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운용에 혁신을 불러일으킨 예일대학기금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데이비드 스웬슨에 따르면 자산배분은 6개 정도의 자산군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한다. 투자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수 없는 개인투자자에게도 그의 조언은 적절하다. 자산군을 설정하면 각 자산군에 해당되는 세부 자산을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주식 자산군을 세분화하여 선진국 주식, 신흥국 주식 등으로 나누는 것이다. - P135

자산배분 투자 전략에서 투자 대상 선정은 가장 먼저 고민할 부분이다. 투자의 목적은 무엇보다 높은 수익이다. 단 안정적이고 장기적이어야 한다.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자산, 즉 내가 투자할 대상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상향한다는 말은 가격이 오르고 수익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자산 가격의 움직임을 그래프로 그렸을 때 오른쪽으로 갈수록(시간이지날수록) 가격이 올라가는(상향) 모양을 말한다. ‘장기적‘이라는 말은단기적으로나 일시적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수익률이 하락할 수도있지만 길게 봤을 때 가격이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 P136

금융시장의 투자자들은 국채가 안전자산이고 주식이 위험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안전과 위험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나라(국채)가 망할 확률은 아주 낮지만 상대적으로 회사(주식)가 망할 확률은 꽤 높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위험하다고 느끼면 투자 자금을 회수해 국채에 투자한다. 반대로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는 국채에 투자되어 있던 돈을 찾아서 주식시장에 투자한다. 이런 성향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식과 국채는 음의 상관관계를갖는다.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다. 장기적으로 그런 성향이 더 많다는 말이다. - P145

고 있다고 한다. 국민연금은 2001년부터 해외투자를 시작했고,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등은 2008년을 전후해 해외투자를 시작해서계속 확대하고 있다. 연기금들이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기금 규모가 방대해짐에 따라 기금의 위험을 분산하고, 자산의 유동성과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또한 국내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데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등 좋지 않은 국내 경기여건도 해외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결국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위험을 낮추고 수익은 높이기 위해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 P147

헤지란 울타리다. 늑대로부터 양을 지켜주는 그런 울타리, 투자시장에서의 헤지란 위험에서 돈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환헤지란환율의 변동성을 없애고자 하는 것이다. 환헤지는 비용이 든다. 나대신 환율의 변동성을 누군가가 대신해야 하는 값이라고 보면 된다. 환헤지 비용은 이론적으로 양국 간의 금리 차이를 반영한다.
예를 들어 금리가 5%인 나라의 투자자가 2%대 금리가 유지되는 나라의 외화 자산에 투자하면서 환헤지를 한다면 비용은 3%가 발생한다. 금융위기 시절 우리나라의 신용 위험이 급속히 상승함에 따라 원과 달러의 환헤지 비용이연 5~15%까지 치솟은 적이있다. 또한 인도와 브라질 등의 고금리 국가의 환헤지는 비용만 연4~10% 혹은 그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 - P153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미국, 선진국의 주가지수와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자산은 달러/원 환율과 원화로 환산한 미국 국채다.
환노출 미국 국채가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달러/원 환율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에서 이런 주가지수에투자하는 경우 환노출 미국 국채의 편입은 필수적이다. 음의 상관관계가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크게 낮춰주기 때문이다. - P156

금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중앙은행의 간섭과 정치경제적인 이슈가 금의 움직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생각하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수 있다. - P158

자산별 ‘장기 목표 비중‘을 미리 결정하는 것은 투자의 성격을 분명히 하고, 극단적인 자산배분으로 인한실패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다.
투자 성향은 투자자별로 다양하다. 높은 수익률을 위해서라면높은 위험(변동성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가있는가 하면, 물가상승률을 초과하는 정도의 수익률에 만족하며안전하게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자 하는 방어적 성향의 투자자도있다. - P161

문제는 투자자의 투자 성향이 시장 상황이나 심리 상태에 따라달라진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경기 여건이 좋아지고 주식 수익률이 높아지면 투자자의 성향은 공격적으로 변한다. 수익이 많이 나는 주식에 더 많은 비중을 투자하고 싶어져 현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한 자산에서 돈을 빼서 주식을 추가 매수한다. 이런 극단적인 자산배분 행위는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높인다. - P161

연기금은 각기 다른 자산배분전략과 운용 전술을 사용하여 기금을 운용함으로써 수익을 낸다. 여러 사례를 살펴봤을 때 자산배분 비중이 얼마가 최적인지 정답은 없다. 다만 지나치게 자국에 편중된 경우 수익률이나 위험관리 등에서 좋지 않은 성과가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 P163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과 예금, 채권 같은 안전자산 간의 배분 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많이 알려진 방법 중 하나가 투자자의 나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사람의 수명이 100세라 치고 ‘100-나이‘ 만큼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자의 나이가 40세라면 100-40=60. 즉 60%의 자산을 위험자산에, 나머지 40%를 안전자산에 배분하라는 것이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위험자산 비중이 줄어드는 이 방법은 ‘젊을 때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시간이 많다‘는 논리에 근거한 것이다. 노년에는 위험자산에 투자해 실패하면 다시 일하거나 돈을 모으지못해 곤궁한 노후를 보낼 수밖에 없으니 나름 설득력이 있다. 단순한 이치만큼 이해도 쉽다. - P164

나이를 이용해 비중을 결정하는 또 다른 방법은 수명주기 모델이 있다. 나이를 기준으로 청년 저축자, 중년 축적자, 초기 은퇴자,
노년 은퇴자의 4단계로 나눈다.
청년 저축자는 20~39세로 직장생활 초기 단계의 투자자다. 자산은 적지만 저축 계획이 의욕적이다.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공격적인 자산배분이 필요하다. 중년 축적자는 40~59세로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이 안정된 투자자다. 주택 등 많은 자산을 축적했고 자녀도있다. 현재 자신의 위치는 물론 미래 계획도 명확하게 파악한다. 50대 후반에 접어들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기 시작한다. 초기 은퇴자는 60~75세로 은퇴 무렵이거나 은퇴생활을 즐기는 사람이다. 자산 축적이 둔화하고 자산 소비가 시작되는 단계다. - P165

수명주기 모델은 각 단계에 걸쳐 위험자산의 비중을 점차 줄이고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도록 가이드한다.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자산배분 결정 방법에는 중요한 단점이있다. 투자자의 투자 성향을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은 40세의투자자라 하더라도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을 수도, 안정적인 성향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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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 차를 타는 건 정말 별로다. 특히 뒷좌석에서 폐가 찢어질듯이 천시가 울어댈 때는 더더욱 그렇다.
별다른 뜻은 없다. 저 사람이 자기 엄마라는 사실을 알면 나라도 저렇게 울어젖힐 테니까. 하지만 7개월짜리 아기가 그걸 알고우는 건 아닐 테고, 천시는 그냥 운다. 배가 고파도 울고, 배가 불러도 울고, 피곤해도 울고, 심지어 낮잠을 늘어지게 자고 난 후에도 운다. 쉽게 말하면, 천시는 ‘일‘로 끝나는 요일에는 무조건 운다고 보면 된다. - P9

그리하여 나는 그리니치 중학교 앞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서, 새학기 첫날 등교하는 수많은 아이들을 쳐다보는 신세가 되었다. 힐끔거리며 내게 눈길을 주는 애들도 있었지만, 많지는 않았다. 아무도 전학생에겐 관심 없으니까. 나는 단기 전학생이다. 친엄마가 유타 주에서 영화 촬영을 하는 몇 달 동안만이 학교에 있을 예정이다. 우리 엄마는 유명 배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영화 촬영을결정적인 기회로 여기고 있다. 여러해 동안 시트콤이나 광고에 군데군데 출연하며 겨우 공과금이나 내는 정도였는데, 마침내 독립영화를 찍게 된 것이다. 나는 영화를 촬영하는 8주 동안이나 엄마와 함께 갈 수는 없었다. 나까지 초대받은 게 아니니까. - P11

나는 학생들의 하차 장소에 있는 벤치에 앉아 팔걸이에 가방을기대놓았다. 생각해보면 새엄마(진짜 이름은 루이스)가 그렇게 괴물같은 건 아니다. 아빠에 비하면 간섭도 훨씬 덜하다. 아마 아빠보다는 새엄마가 나랑 나이차이가 덜 나기 때문이겠지. 중학교 3학년짜리를 돌봐야 하는 새엄마 역할을 새엄마는 그다지 좋아하지않았다. 그래도 나한테 잘해주려고 노력은 한다. 그 노력이 오래가지 않을 뿐이지. 학교에 등록시켜줘야 하는 이 시점에 나를 이 낯선 학교 앞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버려놓은 것처럼. - P12

나는 스스로 해결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서류 작성 정도는 내가먼저 가서 해도 될 것 같아서.
행정실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행정실에서 북적거리는 애들은1)수업시간표를 잊어버렸거나, 2)수업시간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3) 수업을 변경하려는 애들이었다. 업무에 찌든 행정실 직원에게 부모님이 와서 등록해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하자, 그녀는 대꾸도 없이 손가락으로 구석 의자를 가리켰다. - P14

"있잖아, 언터처블스, 그러니까 이 반 아이들은 건드릴 수 없어(untouchable), 왜냐면, 가르칠 수가 없는(unteachable) 애들이라서,
그럼 잘 가."
그 애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을 더듬더니 복도로 뛰어가버렸다.
나는 바로 알아들었다. 그 애 표정에도 나타났지만, 사실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었다. 0.5톤 트럭으로 책가방을 망가뜨릴 수있는 애가 속한 반이 어디겠는가. ‘언터처블스‘는 구제불능반이다. - P17

구제불능반이든, 고장 난 기관차든, 언터처블스든 무슨 상관이람? 어쨌든 그 애들도 다른 애들과 똑같은 학생일 텐데. 파커도마찬가지다. 운전대를 잡으면 사회에 위협적인 존재이지만, 다른애들처럼 그 애도 평범한 3학년일 뿐이다.
"아무리 언터처블스라 해도 심각해봤자 얼마나 심각하겠어.
나는 문을 열고 117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 P18

유일하게 열어놓은 창문 밖으로 연기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교실 한가운데 있는 쓰레기통에서 불길과 함께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몇 명 안 되는 애들이 그 주위에 모여서, 필기용 연필 끝에 마시멜로를 끼워 불에 굽고 있었다. 파커도 거기 있었다. 파커의 마시멜로는 이미 석탄처럼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짜증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문 닫아! 복도 화재감지기 울리게 하고 싶냐?"
맙소사. 내가 정말 언터처블스에 왔구나. - P19

새 학기 첫날.
그 설렘을 기억한다. 가르치게 될 새로운 학생. 지식으로 채워질새로운 마음, 그리고 완성될 새로운 미래.
이 문장의 핵심 단어는 기억한다이다. 30년 전 이야기니까. 나는그때 젊었다. 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을만큼. 교사가된다는 건 직업 그 이상의 일이었다. 교사란 소명이고, 미션이었다.
정확한 표현이다. 미션 임파서블. 그 시절의 나는 그걸 몰랐다. 그저 ‘올해의 교사‘로 뽑히고 싶었고, 실제로 그 목표를 이뤘다.
그때부터 문제가 시작되었지. - P20

그러나 내게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바로 은퇴다. 새 학기 첫날이라는 건, 앞으로 겨우 10개월 남았다는 뜻이다. 내가 이렇게 숫자나 세고, 은퇴 계획이나 세우면서, 학교와 학생들에게 작별 인사를고하는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으리라곤 23세의 나는 꿈에도 상상못 했겠지만, 이게 바로 지금의 나다. - P21

시작이구나. 핵심은 이거였어. 올해가 지나면 내가 조기은퇴 자격이 된다는 것을 테디어스 교육감은 알고 있는 거다. 그는 교육청이 내가 죽을 때까지 연금을 줘야 하는 곤란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을 테지. 우리 커밋 가문의 남자들은 수명이 최소 95세다. - P22

시험지를 유출했으니 점수가 높을 수밖에. 모든 사
"실이 탄로 났을 때, 이전에 갈채를 받았던 것과 똑같이, 그 비난도테디어스가 감당했을까? 그럴 리가. 그건 모조리 교사의 책임이었고, 그 교사가 바로 나였다. 그리니치 교육청 전체에 불명예를 안겨준 학급의 담임 교사. - P24

뜻대로 되지는 않을 거다. 사실, 언터처블스가 힘들어봤자 얼마나 힘들겠는가? 태도 불량, 학습 불량, 청소년 범죄, 뭐 그 정도?
테디어스는 내가 30년간 교단에 있으면서 이런 아이들을 다뤄본적이 없다고 생각한 걸까? 태도 불량? 아이들이 처음부터 나쁜 태도를 가지고 태어난 것도 아니고, 그마저도 나의 불량한 태도에 비하면 너무나 양호한 수준에 불과하다. 언터처블스 아이들은 뭔가를 가르치려고 시도할 때만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 P25

나는 나의 새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쓰레기통에서 치솟는 불길. 창문 밖으로 빠져나가는 연기, 마시멜로를 연필 끝에 끼워 굽고 있는 아이들. 불붙은 연필 지우개도불에 타는지 확인해보는 예비 방화광 하나. 건물 밖 덤불에 숨어서 겁먹은 눈으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겁쟁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채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자는 녀석. - P26

나의 하루는 대부분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학교에 가는 게 정말좋다. 운전하고 그러는 게. 하지만 학교에 도착하고 나면, 그다음은 별로다. 학교 건물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선생님들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그저 어쩌다 보니 내가 중요한 것마다 망치는 장소가 돼버렸을 뿐이다. - P32

"읽어봐!" 키아나가 명령하듯 말했다.
나는 읽지 않았다. 읽지 못하는 게 아니다. 그저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지.
"그럴 기분 아니야."
"바보같이 굴지 마. 그냥 선생님께 말씀드려 문제가 있다는 걸알리지 않으면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어!" 키아나가 충고했다. - P35

키아나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나는 그애 때문에 골치가 아플줄 알았다.
새 학기 첫날, 그러니까 마시멜로를 구워 먹던 날, 나는 새로 전학 온 키아나한테 친절하게 대해줬다. 연필에 마시멜로를 꽂아 주고, 불 앞에 그 애자리까지 만들어줬다. 그런데 그렇게 무례할 수가! 그 애는 내가 준 마시멜로를 ‘비위생적‘이라면서 거절했다.
그 이후로 나는 더이상 신사처럼 굴지 않는다. - P36

우리 담임, 커밋 선생님은 분명 50대일텐데 900살은 족히 된 사람 같다. 솔직히 말하면, 눈을 반쯤 감고 책상 위에 구부정하게 엎드린 모습은 이미 죽은 사람처럼 보인다. 근육도 절대 안 움직인다. 숨을 쉬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커피를 많이 마시고도 밝은 조명 아래서 휘청거리지 않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커밋선생님은 대부분의 시간을 무지하게 복잡한 십자말풀이를 하면서보낸다. 선생님은 나를 엄청 싫어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 쓰레기장 같은 곳에 있는 모든 선생님들이 나를 싫어하는데, 이선생님만 다를 리가 없으니까. - P38

커밋 선생님은 교사로는 별로인 것 같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본적도 없지만, 절대 뭘 가르치는 법이 없다. 소리 내서 말하는 적도거의 없다. 그냥 하루 종일 문제지만 나눠준다. 따분하다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공부를 안 하면 야단을 친다. 커밋 선생님은 아니다. 우리가 공부를 하든 말든 아무 상관 없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 P39

"진짜 싫다. 이반!"
나는 책가방을 집어 들어 문을 향해 던졌다. 하필이면 커밋 선생님이 들어오는 순간에 내 무거운 가방이 선생님 머리를 스치듯 지나갔다. 하지만 나는 너무나 화가나서 신경도 쓰지 않았다. 머리끝까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 상태라서, 선생님이 내 가방에 맞아 내가 정학을 당하든지, 퇴학을 당하든지, 아니면 동네에서 쫓겨나든지 상관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화가 난 순간에도 내가 놀랐던 건,
선생님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는 거다. 내가 복도로 뛰쳐나가면서문이 부서질 만큼 세게 문을 닫았는데도 말이다. - P43

"버킷 필러 (bucket-filler)는 누구나 갖고 있는 보이지 않는 버킷,
그러니까 바구니를 애정이 담긴 축복의 말과 긍정적인 반응으로채워주면서 상대방을 특별하다고 느끼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잖아요. 다른 학생들한테 방해가 되거나 공부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건버킷 필러가 아니라 버킷 강도죠."
엠마 선생님이 알도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며 설명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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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 코스피200과 같은 특정 지수 및 특정 자산의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거래소에 상장되어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를 말한다. ETF는 인덱스펀드와 마찬가지로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개별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할 뿐 아니라 운용의 투명성과 저렴한 운용 보수를 자랑하는 뛰어난 투자 상품이다. - P56

이렇게 장점이 많은 ETF를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지않는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마진이 적기 때문이다. 펀드로 들어오는 보수를 보면 일반펀드나 인덱스펀드에 비해 ETF는 매우 낮다.
ETF 투자 비중이 높아질수록 일반펀드 투자 비중은 상대적으로줄어들 수밖에 없다. - P58

투자란 위험을 감수하고, 위험 감수의보상으로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다. 수익의 기준은 보통 은행의 예금이자를 기준으로 한다. 은행 예금은 ‘무위험‘ 투자자산으로 분류된다. 위험하지 않다는 건 투자금(원금)과 수익금(이자)을 받을 확률이 100%에 가깝다는 말이다. 엄밀하게는 은행도 파산할수 있고 국가도 부도 날 수 있다. 다만 그럴 확률이 아주 낮고, 또한예금자보호법 같은 장치를 통해서 어느 정도 보전되기 때문에 그렇게 분류한다. - P77

투자에서의 위험은 ‘손실 가능성‘과 ‘불확실성‘ 두 가지다.
첫 번째 위험은 돈을 잃을 가능성을 말한다. 손실이 난다는 말이다.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게임에서의 위험이란 직관적으로도 돈을잃는 것이라는 게 이해가 간다. 문제는 투자를 하지 않았는데도 돈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를 하지 않았는데도 돈을 잃고 있다는게 무슨 소린가? 많은 사람이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가만히 있는데도 돈을 잃고 있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 P78

두 번째 위험은 ‘불확실성‘이다.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오를지 떨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다른말로 ‘변동성‘이라고도한다. - P80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가 퇴직한 뒤에도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입된 퇴직금의 한 형태다. 근로자가 이직하거나 퇴직할 때 받은 퇴직금을 본인 계좌에 적립하거나 자신의 돈을 추가 납입해 운영하다가 55세 이후에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받는 연금 상품이다. 연금저축제도 역시 부족한 노후 자금을 개인이 직접 적립하게 하여 퇴직 후 노후 생활의 안정을 꾀할수 있게 도입되었다. - P89

자산배분 투자 이외에도 다양한 투자 방법이 있다. 가치투자, 모멘텀투자, 기본적분석, 기술적분석 등 다양하다. 이런 투자 방법은대부분 주식에 투자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노출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주식시장은 거품과 폭락을 반복한다. 문제는 내가 은퇴하는 시점, 연금을 수령하고 싶은 시점에 주식시장이 폭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90

2008년 금융위기 때 한국 주식이나 미국 주식 모두 50% 하락했다. 한국 주식(코스피200)이나 미국 주식(S&P500)에 연금을 두었다면수령할 수 있는 연금이 50%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노후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노후 대비 자산은 무엇보다 안정성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예금만한다면 물가상승률을 따라잡기도 벅차다. 투자수익률을 높여야 하는데, 이런 행위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한 위험을 담보로 한다면 어려운 문제가 된다. 하지만 자산배분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고 적절한 수익을 추구한다면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P90

한국 주식시장은 2008년에 50%, 2018년에 20% 하락했다. 이럴 때 한국 주식이나 미국 주식에만 투자한 투자자는 하락을 고스란히 감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러 자산으로 배분하여 투자한포트폴리오는 이런 하락기에도 크게 하락하지 않으며, 장기수익률역시 주식의 수익률에 버금간다. 자산배분은 이렇게 포트폴리오의변동성을 낮추면서 적절한 수익을 만들어준다. - P91

정부는 노후 대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퇴직연금제도와 개인연금제도를 통해 국민 스스로 은퇴자금을 마련할 방법을 제공하고있다. 이런 제도의 특징은 소득공제와 과세이연, 저율과세 등의 혜택이다. ETF 상품을 이용해 스스로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점 역시 매우 큰 장점이다. - P94

연금저축 가입자는 적립금을 운용해 얻은 이자나 배당에대한 세금을 소득이 발생하는 즉시 내는 게 아니라 나중에 연금을수령할 때 납부한다. 이렇게 세금을 내지 않고 자금을 장기간 운용하면 그만큼 복리 효과가 커진다. 불어난 운용 수익은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를 납부하면 되는데 세율이 아주 낮다. 현재이자나 배당과 같은 금융소득의 원천징수세율은 15.4%인데 반해, 연금소득의 세율은 3.3~5.5%에 불과하다. - P95

ISA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ndivisualSaving Account) *로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개인의 자산을 종합적으로관리하여 재산 형성을 지원하려는 취지로 도입한 절세 계좌를 말한다. 한 계좌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할 수 있다. (편입이가능한 금융상품 : 펀드, 파생결합증권, 예적금 등) 일정 기간 경과 후 여러 금융상품 운용 결과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한 다음 순이익을 기준으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특징이 있다. 가입 한도는 연 2천만원, 총 1억 원까지 가능하며,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가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기존 소장펀드, 재형저축 가입 자격보다 완화) - P101

연금저축과 IRP 계좌를 활용해 해외주식이나 채권, 상품 투자를 할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은 "과세이연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점이다. 앞의 사례처럼 일반 해외펀드에 투자해서 이익이 나면 배당소득세(15.4%)를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연금저축, IRP계좌에서 발생한 수익은 즉시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로 과세가 미뤄진다.(이연移延) 게다가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세율은3.3~5.5%밖에 되지 않는다. - P105

부자들이 자산을 관리할 때 수익률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세금이다. 특히 이자나 배당을 많이받는 금융 자산가라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없다. 부자들이 연금계좌 연금저축, IRP)에 부쩍 관심을 갖는 이유가 이것이다. 특히 2013년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4천만 원에서2천만 원으로 낮아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커졌다. - P109

금융소득종합과세란 금융소득을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하여 과세하는 것을 말한다. 본래 이자나 배당 같은 금융소득은 소득세(14%)와 지방소득세(1.4%)를 원천징수하기 때문에 별도의 세금 신고가 필요 없다. 하지만 금융소득이 2천만 원이 넘어가면 원천징수외에 2천만 원을 초과한 금융소득을 다른 종합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등)과 합산해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 이때 금융소득에 누진세율(6.6~41.8%)이 적용되면서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 P110

연금저축과 IRP 계좌는 세액공제 혜택뿐만 아니라 운용, 그리고인출 과정에서 각각 과세이연과 저율과세라는 세제 혜택이 있다.
먼저 납입한 돈을 운용하면서 발생한 수익에 대한 세금은 모두 인출 시점까지 연기된다. 일반 금융상품에 가입해 이자와 배당소득이발생하면 15.4%의 세금을 납부한다. 그리고 만약 이자와 배당을 합한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 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까지 종합소득세를 납부한다. 그러나 연금저축과 IRP에서 발생한 운용 수익은이를 찾아 쓸 때까지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즉 계약을 해지하거나 연금을 수령할 때까지는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자산을 불려나갈 수 있다. 아울러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당할 염려도 덜 수 있다. - P111

연금저축과 IRP는 어떤 순서로 납입하면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퇴직 준비 자금의 크기에 따라 ①연금저축에400만 원, ②IRP에 300만 원, ③연금저축에 1,100만 원의 순서로불입하는 게 좋다.(총급여액 1억 2천만 원 초과 시는 ①연금저축에 300만 원, ②IRP에400만 원, ③연금저축에 1,100만 원의 순서임) ①과 ②는 세액공제를 최대한 받기 위한 것이고, ③은 두 개의 연금의 연간 납입한도인 1,800만원에 맞춰 추가 자금을 불입하는 것인데, 세액공제는 못 받지만 과세이연과 연금 수령시에 저율과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IRP가 아닌연금저축에 불입하는 이유는 IRP에 비해 투자할 수 있는 ETF 상품이 다양해서 자금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IRP에는 안전자산 의무비율 30% 제한이 있으나 연금저축에는 제한이없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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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사는 인생이기 때문에 현재가 중요하다. 현재를 위해 소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의 나‘에게도 한 번뿐인 인생이다.
‘미래의 나‘ 역시 소비가 필요하다. ‘20~30년 뒤의 오늘도 ‘미래의나에게는 현재가 된다. 인생을 ‘지금 현재‘를 위해서만 살면 안 되는 이유다. 현재 생활의 일부는 미래를 준비하는 데에 할애해야 한다. 미래의 나 역시 중요하니까 말이다. - P28

마하트마 간디는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래의 내 자산은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있다. - P29

2017년 노벨경제학상은 행동경제학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쌓은미국 시카고 대학의 리처드 탈러 교수에게 돌아갔다. <넛지>의 저자로도 잘 알려진 그의 ‘사과 실험‘은 노후 대비 저축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를 잘 보여준다. 탈러 교수는 사람들에게 다음의 두 가지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제안했다. "1년 후 사과 1개를 받을 것인지,
아니면 1년이 지난 바로 다음 날 사과 2개를 받을 것인지?" 이 질문에 실험 참가자 대부분은 이익을 2배로 키우기 위해 하루를 더 기다리겠다‘고 응답했다. - P30

모인 돈이 얼마 없어도 투자와 자산 관리를 해야 한다. 소액으로라도 투자를 시작해야 투자 근육이 단단해지고 투자 심리가 튼튼해지며 금융 이해력이 쌓인다.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지금 당장 노후를준비하면 물러나는 은퇴가 아닌 반짝반짝 빛나는 은퇴銀退)를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 P32

‘재테크‘라는 말은 보유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최대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말한다. 한자 ‘재무務)‘와 영어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인 ‘재무 테크놀로지‘를줄여 만든 말로 ‘하이테크놀로지(high-technology)‘의 합성 줄임말인
‘하이테크‘를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재테크는 본래 기업 경영에서사용하던 어지만, 경제와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산을 안전하게 불려나가려는 일반 가계에서도 쓰이게 된 말이다.
일반인에게 재테크란 모아놓은 돈을 어떻게 잘 굴려서 높은 수익을 얻느냐의 문제라고 정의할 수 있다. - P37

버는 것보다 쓰는 걸 줄이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적더라도 매달남는 돈을 챙겨야 한다. 부자란 10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10억을 갖고 있는 사람은 100억 정도 있어야 부자 아니냐고 한다.
부자의 기준을 ‘오늘의 나‘로 두면 어떨까? 오늘 내 절약과 투자가내일의 나를 오늘보다 더 부자로 만들어준다면 괜찮지 않을까? - P38

돈을 벌려면 직업이 있어야 한다. 자영업이든 직장인이든 노동을통해 돈을 벌어야 한다. 좋은 직업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어렵지만누구에게나 직업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일을 통해 돈을 벌고, 버는 돈보다 적게 소비하며 돈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모인 돈을 굴려나가야 한다. - P39

투자자의 최대의 적은 투자자 자신이다. 욕심이 투자를 망친다.
어렵게 번 돈을 날려버리는 것이다.
재테크란 노동을 통해서 돈을 벌고, 번 돈의 일부를 모아서 굴리는 것이다. 적정한 수익은 충분히 낼 수 있다. 조급함과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투자로 수익을 오랫동안 낼 수 있는 방법이 보인다. - P41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고향으로 돌아가던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섬을 지나가게 되었다. 반은 여자, 반은 새의 모습을 한 마녀 세이렌은 아름다운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하는데, 그 섬에 다가간 배는 안초에 부딪혀 가라앉고 결국 모두 죽는다. 여신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에게 이런 위험을 알려주고 그에게 한 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키르케의 충고를 듣고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에게서 살아남는다.
그는 자신을 가죽 끈으로 돛대에 묶고, 선원들에게는 귀에 밀랍을넣으라고 명령하여 유혹당하지 않도록 했다.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매혹적인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배와 부하들을 조절할수 없게 해놓았기 때문에 죽음의 해안에 접근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 얘기는 자기 조절의 중요성을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 P46

오디세우스는 그가 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한해둔 덕분에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손을 묶어 원하는 것을얻었다.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유혹에 넘어갈 것을 대비해 자신의몸을 묶도록 한 행동을 심리학에서는 ‘행동장치‘라고 부른다. 행동장치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스스로 행동에 제약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 P46

하노 벡은 또한 연금 상품을 추천한다. 연금 상품은 세제 혜택등으로 해지가 아주 까다롭기 때문이다. 즉 장기로 운용할 수 있는행동장치가 되어 준다. 노후준비에 더없이 좋은상품인 것이다.
살다 보면 돈 쓸 일은 무수히 많이 생긴다. 생활비, 자녀 교육비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여행, 쇼핑 등의 지출이 발생한다. 이건마치 세이렌의 노래와 같다. 돈을 쓸 때는 즐겁지만 어느새 자기도모르게 노후 빈곤이라는 죽음의 해안으로 가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게 연금이라는 행동장치다. 돛대에 몸을 묶은 오디세우스처럼연금에 내 돈을 묶어놔야 한다. - P50

노후 대비 투자는 장기투자다. 그런데 인간의 본성은 장기투자를 싫어한다. 따라서 노후 대비 저축에 성공하려면 인간 본성을 억누를 수 있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 이런 조건을 가장 잘 갖춘금융상품 중 하나가 바로 연금저축과 IRP 상품이다. 당장 해지하기불편하게 해놓은 것이 나중에는 큰 혜택으로 돌아온다. - P51

2012년 발표된 보고서 ‘S&P 지수와 액티브펀드의 성적 비교(SPIVA)‘에 따르면 대형성장주펀드 중 89.9%는 S&P성장주 지수를따라잡지 못했고, 소형성장주펀드 중 95.5%는 S&P500소형주600지수를 이기지 못했다.
다양한 연구의 결론은 펀드매니저가 운영하는 액티브펀드의 장기 성과가 지수를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 P54

인덱스 지수에 투자하는 방법은 인덱스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두 가지 방법이 있다. 펀드는 매수와 환매에 일정기간이 소요된다.
반면 ETF는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되는 장점이 있다. 또한 ETF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운용보수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공모펀드기준 국내주식형 펀드 연평균 운용 보수는 1.29%이다. 주식형 ETF는 4분의1 수준인 0.33%이다. 연금저축이나 IRP 계좌에 ETF를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증권사도 이런 연금계좌에서 ETF를 매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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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파블로 네루다, 세사르 바예호 등으로 대표되는 라틴아메리카 문학은 20세기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급성장세를 주도한 작가들은 주로1960년대의 붐 세대 작가들이지만, 그들의 뒤를 계속해서 이어갈포스트 붐 세대의 젊은 작가 층도 꽤나 두텁다. 이는 라틴아메리카문학이 향후의 새 시대에도 세계 문학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1999년 중앙일보에서 선정한 ‘떠오르는 밀레니엄 작가 20인 중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유일한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칠레 출신의 소설가 루이스 세뿔베다는 이런 흐름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그는 청년 시절 암울한 정치적 상황을 타파하고자 반정부 활동을 주도하였다. 그것은 바로 피노체트 정권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 P159

인권 탄압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 결과 그는 23세 때부터 오랜 망명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이 시기의 망명이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의 발로였다고 술회했다. 그는 항상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을 중시했는데, 망명도 그러한 경험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또한 망명 생활이 오히려 조국의 모습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판단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세뿔베다는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지에서 연극단체를 설립하였을 뿐 아니라 언론인으로서도 명성을 떨쳤다. 그런가 하면 국제기구인 유네스코에서 일하기도 하였다. 지금도 그린피스 일원으로 환경보호와 소수민족 보호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그러한 내용을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그는 ‘행동하는 지성‘
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고 있다.
세뿔베다는 시, 희곡, 라디오 드라마, 에세이, 단편, 중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출간했다. 1969년 쿠바의 ‘카사 데라스 아메리카스‘에서 수여하는 단편소설상 수상을 시작으로, 세계 연극 페스티벌에서는 살찐 자와 마른 자의 삶, 정열 그리고 죽음》이라는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받는 등 촉망받는 젊은 작가로 부상하였다. 그를세계적인 작가의 위치로 올려놓은 결정적 작품은 1989년에 발표한<연애소설 읽는 노인》이다. 이 소설이 유럽과 미국에서 번역되면서 본격적인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이 소설로 ‘띠그레 후안‘
상을 받기도 하였다. - P160

세뿔베다는 자연과 환경을 중시하는 환경작가다. 이 작품 역시그러한 내용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어느 날 자신의 아이들에게 인간이 자연을 훼손함으로써 빚어지는 폐해에 대해 이야기해주겠다고 스스로 약속한 것이 이 작품의 창작 동기라고 작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현대 문명이 야기한 자연과 환경파괴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고양이 소르바스와 갈매기 켕가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작품은, 동물들이 목격한 인간에 의한 환경오염 실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흑해의 기름덩어리를 온 몸에 뒤집어쓴갈매기는 죽어가면서도 인간의 해양오염 실태를 폭로하는가 하면,
고양이들조차 인간의 근시안적 자연파괴 행동을 측은하게 여긴다.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환경오염에 대한 인간의실수와 무지를 꼬집고 있는 것이다.
환경작가로서의 세뿔베다의 모습은 다른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면, 《연애소설 읽는 노인》에서는 아마존 밀림의 한 촌락을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군의 개성을 보여주면서, 생명의 근원이며 신성한 영역으로 남아야 할 자연에 대한 작가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오지 마을에 금을 찾아서 몰려온 외지인들이 원주민의 생활에 끼여들면서 발생하는 자연과 인간의 대립을통해 자연과 문명의 갈등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하고 있다.
같은 해에 발표된 《세상 끝으로의 항해》도 환경보호를 주테마로 - P161

하고 있다. 남극해에서 불법 고래잡이를 하는 일본의 해상 가공선에 맞서서 외롭게 투쟁하는 늙은 뱃사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세뿔베다 특유의 간결하고 선명한 언어는 독자들에게 남극의 바닷물과 같은 청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루하루 지구촌의 숨통을조이고 있는 환경파괴는 비단 고래나 코끼리의 살육에만 국한되는것이 아니라, 화학물질이나 핵폐기물의 불법 처리 또한 마찬가지라고 경고한다. 작가는 이런 문제를 개발국들이 저개발국들의 환경을 임의로 파괴하는 현실과 연결시키며, ‘가진 나라‘들의 ‘못 가진 나라들에 대한 기만적 약탈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결국 이 작품에서 작가는 과학과 진보에 편향된 인간들의 편의적 시각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광기‘야말로 인류가 가진 유일한 자산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세뿔베다가 구사하는 문장과 언어는 간결하고 섬세하다. 그러나그가 보내는 메시지는 강렬하고 엄격하다. 그는 서로 다른 존재를포용하고 인정할 것을 주장한다. 즉 타자와의 따뜻한 의사소통을주장하는 것이다.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될 때에야 비로소 인간의 행복과 평화가 보장될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쉬운 문체로 풀어간 이 소설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풍부한 상상력의 세계로 이끌며, 세상을 보는 눈을 넓게 해주고, 세상을 좀더지혜롭게 가꿀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는 감동적인 작품이라생각된다. - P162

참고로 이 작품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뚜스켓Tusquets 출판사가1996년에 펴낸 작품을 번역한 것임을 밝혀둔다.

2000년 6월
옮긴이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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