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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키퍼스 와이프
다이앤 애커먼 지음, 강혜정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평점 :
인류 역사에 있어 전쟁은 가장 비극적인 역사입니다. 인간이 가장 인간다울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만들어버리죠.
그래서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은 항상 참혹하고 비참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인간다움을 유지하며 전쟁을 버티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가장 비참하기에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는 더욱
빛을 발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더욱 감동을 주게 됩니다.
이 책도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처음 책을 볼 때 단순히 동물원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단체들의 이야기처럼 말이죠.
그래서 큰 기대가 없었던 책이었습니다.
실제로 책도 큰 변화가 없는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쟁인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 이야기는 극단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동물원을 운영하는 주인공은 전쟁의 한 가운데 놓이게 됩니다. 조국 폴란드가 독일의 침공을 받았던 것이죠.
나치군들이 일방적인 학살과 파괴가 지속하면서 주인공의 평화로웠던 동물원은 지옥으로 변하게 됩니다.
전쟁통 속에서 자신들이 키우는 동물들을 차마 버리고 가지 못해 동물원에 남은 주인공은 동물 아니 그 이상의 무엇을 지키기 위해
동물원에 남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유대인입니다.
유대인들이 단지 유태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독일군에게 무참히 학살당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던 주인공은 자신의 동물들과
유대인들을 지키기 위해서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유대인들을 자신의 동물원에 숨기는 것이죠.
이것은 큰 결심이 아니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나라 전체가 독일의 감시 속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독일 감시인들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만의 기질을 발휘해 유대인들을 보호합니다.
책을 읽어가면서 주인공은 마치 노아이고 동물원은 방주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성경에서 등장하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 말이죠.
책은 주변인물들의 회고록, 이야기 그리고 다양한 사료와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만들어졌습니다.
실화와 소설의 중간경계에 걸쳐있으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피어나는 감동이기에 이 책은 몇 배의 감동을 줍니다. 내가 주인공의 입장이었다면 그런 위대한 결심을
할 수 있었겠느냐의 자문을 하면서 결코 주인공처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었던 위대한 이야기 '주키퍼스 와이프'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