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특별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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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토론 프로그램에서 "문송합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으나 이내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를 줄임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 역시 문과 출신이라 그런지 문송합니다라는 표현이 낯설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에 이 책을 읽어서 그런지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로 이 말이었습니다.

 "문송했습니다!" 바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입니다.

코스모스는 우주에 관한 책 중에 가장 대중적인 책이 아닐까 합니다.
흔히들 우주를 알기 위해서는 코스모스를 읽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초보자라도 알기 쉽게 쓰여 있다고 우주 공부를 하려면 필독서처럼 읽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기 전에 그런 후기들을 보고 읽어봤습니다. 어땠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어렵다..였습니다.
정말 이 책을 읽으면서 '문송하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것인가...
이 책이 쉽다고 말한 사람들은 정말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말이죠.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우주과학에 관한 책으로 읽기보다는 인문서의 개념으로 읽었습니다.
문과 출신이라 그런지 그런 식의 이해가 더 잘 되더라....라고 제 자신을 위로하면서 말이죠.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은 인문학 또는 철학적으로도 훌륭한 책이라고 말이죠.
저자는 대체적으로 우주의 방대함, 신비함 등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인간 대 우주를 비교하면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우주에서 얼마나 작은지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얼마나 작은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나는 한갓 인간으로서 하루 살고 곧 죽을 목숨임을 잘 안다.

그러나 빽빽이 들어찬 저 무수한 별들의 둥근 궤도를 즐겁게 따라가노라면 어느새 나의 두 발은 땅을 딛지 않게 된다.  P.119


우주의 거대함과 위대함을 느낀 프톨레마이오스의 문장입니다.
우주에 비하자면 우리는 보잘것없는 생명이라는 것 그런 우리가 방대한 우주를 탐구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며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말하죠.


단 하루의 무상한 삶을 영위하는 하루살이들의 눈에는 우리 인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지겹게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한심한 존재로 보일 것이다. P.428


윗글과 참 대조적이지 않습니까?
우주에 비하면 우리는 작은 먼지 같은 존재이나 하루살이들에게는 우리는 영겁의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로 
느껴질 겁니다.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하며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하루살이들에게 한심한 존재로 보여서는 안되기 때문이죠.


인간은 지구라고 불리는 이 자그마한 행성에서만 사는 존재다.

우리는 희귀종인 동시에 멸종 위기종이다.

우주적 시각에서 볼 때 우리 하나하나는 모두 귀중하다. P.675


때론 우리는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는 것을 무척 당연하게 여기는 듯합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수십억 인구 중 한 명입니다. 개인적으로 특출나지 않는 이상 대다수가 소위 말하는 범인(凡人)으로 살아갑니다. 지극히 평범한 것이죠. 

그래서 때로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구를 벗어나 우주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는 코스모스의 글처럼 하나하나가 희귀종이면서 멸종 위기종입니다. 정말 소중한 존재입니다.

공자 말씀에 '수신 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했습니다.
저는 코스모스를 읽으면서 상당히 동양 철학서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가 서양 사람이면서 
무엇보다 과학을 중시하는 이 책에서 말이죠. 
물론 제가 보고 싶은 관점에서만 책을 봤다는 한계가 있으나 이 책은 우주과학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학문 전체를 다룰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유시민 작가가 무인도에 왜 이 책을 가지고 가고 싶었했을지... 조금이나마 
그 기분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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