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세트 - 전3권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미학이란 사전적 정의를 토대로 본다면 아름다움을 배우는 학문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미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역사 이래로 미의 기준은 항상 변해왔다. 때문에 그것을 시대를 통틀어 규정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미학의 벽은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유교의 국가이다. 
유교의 기준의 틀은 엄격하다. 그리고 그것을 벗어나게 되면 사람들은 결코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이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교육의 실태다. 오랜 시간 형성되어 온 교육의 관습으로 인해 학생들은 정형화된 커리큘럼속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을 한다.
미술이 그 대표라 할 수 있는데 그로인해 월드클래스가 될 수 있는 새싹들은 대부분 초등교육에서 그 성장이 멈추게 된다.
성인이 된 후에도 그 영향력은 지속되어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미술관을 찾지 않고 관심도 두지 않게 된다.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는 이런면에서 대중들에게 미학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작가 자신이 미학을 전공했고 풍부한 경험들이 책 속에 녹아들어 가 있다.
또한 다양한 삽화가 첨부되어 보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 것이 미학과 철학의 연결이다.
이 책은 단순히 미학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작품속에 들어있는 시대상, 사회상, 인간상 등 다양한 철학적 지식들을 소개한다.
즉 철학과 미학의 경계선에 서 있는 셈이다. 양쪽 모두 발을 담근채로 말이다.

그것은 어떤 지식에 대한 갈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미학에 관심이 있고 철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예륻 들어본다면 p.49 "처음 신을 죽인것은 니체가 아니다." 라는 문장이다.
철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니체가 누군인지 알 것이다.
니체의 "신은 죽었다"라는 문장은 많은 것을 내포한 말이다. 니체가 살던 시기는 산업화가 활발히 진행되었던 시기다. 근대시대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 이전시대 즉 중세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인간의 삶은 신에 의해서 선택된 삶이다. 종교가 모든것을 지배하던 시기이고 인간의 존엄성보다는 
신에 대한 충성, 경배가 더 큰 가치를 가지던 시대다.

그랬던 신의 존재가 산업화와 더불어 진화론의 등장 등으로 인해 인간들의 가치추구가 변화가 생긴다. 
점차 입지가 좁아지면서 인간들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현실순응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전까지 신에 의해 결정되었던 인간의 삶의 방향성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허무주에 도달하게 되면서 니체는 삶의 목적, 의욕, 가치, 존재의 이유를 상실한 인간들에게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 것이다.

어떠한가? 단순히 처음 신을 죽인것은 니체가 아니다. 라고 활자 그대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되어버리면 그 문맥상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내용을 완벽하게 흡수 할 수 있겠는가?

때문에 이 책은 장점과 동시에 단점을 가진 책이다.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철학과 미학 두 가지에 대한 어느정도 배경지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독서의 즐거움보다는 공부의 어려움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

아쉬운 점 하나를 더 든다면 미학 오디세이에 동양화의 비중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서양학을 전공했기에 그랬다는 것이 이해가 된다 미학 오디세이라는 제목을 달았다면 동서양을 넘나들며 미학을 소개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내용에 충실했다면 서양미학 오디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미학이라는 것이 다소 불편하고 익숙치 않다는 것이 기존의 생각이였다. 물론 그 생각이 이 책 한권으로 바뀌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학의 불편함이 조금은 해소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기존의 미학책들은 워낙 전문가적 시선에서 바라본 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