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행진곡 단비어린이 문학
전은희 지음, 고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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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골목길을 걷다가 들리는 피아노 소리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소리를 계기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어떤 음악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따뜻하게 들리는 피아노 소리를 듣기 위해 한동안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사람들마다 마음속에 남는 소리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기타 소리에 마음이 움직이고 노랫소리에 감동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표지를 보면 경쾌한 음악이 들리는 듯 하다. 고양이, 아이, 할머니 모두 즐거운 표정이다. 어떤 소리가 음악이 들리는지 책을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미소 지으며 표지를 보게 되지 않을까.

 

<고양이 행진곡>에서는 7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표제작은 따뜻하면서도 슬픈 이야기로 다가온다. 할머니에게 피아노는 사랑하는 딸과 소중한 추억을 담고 있다. 딸과 함께 할 수 없으니 그녀와의 추억이 담겨있는 피아노라도 가리고 있으려는 마음이 느껴져 조금은 슬퍼진다. 할머니와 초롱이의 인연도 눈여겨보게 된다. 모두가 외면하는 길고양이지만 할머니에게는 의미가 있고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서 '초롱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 생각나는 장면이다. 할머니의 피아노처럼 사람들도 추억이 담긴 물건이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보며 누군가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말랑말랑 자전거>에서 만나는 민우를 보며 동생들은 공감하지 않을까. 언니, 형이 입던 옷이나 물건을 물려받는 일이 많다. 새것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이해된다. 손재주가 좋은 아빠를 탓해야 하는 걸까. 그랬다면 다른 친구들처럼 새 자전거를 가질 수 있었을까.

 

7편의 이야기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감정들을 느낀다. 미소를 짓게 하거나 슬프고 화나는 일들도 있다.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면서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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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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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작가는 늘 소설로만 만났는데 이번에는 에세이로 만났다. 첫 에세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라는 제목을 보며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택한다는 것은 능동적인 행동이 아닐까. 행복과 불행이 있을 때 불행을 택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우리들은 불행을 피해 행복을 찾고 있다. 그렇기에 책 제목을 보며 의문이 들고 내용이 더 궁금해진다.



 

'내면의 힘을 키워라'에서 만나는 이야기는 작가의 경험이 담겨있다. 지난 시절의 이야기들은 세대 차이가 있지만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일이나 그때는 몰랐지만 어른이 되어 알게 되는 일들이 있다.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 생각하는데 그 당시에는 창피하고 숨기고 싶은 일들이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가난에 대해 가볍게 말할 수 없지만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조금은 단단해진다는 생각하게 된다.

 

책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독서로의 권유'를 눈여겨보게 된다. 책을 자주 접하지 않는 사람들의 핑계 중 하나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나 또한 일하고 있고 바쁜 일정으로 책 읽기를 미루게 된다. 독서와 사색은 우리의 삶에 있어 중요한 것임을 다시 한번 알게 해준다.

 

슬픔과 비극은 분명 피하고 싶은 그 무엇이지만 이상하게도 이 슬픔과 비극이 없는 삶은 가볍고 공허하다. 어쩌면 천박하다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삶이 누군가와 같이 걸어가는 것이라면 이해와 공감이야말로 필수 아미노산인데 슬픔과 비극을 진지하게 나누는 기회가 없다면 껍질만의 이해와 공감으로 우리의 삶을 치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p.94

 

이 문장들이 제목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불행을 택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 아닐까 했는데 이 부분을 보면서 공감하게 된다. 슬픔과 불행을 만나 그 시간을 버틴 사람들은 누군가를 이해하고 공감의 폭이 커지고 삶도 탄탄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삶이 늘 웃음과 행복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내게 다가오는 불행들을 조금은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묵직한 느낌이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작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색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책 속에서 만나는 인물들은 특별하고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평범함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책을 보며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헤아리는 사람으로 살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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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조급하고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마음 처방전, 100만 부 기념 전면 개정판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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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의 내 모습이 어떤지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보니 나는 둔감하지 못 한 사람이라는 알게 되었다. 가볍게 생각하지 못하고 주위의 반응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특히 감정 부분은 그렇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지 못한다. '불안하고 초조한 사람들을 위한 마음 처방전'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주고 상처받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



 

훌훌 털어버리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선물, 이것이 둔감력입니다. - p.39

 

조금 둔감하게 살아도 괜찮아, 직장 내 신경끄기의 기술 등 16개의 소제목만으로도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된다. 또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둔감한 마음은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하는데 나는 그 선물을 받지 못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세상에는 선물을 받지 못 한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일하면서 많은 사람과 마주하며 좋은 이야기만 들을 수 없다. 그 말 한마디 한마디를 마음속에 담아둔다면 정말 큰 병에 걸릴 것이다. 그냥 지나치려 해도 마음속에 남는 말들이 있다. 책에서는 만나는 상황들을 보며 둔감함을 가진 사람들은 스트레스도 가볍게 만들어버린다. 부럽다는 생각은 잠시, 이제는 내 앞에 있는 일들을 둔감함으로 막아야 하지 않을까.

 

오감이 지나치게 예민하면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이야기 한다. 잘 보이고, 잘 들리고, 냄새를 잘 맡는 것이 장점이 아니라 둔감하지 못한 것이라 말한다. 둔감한 사람이 예민한 사람보다 오래도록 여유로우며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한다. 둔감력 중 으뜸은 '수면력'이라고 한다. 잠자리가 바뀌는 등 환경의 변화가 있으면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사람이라 숙면을 하는 사람들이 부럽다.성공을 이룬 사람은 대부분 수면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책을 읽을수록 둔감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느낀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상황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둔감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둔감함을 가진다면 지금의 삶과는 다르게 흘러가지 않을까. 예민함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면 이 책을 보며 둔감하게 살기 위한 방법을 하나씩 알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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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해 봐요 - 판사 김동현 에세이
김동현 지음 / 콘택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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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해 봐요'라는 제목만이라도 동기부여를 갖게 하고 용기를 얻는다. 언제부터인가 무엇을 시작하는 일이 두려워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프롤로그에 만나는 글부터 공감을 갖게 한다. 고민이 많아 늘 좋은 기회를 놓치는 일이 많다. 이제부터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내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는 어리석은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고민이 너무 길면 타이밍을 놓친다. 기회는 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면 지레 겁먹고 피할 것이 아니라 뭐든 해 봐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장애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 아니라 우리에게도 다가올 수 있는 일이다. 일주일에 한 번 장애인분들을 만나고 있어 나에게는 낯선 사람들이 아니다. 특별한 사람들도 아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일원으로 생각하며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고 있다. 그래서일까,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나와 다르다는 생각이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다만 여러 가지 불편함이 있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다.

 

김동현 판사는 간단한 시술을 하다가 실명하게 된다. 로스쿨에서 과학기술 전문 변호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던 삶에 큰 시련이 다가온다. 이런 상황에 많은 사람은 분노하지 않을까. 위험을 감수한 큰 수술이 아니라 간단한 시술이었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꿈꾸던 변호사의 길을 갈 수 있을까.

 

처음부터 담담하게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응원에 힘을 얻어 자신이 원하는 꿈을 향해 걸어간다.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앞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어려운 공부인데 보이지 않으니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 배워야 하는 것들이 많다. 누군가의 아픔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게 된다. 지금 내 앞에 놓인 상황들을 보며 푸념을 할 수 없게 된다.

 

중도 장애인이 된다는 것은 더 힘든 일일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익숙했던 것들이 낯설어지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일이 두렵지 않을까. 같은 시련이 다가와도 김동현 판사처럼 마주하며 자기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늘 크고 작은 시련과 마주한다, 어떨 때는 감당하기 어려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진다. 이제는 쉽게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리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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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로 쌓은 탑 단비어린이 그림책
김이삭 지음, 신소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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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로 탑을 쌓으면 어떻게 될까요. 표지의 할머니와 아이의 모습은 다정해 보입니다. 아이는 물을 주고 있는 할머니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표지를 넘기면 작은 그림이 보입니다. 아이들과 할머니는 누군가를 배웅하고 있습니다. 여행용 가방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잠시 동안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닌듯 합니다. 이들은 누구이며 어떤 일로 헤어지게 되는 것일까요.



동시와 그림으로 만나는 <상추로 쌓은 탑>은 그림이 주는 정겨움이 있습니다. 글자 없는 그림들을 볼 때면 따뜻함까지 느껴집니다. 누군가 모종에 물을 주고 있는 모습은  다정스러움이 담겨 있다는 것이 전해집니다. 다음 장을 넘기니 모종을 들고 가는 할머니 뒤로 아이들이 보입니다. 아이들과 할머니는 텃밭에 정성스럽게 상추를 심습니다. 작은 잎들이 어느새 먹음직스럽게 자랐습니다. 할머니가 소쿠리에 한 장 한 장 담은 상추는 탑처럼 높게 쌓여갑니다. 가족들이 먹기에는 정말 많은 양입니다. 

 

탑처럼 높이 쌓인 상추가 담긴 소쿠리를 머리에 이고 할머니는 어디로 가시는 걸까요? 이 장면들이 아이들에게는 낯설지도 모릅니다. 어린 시절의 우리들에게는 정말 익숙한 장면입니다. 방학 때 시골에 가면 할머니는 우리들을 위해 늘 바쁘게 움직이십니다. 가끔은 우리 입맛에 맞지 않은 음식들도 있었지만 맛없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해 억지로 먹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돌아오는 할머니의 손이 가볍습니다. 소쿠리가 가벼운 만큼 마음도 가벼워지지 않았을까요.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할머니는 상추를 놓이 놓이 쌓아갑니다. 가족들도 할머니의 마음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림 속 책상 위에 놓은 편지는 우리들을 울컥하게 만듭니다. 편지를 보니 할머니와 아이들이 배웅했던 인물인지 알게 됩니다. 

 

힘들어도 눈앞에 놓인 상황들을 마주하며 이겨낼 수 있는 것은 가족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랑한다'라는 표현이 없지만 할머니의 가족이 서로 사랑하다는 것이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상추로 쌓은 탑>을 보면서 어른들은 자신의 어머니, 할머니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묵묵히 자녀들을 위해 힘들게 일하시는 우리의 부모님이 생각나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에게도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전해지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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