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은 사고뭉치 동화는 내 친구 1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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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째 월요일마다 만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처음 만났던 친구는 어느새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대부분 저와 함께하는 친구들은 1학년에서 3학년까지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저와 함께하는 친구들 중에는 3년째 같이 있는 친구도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월요일이 제게는 조금 두려운 날이 되었습니다. 그전에도 많은 친구들을 만났지만 해가 바뀔수록 아이들이 참으로 개성도 강하고 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면서도 아직까지는 말썽꾸러기 친구들이 어렵기만 하네요 ㅠㅠ 오늘도 말썽꾸러기들과 조금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와서인지 이 책을 읽기 조금은 겁나기도 합니다. 현실에서 사고뭉치들과 한바탕 씨름을 하고 왔는데 이 책에서도 사고뭉치를 만나야한다니 살짝 고민이 되네요^^

 

<에밀은 사고뭉치>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로 많이 알려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입니다. 가끔은 내용을 떠나 작가의 이름만으로 선뜻 책을 선택합니다. 이 책도 아마 작가의 이름만으로 선택하지 않을까합니다.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린드그렌의 작품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이 책도 당연히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될 것입니다. 엄마들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봅니다.

 

성별의 차이를 두는 것은 아니지마 집에는 다소 내성적인 소녀들만 있어 항상 집안이 조용합니다. 오히려 어렸을때보다 학교를 다니면서 아이들이 말이 많아지고 조금은 집안에 생기가 돌고 있습니다. 그런 저희 집에 남자 조카만 오면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조용한 아이들과 달리 말도 많고 할일도 많은 아이. 처음에는조카가 유별난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조용했던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말썽꾸러기 친구들에게는 쉽게 적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에밀을 만나면서도 처음에는 쉽게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스몰란드 지방 뢴네베리아 마을의 카트훌트 농장에서 아빠 안톤 스벤손과 엄마 알마 스벤손, 여동생 이다와 함께 살고 있는 에밀은 겉모습은 더없이 얌전한 아이입니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고집불통에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입니다.다섯 살이지만 황소처럼 힘이 세고 3주 동안이나 같은 모자를 쓰고 잠을 자며 자기 마음먹은 대로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입니다.

 

에밀의 곁에서는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고기 수프를 좋아해 바닥에 조금 남은것마저 먹으려고 수프 단지에 머리를 푹 처박아 수프 단지가 귀밑까지 씌어져 병원에 가게 되는 사건, 카트훌트 농장에 잔치가 열려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는데 국기를 달아야하는 게양대에 동생 이다를 매단 사건, 갇혀 있던 목공실에서 탈출한 사건 등 장난이라고 하기엔 큰 일들이 벌어집니다.

 

"난 에밀 걱정은 별로 안 해. 오늘은 이다를 한 번밖에 안꼬집었고, 커피 크림 통도 딱 한 번 뒤엎었을 뿐이야……." - 본문 17쪽

 

엄마라 그런지 말썽꾸러기 에밀보다는 엄마에게 더 관심이 갑니다. 보통 아이들이 이렇게 말썽을 부리면 화를 내거나 혼내는 일이 많을텐데 에밀의 엄마는 참으로 평온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장난꾸러기 아들을 보며 에밀의 엄마처럼 아무렇지 않게 말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책이라 그런걸까요? 책속에서 만나는 에밀은 귀엽기까지 합니다. 아직 어린 친구가 자신의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해 벌이는 일들이라는 것을 알기에 우리들은 그래도 웃으며 바라볼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만나는 친구들에게도 이런 여유를 가질수 있는 개인적인 바람도 가져봅니다. 월요일마다 만나는 친구들도 에밀을 바라보듯 제가 많이 노력을 해야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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