공을 논하고 있다. 이렇게 공에대하여 철저한 이론을 세우기도 한 승조 법사는 부처님의 십대제자가운데 수보리처럼 해공제일이라 불리었다. - P65

이 장에서는 부처님이 정각을 얻은 바가 없고 법을 설하지도의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무득무설분>이다. 이것은 ‘일체의 관념적생각이 앞서지 말아야 한다‘는 앞에서의 부처님 말씀을 듣고 "그렇다면 ‘나‘라는 자기 존재의식이 없이 어떻게 법을 설할 수가 있으며 위없는 정각을 누가 얻었는가?" 하는 수보리의 의심이 제기되어이를 해소해 주는 말이다. - P69

객관적 사실로 볼 때 부처님은 분명히 위없는 정각을 얻었고 중생들을 위하여 수많은 설법을 하셨지만, 그러나 그렇게 현상의 사실에 끌려가 관념을 형성하면 고집의 집착이 생기므로 이를 사전에방지하기 위하여 부처님이 넌지시 수보리에게 물었다.
"여래가 위없는 정각을 얻었다고 생각하느냐? 설한 바 법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없다‘ 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하신 말씀으로,
일체 형상을 떠난 실상의 참 진리는 감각으로 느끼는 대상이 아니며 인식으로 이해하는 차원이 아니라는 뜻이다. - P69

반야심경의 ‘색불이공 공불이색‘이란 말의 뜻처럼 현상을 공으로 보고, 그 공속에서 동시에 현상을 찾아내는 중도실상의 이치가천명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객관 경계를 금강경』에서는 있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있다는 것은 미혹한 중생의 고집일 뿐이며,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물론 고집일 뿐이다. 무위법에서 차별이 있다는 것은, 실상에 입각한 본래의 무위법이 수행정도에 따라 유위의 현상으로 차별된 모습을 보인다는 말이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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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들은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지만 상대를 적당히 위협하는 수준이지 죽음으로까지몰고 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인간이나 몇몇 동물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예전의 많은동물학자들은 이런 절제된 듯한 행동이 그들이 속해 있는 종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종족 번식‘ 또는 ‘종의 유지‘를 위한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선택이 종의 수준에서 일어난다는 이야기인데요, 정말 그런지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 P58

집단 수준에서, 개체군 수준에서, 종 수준에서 종의 번식을 위해 또는 종의 유지를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알게 해주는 예들입니다. 무작정남을 돕는 개체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이기적인 자기애가 발휘되지 않았다면 인류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다윈은 철저하게 개체 수준에서 진화를 이야기했습니다. 다윈에게 있어서 태어나서 살며 경쟁하고 번식하고 죽는 주체는 개체인 것입니다. - P61

이처럼 다윈의 자연선택론은 생명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뒤바꿔놓았습니다. 나아가 서양의 사상 체계, 곧 플라톤에서 시작된 서양철학의 체계를 하루아침에 뒤바꿔 놓았습니다. 서양 철학의 플라톤적 전통은 한마디로 본질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는 것은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와도 같은 것이고, 진리는다른 곳에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나아가 기독교에서는 이 세상이어떤 목적을 위해 창조되었다고 하는 합목적주의적 세계관을 표방합니다. 플라톤의 본질주의와 기독교적 합리주의가 한데 어우러져서양인들의 사상체계를 만들었지요.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는신이 만든 이 세상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세계일뿐 아니라 신이 창조한 인간의 삶은 궁극적인 목표를 가질 수밖에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세계관들이 서양의 사상 체계를 지배해온 것입니다. - P63

초기 행태학자들은 신호자극과 그에 따른 행동반응 메커니즘에대해 확신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신호자극을 받아서 반응하고 적절한 행동을 만들어주는 메커니즘이 바로 뇌 안에 있으며, 이를 찾아낼 수 있다고 장담했지요. - P72

본능이라는 것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하품을 멈추지 못하는것처럼 지극히 고정적인 양상을 보이는 행동도 있지만, 더 개발하고 발전시키고 다듬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 행동도 있습니다. 거의 모든 행동이 유전자 수준에서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긴 하지만, 경험과 학습을 통해 다양한 수준으로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P78

20여년 전만 해도 동물행동학자가 학회에 가서 ‘동물도 배운다고 말하면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샀습니다. 배울 수 있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고 믿었던 것이죠. 그러나 지금은 아주 단순한 동물도배울 수 있고 배운 것을 기억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 많이 밝혀졌습니다. - P81

포식동물이 접근하면 얼른 움츠립니다. 군소의 입수공을 작은 막대기로 건드리면 몸을 오므립니다. 그런데 자꾸 반복하면 나중에는반응하지 않습니다. ‘왜 날 이렇게 자꾸 귀찮게 하느냐. 네가 건드리기만 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거 다 알아 하는 식이죠. 아무리 건드려도 그 다음에는 끄떡도 안 합니다. 이런 과정을 ‘습관화 habituation"라고 합니다. - P85

어떤 행동이 습관화하면 참 고치기 힘듭니다. 담배 피우는 습관을 얻으면 끊기가 매우 어렵지요. 엄청난 의지가 필요하거나 엄청난 사건이 벌어져야 합니다. 동물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습관화된 군소도 원래대로 되돌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반응이 줄어든 상태에서 어느 순간에 쏙 건드리면서 따끔하게 전기 자극을 줍니다. 그러면 곧바로 옛날로 돌아갑니다. 그 다음부터는 건드리면또 오므립니다. 아주 강력한 자극, 강력한 경험을 통해 습관이 고쳐지는 것이죠. 그래서 이것을 ‘폐습화‘라고 합니다. - P85

파블로프van Petrovich Pavlov는 유명한 러시아의 생물학자지요. 개를가지고 조건반사 실험을 처음 한 사람입니다. 그는 개한테 먹이를주면서 항상 종을 울리다가, 어느 날은 먹이를 안 주고 종만 딸랑딸랑 울려도 개가 침을 흘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먹이와종소리가 늘 함께했기 때문에 종소리만 들어도 ‘아, 먹을 게 들어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침이 먼저 나와 먹이를 소화시킬 준비를 하는 거죠. 이것을 조건화conditioning라고 부릅니다. - P86

강아지나 고양이 새끼를여러 마리 함께 길러보면 금방 알게 되지요. 이들은 크면서 허구한날 장난을 칩니다. 서로 치고박고 물고 뜯고 하지요. 하지만 실제로 물어뜯어 피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동물행동학자들은이것을 ‘놀이행동play behavior‘ 이라고 부릅니다. - P87

어떤 때 개의 행동을 보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먹을 걸 바닥에놓아주면 이놈이 멀리서 놀다가도 뛰어옵니다. 그런데 줄이 나무에걸려 꼬이면 풀지를 못합니다. 사람이 생각하기엔 조금 되돌아가서바른 길을 잡으면 풀 수 있을 것 같은데 대개의 경우 개들은 그렇게못합니다. 그 이유는 사고력 또는 통찰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꼬인방향의 반대로 돌아가서 되돌아오면 끈이 풀릴 수 있다는 생각을못 하는 거죠. - P89

너무 아이들이 배우고자 하는 것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미 새가 새끼 새가 싫어한다고 나는 법을 가르치는 걸 포기하나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놈이 몇 번씩 땅에 떨어질 때까지 악착같이 가르칩니다. 왜냐하면 새끼 새가 지금은 왜 날아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언젠가 날아야만 살 수 있다는 걸 어미새는 알기 때문이죠.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우리 아이들이 측은하기는 합니다만 가르칠 건 확실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재미있게 가르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하겠지요. - P92

DNA는 이중나선 구조로서 두 가닥의 실이 꼬여 있는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미국 클린턴대통령과 르윈스키의 성추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이것을 풍자해 클린턴 대통령의 DNA가 바지 지퍼처럼 쫙 열려 있는 만화가 나온 적이 있었죠. 그렇지만 실제 DNA는이 만화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 DNA를 가진 개체가 어떤 특성을 보이게 될지 그처럼 또렷하게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요.
이처럼 여러 유전자가 관여해서 하나의 형질을 발현하는 것을 ‘다인자발현polygeny‘ 이라고 합니다. 여러 인자가 함께 하나의 형질발현에 관여한다는 뜻이죠. 반대로 ‘다면발현pleiotropy‘ 은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 형질 발현에 관여한다는 뜻입니다. - P99

실제로 캐나다의 곤충학자 윌리엄 케이드william Cade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꽤 많은 수컷이 하룻밤 사이에 반시간도 울지 않습니다.
어떤 수컷은 거의 열 시간을 울어대는데 어떤 수컷은 반시간도 울지 않습니다. 아주 얌체인 놈부터 아주 성실한 놈까지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이죠. 그런 특징들을 인위선택합니다. 얌체를 인위선택하고 또 성실한 귀뚜라미를 인위선택하여 몇 세대만 지나면 그 개체군은 굉장히 많은 얌체와 굉장히 성실한 개체들로 확연히 나뉩니다. 인위선택을 통해 특별한 성향을 가진 것들끼리 교배하고, 또 그렇지 않은 것들끼리 교배하면, 그다지 오랜 세월이 흐르지 않아도확연하게 다른 두 집단으로 분명히 나눌 수 있습니다. - P101

오늘날에는 분자유전학의 발달로 우리 인간 유전자까지도 조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방법들은 모두 간접적인 증명입니다. 인위선택과 이종교배의 결과를 보고 행동도 유전자에 의해 전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유추해보는 수준에서 이제는거의 직접 실험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와 있습니다. 특정한 행동의발현에 중심적으로 관여하는 유전자를 그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아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는 개체의 발생과정에서 치환실험을 하면 새로운 유전자로 대체된 개체에서 홀연 새로운 행동이 나타나는 실험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와있습니다. 앞으로 상당히 충격적인 연구결과들이 속속 나올 겁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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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부처님은 여느 때처럼 1,250여 명의 제자들과 함께 기원정사에 계시다가 사위성 시내에 나가 탁발을 하셨다. 밥을 얻어 다시 정사로 돌아온 부처님은 평소처럼 공양을 드시고, 바리를 거둔후 발을 씻고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바로 이 장면이 「금강경」무대의 서막이다.
부처님의 평범한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묘사된 이 이야기에서「금강경』 법문이 설해질 동기가 마련되고 있다. 마치 어떤 비밀이숨어 있는 것처럼 이 평범한 일상사의 배후에 반야바라밀법이 숨어있는 것이다. 도(道眞理)가 있는 곳이 어디인가? 그곳은 사람 사는일상생활 속이다. 다시 말해, 진리란 보편적이고 가장 가까운 우리들 일상 속에 있다는 것이다. - P25

기원정사는 당시 강대국의 하나였던 중인도에 위치한 코살라(Kosala) 국의 수도인 사위성(城) 밖에 있던 절이었다. ‘기수급고독원‘은 범어로 ‘제타바나 아나타핀다시아라마‘ (Jetavanaanāthapindasyārāma)인데, 여기에는 기타 태자와 수닷타장자 두사람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이것은 기타(陀, Jeta) 태자가 소유했던 동산에 있던 땅을 수닷타(Sudatta) 장자가 사서 절을 지어 부처님께 바친 데서 유래한다. 아나타핀다시(anāthapindasy)는 ‘급고독‘ (給孤獨)이라 번역되는 말로 수닷타의 별명이고, ‘기수‘樹)는기타 태자의 동산을 의미한다. - P26

수닷타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수원과얻었다. 그를뒤 수닷타는 부처님을 사위성으로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싶어 부처님께 간청을 하였다.
"원하옵건대 저희를 위하여 사위성에 오셔서 저의 공양을 받아주십시오." - P27

수닷타장자가 절을 지을 터를 물색하다가 마침 기타 태자의 원림 안에 좋은 터가 있어 이를 사려고 했다. 그런데 주인인 기타 태자는 땅을 팔지 않겠다고 하였다. 만약 땅을 사려면 땅 위를 모두낄 수 있을 만큼의 금을 주면 팔겠다고 했다. 이는 팔지 않겠다는뜻을 강조한 말이다. 그런데 수닷타장자가 수레에 금을 싣고 와 실제로 땅에 금을 깔기 시작하자 그 의지에 놀라고 감동한 기타 태자는 땅을 파는 것과 동시에 동산의 숲을 함께 기증하여 ‘기수급고독원‘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 P28

수닷타장자는 자선사업가였는데,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보시하는 법을 설한 「수달경」須達經)이라는 경전도 있다. 또 옥야경經)이라는 경전도 있어, 이 경(經)에는 여성의 처신과 부덕(婦德)에대한 설법이 담겨있다. 옥(玉)라는 여성이 바로 수닷타장자의며느리로 나온다. - P30

‘아늑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이란,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것으로 보통 줄여서 ‘보리심‘ (菩提)이라 하며 ‘구도심‘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보리심을 내었다‘는 말은 가장 깊고큰 마음을 내어 진리를 알고자 하는 최고의 의지를 가졌다‘는 뜻이다. - P36

인간은 누구나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각각 다르다. 마음의 상태가 어떠하냐?‘ 에 따라서 물론 인격의 차이가 나타난다. "어떻게 머무느냐?" 이 질문은 금강경 법문의 실마리를 푸는 말로 "어떤 자세로 수행에 임하느냐?" 하는 물음과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시키느냐?"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답을 올바로 알아 바르게 실천하면, 부처의 경지에 이르게 되며 대승의 완성자가 된다는 것이 <금강경>의 주내용이다. - P37

제자의「금강경』에 등장하는 수보리(須菩提)는 해공제일라 불렀다. ‘해고‘ (解)이란 공의 이치를 잘 안다는 말이다. 수보리가 금강경』에 나오는 것은 공(空)의 이치를 설한 경이 바로 『금강경」임을 상징한다. 수보리는 범어 수부티 (Subhüti)를 음사한 말인데, 의역할 때는 선길(吉), 선현(善現), 선업(業), 선실(實) 등으로 번역하고, 때로는 공생(生)이라 번역하기도 한다. - P39

중국 당나라 때 규봉(圭峰) 스님은 금강경」의 이 대목을 해석하면서 9류 중생 모두를 제도하겠다는 마음을 ‘광대심‘(廣大)으로보았고, 무여열반에 들게 하겠다는 마음을 제일심第一心)으로,
일체중생을 제도하되 실제로 한 중생도 제도된 바가 없는 마음을 ‘상심‘ (常心)으로, 네가지 상(相)이 없는 마음을 ‘부전도심‘ (不顚倒心)으로 설명하였다. 이 네 가지 마음을 가지면 우리의 존재가 가장올바르게 머무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어떻게 머무느냐의 물음에대한 답은 바로 이 네가지 마음에 머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P43

또한 중생의 업(業)은 근본무명과 화합하여 능(能)·소(所)가나누어지지 않고 혼돈되어 이것은 곧 알과 같다고 한다. 다시 말해무명의 껍질이 알의 껍질과 같다는 것이다. - P46

보시를 할 때 무상(無住相)보시를 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무주상보시‘ 란 상(相) 없이 하는 보시이다. 내가 남에게 무엇을 줄 때준다는 생각을 내세우지 말고, 주는 나와 받는 상대 그리고 준 물건에 대한 관념적인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를 삼륜공적이라 하기도 하고, 또는 삼륜청정(三輪淸淨)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삼륜(三輪)이란 주는 자 [] 받는 자] 그리고 주고받는 물건 [物]을 말한다. - P49

고집이란 자아의식이 응고된 이기적인 에고이즘(egoism)이다. ‘나‘라는 고집과 ‘내 것‘ 이라는 고집으로 자기의 업보를 만들어 그속에 갇혀 버리는 자들이 중생이다. 자아에 대한 고집을 ‘아집‘(我이라 하고, 객관 대상에 대한 고집을 ‘법집‘(法)이라 하여, 고집도 주관적 측면과 객관적 측면으로 나누어진다. 고집이란 막힘이라고 할 수 있다. 지혜의 통로가 막혀 갇힌 상태이다. 고집불통이라하듯이 통하지 아니하면 결국 속박된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스스로의 마음이 졸이고 억압된 상태에서는 고통의 무게만 더할 뿐 삶의 진정한 즐거움을 누릴 수 없게 된다. - P50

감각에 의존하여 생활하는 중생들은 모양에 끌려가며 또 모양에현혹된다. 하지만 이것이 곧 실상의 진리에 미혹되는 원인이 된다.
모양 속에서 일어나는 감각적 인식이란 끊임없는 분별과 대립을 야기하기 때문에 그것을 불식하기 위해서 일체의 모양에서 벗어나야한다. 또 이 모양[相]이라는 것은 객관적인 현상으로 나타나는 사물의 형체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들 의식 속에 굳어진 관념적인 생각들로, 달리 말하면 생각이 응고된 고집이다. 따라서 이렇다 저렇다 주장하는 개개인의 소견 따위가 모두 ‘상‘ (相)이라는 개념 속에포함된다. - P51

자아에 대한 고집, 인간에 대한 고집, 중생에 대한 고집, 수명에대한 고집, 이른바 사상(四相)이라는 네 가지 고집이 없다면 그가 행하는 모든 행위는 어디에도 붙들림없는 무애자재한 대행(大行)이 될것이다. 이것이 바로 깨달음으로 통하는 묘행(妙行)이다. - P52

‘명상(相)의 모습은 허망하다‘고 한 것은 상(相)을 부정하고 공(空)을 드러내는 말이다. ‘형상의 모습을 모습이 아닌 것으로 보면여래를 본다‘고 한 말은 공한 속에 실상의 참 모습이 있다는 뜻이다. 이것을 ‘진공묘유의 도리‘ 라 한다. 반야부 계통의 경전에서 공의 이치를 설파해 놓은 것은 공을 통해서 유를 찾아내는 도리이다. - P55

『금강경(金剛經)의 사구게를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즉견여래(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 卽見如來)‘라 하여 중요시여겨온 이 경문이 바로 모양 없는 모양인 여래를 보는 도리를 밝혀놓은 것이다. 반야심경(般若心經)에서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空卽是色)‘이라 하여 색과色卽是空공을 등치시킨 이야기는, 색을 공으로 보고 공에서 색을 보아 색과공이 둘이 아닌 하나로 보는 중도(中道)의 이치를 천명한 것이다. 또한 이 중도(中역시 진공묘유의 도리를 달리 말한 데 지나지 않는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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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스님의 금강경 이야기 - 머무름 없이 살라
지안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자서

불교의 경전은 깨달음의 길을 안내해 주는 하나의 도정기이다.
때로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손가락을 통해 달을 보듯이, 인생을 방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경전을 통해 미로를 벗어나는 길을 찾게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법을 설해 주는 설법의 주인이시다. 때문에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싶어 하는 이를 위해서 불교가 있는 것이다. 닫혀있는 사람의 마음을 열리게 해주는 경전 속의 부처님 말씀은 최고의 영양가를 가지고 있는 법의음식임에 틀림이 없다.
다행히 옛날에 비해 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불교서적을 찾는 독서가들이 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경전을 의지해 불교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불교 공부의 필수 과정이지만, 아직도 사람들의 지식 공간에는 불교 경전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하지만 인연 따라 이루어지는 세상 일이 다 그러하듯이, 어떤 동기나 계기로 경전을 접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으 - P9

리라 믿어진다.
강원 생활을 오래 해 온 경력 때문에 소위 이력과목을 펼쳐 놓고지내온 시간이 꽤 많았다. 특히 금강경은 한때 매일 독송을 하면서 신심을 다지며 번뇌를 극복하려 무던히 애써 본 적이 있는 경이다. 한말의 용악(岳) 스님처럼 10만번을 독송해 보리라 마음먹은적도 있었다. 이 경을 읽으면 내 의식에 곧잘 끼어들던 어떤 무상감이 저절로 해소되는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자아관념의 속박에서 해방되는 듯하기도 했다. 다른 경전도 다 그러했지만 특히 『금강경』은 내 마음속에 느껴지는 무상을 달래 주는 좋은 법문이었다. 이 경을 통해서 나는 무상을 뛰어넘고 영원을 기약할 수 있는 그 무엇이있으리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나는 「금강경」을 무척 좋아한다.
꽃을 오래 재배한 사람이 때로는 꽃을 화분에 옮겨 거실에 두거나 꽃병에 꽃을 꽂고 싶은 생각이 일어나는 것처럼, 은근히 금강경」에 관한 글을 써서 나중에 나도 읽어 보고 남도 읽어 보도록 했으면 하는 생각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조금씩 컴퓨터 워드프로세스로 원고를 만들어 두었다가 책을 출판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무척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할 일이지만, 주위의 권유도 있었고 출판사와 - P10

의 인연도 닿아 변변찮은 책을 내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원고를 엮고 보니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미진한 점이 발견되어 부끄러운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일은 어디까지나 금강경을 누군가에게 소개해 보고 싶은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에서 일어난 생각으로 이루어졌다.
자서(自序)를 쓰면서 생각하니 한편에서 은혜를 느끼는 마음이 가슴 뭉클하게 일어난다. 오래전에 열반에 드신 벽지 안자은사스님의 은혜와 강맥(講의 인연을 잇게 해 주신 봉선사의 월운(月雲) 노스님, 그리고 변변찮은 원고를 읽어주고 많은 조언과 기꺼이 서문까지 써 준 전 동국대 교수 호진 스님께 심심한 감사의 마음이 저절로 일어난다. 호진 스님은 선배이면서도 나를 도반처럼생각해 주는 언제나 친밀감을 느끼고 있는 존경스러운 스님이다.
스님의 인품에 많은 감동을 하고 지내왔다.
한 가지 바라는 바는, 인연 닿는 누군가에게 이 책이 읽혀질 경우, 나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금강경」이 전달해주는 어떤 의미가가슴속 깊이 느껴져 스스로를 위안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2006년 8월
은해사 승가대학원 혜안당에서 지안 합장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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