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사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 시작은 아마도 "아빠 좋아? 엄마 좋아?"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려서 하는 선택은 대다수 부모의 그늘 아래서 진행되기 때문에 그로 인한 기회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지만 성인이 되어 사회에 진출하게 되면 더이상 부모의 그늘이 없기 때문에 선택에 있어 보다 신중하게 됩니다.

전반적인 책의 분위기는 잔잔한 물결 같습니다. 폭포에 몰아치는 물보라 같은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였습니다.

총 6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그리고 모두 성인들이라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때문에 자신의 선택에 있어 보다 신중하게 생각합니다. 그것에 대한 기회비용을 잘 알기 때문이죠.

주인공들은 다양한 과정을 거쳐 결국 선택의 기로에서 한가지를 선택하게 됩니다. 당연히 그것에 따른 기회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자신의 삶에서 선택하지 않았던 다른 길보다 더 큰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선택의 결말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주인공들이 선택을 했다는 것에 주목
하기 때문입니다. 

선택이라는 것은  결심 또는 결정이라는 큰 감정이  깔려 있는 행동입니다.
즉 이것에 있어 주인공들은 주관적, 능동적인 감정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기분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주인공들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켜 읽기 때문이죠. 


단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수호신'이라는 단편이였습니다.
주인공 유스케는 대학생으로 수업과 일을 병행하는 학생이였습니다. 때문에 시간에 쫓겨 대학수업을 따라가기가 벅찬 상황이였지요. 그때  무료로 타인의 레포트를 대필해주는 미유키에게 관심을 가집니다.
자신 역시 대필을 부탁하기 위해서였죠. 
그러나 첫만남은 뜻때로 되지 않았습니다. 미유키가 유스케의 대필 부탁을 거절했기 때문이죠.
그로부터 1년후 유스케는  1년전의 자신의 부탁을 거절했던 것에 대한 서운함과 대필을 해주는 이유, 미유키의 본심등의 다양한 감정을 안고 미유키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서 미유키와의 관계를 회복하게 됩니다.


좋아. 시대가 당신에게 미소를 지을 날을 기다리지. -186P-


유스케라는 주인공이 대학을 다니면서 레포트를 대필해주는 니시마 미유키라는 여대생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속에 와닿는 말이였습니다. 우리는 시간상 같은 시대를 살아가지만 그 속에서 각자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시대속에서 누군가는 시대에게 미소를 받기도 했을 것이고 아직 받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받지 못한 사람들은 '아직도 나는...' 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봅시다. 
아직 시대가 미소지어주기에 자신이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시대가 미소를 지었으나 그것을 못 보고 지나친 것은 아닌지 말이죠.

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이 시대의 미소를 받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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