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인생 완주를 위한 책읽기 - 삶에 힘을 주는 책들 70
방누수 지음 / 인더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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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어떠한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 마흔의 나이. 하지만 현실은 우리들에게 달콤한 유혹을 한다. 가끔은 그런 유혹들이 나쁜 습관으로 자리잡아 조금은 힘든 40대를 맞이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20,30대와는 달리 그래도 조금은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나이가 아닐까한다. 그 전에는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들이라면 40이 넘어가면서부터는 스스로 여유를 가지려 노력한다. 반면 큰 좌절감을 맛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남보다 늦더라도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조금 늦으면 어떠하냐고 말하지만 이젠 남아있는 시간들이 그리 많지 않고 뭔가를 시작하기에는 늦은 나이라는 생각에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 것이 없는 나 자신을 한탄하게 된다.

 

우리들은 대부분의 삶을 남들과 비교하며 살아간다. 옆집 아이가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을 다니고 누군가 좋은 직장을 다니며 좋은 집을 샀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상대적으로 너무도 부족한 나를 보며 힘든 시간들을 보내기도 한다.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라 말하지만 40대가 되어 넘어진다면 쉽게 일어날수 있을까? 오히려 조급함이 드는건 왜일까? 평생 찾아오지 않았을 것같았던 40대라는 나이. 하지만 나라고해서 비켜갈수는 없을 것이다. 여전히 남들과 비교하며 부족한 나를 발견하고 무엇하나 제대로 해 놓은 것이 없나다는 사실에 마음과 몸의 병을 호되게 앓았다. 심하게 아프고 나서 생각한 것은 이제 내 삶의 반(?)을 살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였다. 컵에 반이 남은 물을 보고 반이나 마셨다며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라 반이나 남았다고 희망을 가지려한다. 물론 무엇인가 시작하기에는 늦은 나이이고 오히려 젊었을때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렇지만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을까? 그렇기에 이 책이 마음이 든다. 아직 완주하지 않은 내 삶을 섣불리 평가하는것이 아니라 행복한 완주를 위해 다시 노력해 볼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 아닐까한다.

 

'삶에 힘을 불어주는 책들 70'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힘을 주는 70권의 책을 만날수 있다. 세상의 변화를 읽다, 행복한 삶을 위한 마음 다스리기,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비결, 나를 바꾸려 하지 말고 진화시켜라, 불안, 두려움 극복하기, 나만의 명함을 만들어라는 6가지 주제를 통해 우리들은 다양한 책들을 만날수 있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책은 <40대에 다시 쓰는 내 인생의 이력서>이다. 예전에는 한 우물만 파고 직장에서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일을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은가보다. 열심히 일하겠다는 각오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평생 직장이라는 의미도 없어졌다는 생각이다. 이 나이에 이력서 쓸일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니 어쩔수 없이 새로은 일을 찾아야할 때가 있다. 능력이 없어서, 한 직장에 머물러 있지 못해서가 아니라 우리들은 어쩔수 없이 새롭게 일을 시작할수도 있다. 두려워하고 있기에는 아까운 시간이니 이제라도 새로운 이력서를 써나가야 하지 않을런지.

 

"직업을 바꿀수도 있고 직장도 바꿀 수 있다. 맘에 들지 않지만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는 것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서 그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인생이라는 장기전을 살아가는 지혜가 될 것이다. 나이도 예전 직업도 성별도 학벌도 장애물이 될 수는 없다." - 본문 25쪽

 

인생완주를 위한 책읽기가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다. 책에 소개된 70권의 책 중 읽은 책은 한 손에 꼽힐 정도이다. 앞으로 읽어야할 책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더 잘할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싶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주제는 '나를 바꾸려 하지 말고 진화시켜라' 이다. 평소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여 늘 나와 다른 모습으로 바꾸어보려 노력했다. 외모에서 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노력했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의 나를 진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고 무조건 나를 바꾸려 조금은 시간을 허비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이 주제에 소개한 책들을 먼저 읽어보려한다.

 

당장 눈 앞에서 무언가 바뀌지않고 쉽게 답을 얻을수 없음에도 우리들이 책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아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한정짓지 않더라도 책에 소개된 책을 보며 남과 비교하는 어리석은 내가 아니라 지금보다 나아지는 내가 되어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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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은 사고뭉치 동화는 내 친구 1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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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째 월요일마다 만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처음 만났던 친구는 어느새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대부분 저와 함께하는 친구들은 1학년에서 3학년까지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저와 함께하는 친구들 중에는 3년째 같이 있는 친구도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월요일이 제게는 조금 두려운 날이 되었습니다. 그전에도 많은 친구들을 만났지만 해가 바뀔수록 아이들이 참으로 개성도 강하고 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면서도 아직까지는 말썽꾸러기 친구들이 어렵기만 하네요 ㅠㅠ 오늘도 말썽꾸러기들과 조금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와서인지 이 책을 읽기 조금은 겁나기도 합니다. 현실에서 사고뭉치들과 한바탕 씨름을 하고 왔는데 이 책에서도 사고뭉치를 만나야한다니 살짝 고민이 되네요^^

 

<에밀은 사고뭉치>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로 많이 알려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입니다. 가끔은 내용을 떠나 작가의 이름만으로 선뜻 책을 선택합니다. 이 책도 아마 작가의 이름만으로 선택하지 않을까합니다.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린드그렌의 작품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이 책도 당연히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될 것입니다. 엄마들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봅니다.

 

성별의 차이를 두는 것은 아니지마 집에는 다소 내성적인 소녀들만 있어 항상 집안이 조용합니다. 오히려 어렸을때보다 학교를 다니면서 아이들이 말이 많아지고 조금은 집안에 생기가 돌고 있습니다. 그런 저희 집에 남자 조카만 오면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조용한 아이들과 달리 말도 많고 할일도 많은 아이. 처음에는조카가 유별난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조용했던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말썽꾸러기 친구들에게는 쉽게 적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에밀을 만나면서도 처음에는 쉽게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스몰란드 지방 뢴네베리아 마을의 카트훌트 농장에서 아빠 안톤 스벤손과 엄마 알마 스벤손, 여동생 이다와 함께 살고 있는 에밀은 겉모습은 더없이 얌전한 아이입니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고집불통에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입니다.다섯 살이지만 황소처럼 힘이 세고 3주 동안이나 같은 모자를 쓰고 잠을 자며 자기 마음먹은 대로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입니다.

 

에밀의 곁에서는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고기 수프를 좋아해 바닥에 조금 남은것마저 먹으려고 수프 단지에 머리를 푹 처박아 수프 단지가 귀밑까지 씌어져 병원에 가게 되는 사건, 카트훌트 농장에 잔치가 열려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는데 국기를 달아야하는 게양대에 동생 이다를 매단 사건, 갇혀 있던 목공실에서 탈출한 사건 등 장난이라고 하기엔 큰 일들이 벌어집니다.

 

"난 에밀 걱정은 별로 안 해. 오늘은 이다를 한 번밖에 안꼬집었고, 커피 크림 통도 딱 한 번 뒤엎었을 뿐이야……." - 본문 17쪽

 

엄마라 그런지 말썽꾸러기 에밀보다는 엄마에게 더 관심이 갑니다. 보통 아이들이 이렇게 말썽을 부리면 화를 내거나 혼내는 일이 많을텐데 에밀의 엄마는 참으로 평온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장난꾸러기 아들을 보며 에밀의 엄마처럼 아무렇지 않게 말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책이라 그런걸까요? 책속에서 만나는 에밀은 귀엽기까지 합니다. 아직 어린 친구가 자신의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해 벌이는 일들이라는 것을 알기에 우리들은 그래도 웃으며 바라볼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만나는 친구들에게도 이런 여유를 가질수 있는 개인적인 바람도 가져봅니다. 월요일마다 만나는 친구들도 에밀을 바라보듯 제가 많이 노력을 해야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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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롤링,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 줘 - 수업 시간마다 떠들어서 지적 받는다고?, 작가 내가 꿈꾸는 사람 5
최가영 지음 / 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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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도 너무 다르고 책을 많이 읽는다 할수도 없는 우리 가족이 공통적으로 읽은 책들은 그리 많지 않다. 성격은 비슷하지만 좋아하는 장르가 다르다보니 각자 마음에 드는 책이라 하더라고 가족임에도 섣불리 추천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우리 가족이 공통적으로 읽은 책 중에 단연 손꼽히는 것은 해리포터 시리즈이다. 아마도 큰 아이를 판타지 소설에 빠져들게 만든 계기가 된 책이 해리포터 시리즈가 아닐까한다. 한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잊을만하면 꺼내서 보고 있고 작은 아이마저 그 시리즈를 얼마전 읽고 영화까지 다 보았으니 실로 인기만점인 작품이다. 아이들과 달리 읽는 속도도 느리고 여러 번  읽지는 못하였지만 나또한 가끔 다 아는 내용임에도 심심하면 들쳐보는 책이다. 이렇게 온 가족을 책에 빠져들게 한 힘은 무엇일까?

 

'조앤 롤링,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줘'. 이제는 스토리텔링이 대세라고 한다. 자소서를 쓸때도 이야기가 없으면 안된다고 할 정도로 이야기의 힘은 크다. 이 책은 작가의 작품보다는 이야기의 세계를 접하게 된다. 어떤 힘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받을 수 있는 글을 쓸수 있게 되었는지 하나씩 알아가며 작가의 꿈을 키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볼수 있다.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가진 상상의 이야기들은 많은 역할을 한다. 단순하게 상상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글로 남길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도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은 사람이라면 작가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보다 사생활이 부각되는것이 싫었다고 할 정도로 해리포터가 나오기까지의 그녀의 삶은 그리 평탄하지 못했다. 첫번째 결혼의 실패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끝까지 글을 쓰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우리들은 마법소년 해리포터를 만날수 있었다. 아마도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진 것은 그런 환경적인 요소도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사생활이 부각되는 것이 싫다고 했지만 우리들은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가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어둠이 아닌 빛이 찾아오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보며 또다른 희망을 가질수 있는 것이다.

 

가끔은 만들어지기 보다는 타고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같은 상황이라도 조앤 롤링과 같은 사람들은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이니말이다. 또한 환경적인 요소도 무시할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엔진 제작업체 기술자인 아빠와 평범한 주부였던 엄마를 둔 조앤의 어린 시절은 책과 함께였다. 조앤의 엄마 앤은 독서광이라 조앤이 어렸을때부터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했다고 한다. 어렸을때 조앤에게 있어 책은 읽어야하는 딱딱한 내용이 아니라 재미난 장난감이였던 것이다.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상력으로 만든 이야기를 동생에게 들려주는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궁금한 것을 참지 못했던 그녀는 재미있는 것, 알아두어야 하는 것을 무조건 메모를 해 훗날 글쓰기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는다. 이렇듯 생각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우리들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도 작가들은 확실히 다른가보다.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일들도 놓치지 않고 있다. 남자 친구를 따라 맨체스터로 이사를 결정하고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로 기차 밖 풍경을 보며 마법으로 소년들을 기숙학교에 수송하는 기차같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또한 스네이프의 성격을 만들어 낼때는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힌 선생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 같으면 자신의 삶을 한탄하거나 나쁜 선생님이라며 원망하는 것으로 끝났을텐데 이렇게 자신에게 닥친 위기상황마저 책속의 이야기로 만들어낸 것이다.

 

"실패가 두려워서 자신을 구속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합해 인생을 살아서도 안 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면 전력을 다할 수 없고,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가장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 본문 149쪽~151쪽

 

하루아침 뚝딱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라 얼마나 힘든 시간을 거쳐 나온 작품이라는 것을 알기에 단순히 재능만 있는 사람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서두에 이러한 재능들은 타고나야한다는 생각을 비추었지만 그래도 누구든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만나면 얼마든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스토리텔링을 잘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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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시프트 - 시간을 사고파는 신세계 푸른숲 어린이 문학 30
김혜정 지음, 김숙경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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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연예인중 대표적 엄친딸 김태희 배우. 우연히 방송을 보다가 재미있는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중학교내내 전교 1등을 하던 그녀가 비평준화의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합니다. 자신보다 공부 잘하는 친구가 수업이 끝나자마자 뛰어서 가는 것을 것을 보고 그때부터 그 친구보다 1분1초라도 더 공부하기 위해 항상 뛰어서 집에 갔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 공평한 것이 있다면 시간이 아닐까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 그녀도 다른 친구들보다 공부할 시간을 더 만들기 위해 학교가 끝나고 항상 뛰어갔다고 하니 공부를 잘하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나봅니다. 물론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고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공부하는 학생에게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시간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같은 시간이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24시간의 차이는 많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시간을 사고 팔수 있다고 하면 어떨까요? 이 책을 보며 문득 재미있는 발상이지만 조금은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간혹 장기를 매매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자신들의 시간을 사고 파는 사람들. 물론 책에서는 합법적으로 시간을 사고 팔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이 과연 우리들의 삶에 행복을 갖다주게 될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책을 만나면서 가끔은 작가의 이야기에 소홀한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여러번 만난 작가이지만 이번에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됩니다. 청소년기의 아이가 있어 김혜경 작가는 아이와 저에게는 낯선 작가가 아닙니다. 기존의 작품들도 만났고 소녀들이라 작가의 작품 중 유난히 걸들이 나오는 제목들의 책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들입니다. 아마 저보다는 큰 아이가 좋아하는 작가일지도 모릅니다^^ 어릴때부터 이야기를 만들고 들려주는 것을 좋아해 열세살때 동화를 써서 출판사에 보냈다고 하니 저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놀라울 뿐입니다. 이런 저력이 있어서일까요? 매번 작품을 만날때마다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이번 이야기도 어쩌면 미래에 일어날수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은 무섭기도 했지만 역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은 우리들을 한시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시간유전자의 디엔에이를 잘라 유전자 구조가 비슷한 사람에게 이식하는 타임 시프트(time-shift),즉 '티-에스' 기술을 개발하여 시간 유전자의 길이를 인공적으로 조절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변하지 않은듯 합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간 유전자를 구입하여 젊음을 유지하지만 돈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 유전자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4시간을 효율적으로 쓸수 있도록 관리해는 주는 시간관리사라는 직업을 가진 엄마, 수학선생님이였지만 로봇으로 인해 직업을 잃고 전자 제품 가게를 운영하는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열두 살 소년 지오. 시간영재학교에 입학해 티-에스 재단에서 운영하는 대학을 나와 티-에스 유전자 연구소에서 일할 목표를 가지고 빈틈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 지오. 그리 어려운 환경도 아니고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지오네 가족들. 하지만 행복과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아빠는 내일도 오늘처럼 재미없을까 봐 걱정했고, 엄마는 내일이 어제처럼 가난할까 봐 두려워했다. 내일은 그냥 내일일 수 없을까. - 본문 74쪽

 

시간을 파고사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세상. 어디나 이런 일들을 찬성하는 이들이 있으면 반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기계문명에 길들여져 편히 사는 지오네 가족들과 달리 여전히 로봇이 해주는 음식이 아닌 자신이 손수 음식을 해먹고 티-에스를 반대하는 이모. 남몰래 첫사랑의 마음을 간직해온 시아누나의 충격적인 비밀. 티-에스 개발로 인해 사람들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진 것일까요?

 

내 시간은 내가 원하는 대로 쓰고싶다. 유나와 조금 더 있고 싶으면 그럴 거다. 시간은 돈이기 전에 살아가는 순간들이니까. - 본문 156쪽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나에게 시간이 좀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종종하게 됩니다. 문득 시간이 많이 주어진다고해서 나에게도 그만큼의 행복은 찾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그렇듯 지금 이 순간,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소중한 것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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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의 쿠데타 단비청소년 문학 5
나나이 고즈에 지음, 김영희 옮김 / 단비청소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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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를 지나온 사람이 느끼는 그때의 기분은 어떠할까? 그 당시 우리들에게도 남들이 모르는 아픔이 있고 아무 생각없어 보여도 우리만의 고민으로 힘들었던 시간이였다. 그럼에도 그 시절만큼 빛나는 시간들이 있을까? 존재만으로도 참으로 소중한 시절이다. 나또한 그시절 보냈음에도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지 못했듯이 그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도 자신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인지 모른다. 다시는 돌아갈수 없지만 어쩌면 그때의 마음들이 아직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기에 그 힘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혼란스러움 속에서 자신들의 보물을 찾아가는 소중한 존재들. 그 아이들의 재미있는 이야기 속으로 다시한 번 빠져든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기계체조가 아닌 신.체.조의 부원 히로세 유타. 1년전 사립고등학교에 입학한 히로세는 교내활동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어릴때 체조교실을 다녀 백텀블링정도는 가볍게 할수 있었지만 어디에도 관심이 없었다. 우연히 담임선생님께 불려가 부에 들어갈것을 강요당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신체조부의 부원이 된다. 다른 학생들뿐만 아니라 자신들조차 인정하지 못하는 신체조부원들. 남자 신체조의 볼거리는 '단체'라고 한다. 모두가 같은 장소에서 일제히 연기하는 단체는 수구를 사용하지 않고 굴신이나 도립 등과 같이 짜여진 움직임과 텀블링으로 6인이 연기하는 종목이다.

 

하지만 히로세와 신체조부원들은 어떻게 해서든 이 신체조부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러다 캡틴이 전국경기에 출전하여 자리를 비운 사이 이들은 기요미야 무리의 힙합을 보고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할지 알게 된다. 캡틴이 없는 5일동안 이들이 꿈꾸는 일들이 일어날수 있을까?

 

우리는 단지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단지 한 점의 흐림도 없는 청춘을 보내고 싶었다. 그 감정만이 우리를 폭주하게 만들었다. 한 점의 흐림도 없는 청춘 따위 존재할 리가 없다. 그런 건 알고 있다. 알고는 있지만 신체조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미안해요, 캡틴. - 본문 301쪽

 

청소년기의 시간들은 대부분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주위의 어른들과 현실에 의해 끌려가며 내 생각대로, 내 마음대로 할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있을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신체조부원으로 활동하며 누군가에 의해 끌려가기 보다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아이들. 마지막 그렇게 바라던 캡틴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오고 마지막 함께한 무대가 감동적이기는 했지만 이들은 다시 신체조부로 다시 돌아가는 일은 없다.

 

우리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히로세와 부원들이 배신을 했다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문득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책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기대하지 않을까? 캡틴이 금메달을 따고 여지껏 오합지졸의 모습이 아닌 성공적으로 마지막단체 경기를 한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다시 신체조부원으로 열심히 해보자며 격려하며 마지막을 장식했을 것이다. 우리의 바람과는 다른 결말이지만 우리는 결코 실망하지 않는다. 이들이 말한 것처럼 한점의 흐름도 없는 청춘은 없다. 그럼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고 자신들이 무엇을 할때 행복한지 알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그들의 거침없는 행동과 생각이 부러워 그 시절이 부러운지도 모른다. 현실에 안주하는 우리들은 보다 안전한 길을 선택하니 말이다.

 

"재미없는 세상을 재미있게 사는 것은 마음먹기 나름."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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