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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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접했을때 딱히 손이 가지 않았던 책입니다.
종교를 믿지 않았기에 성경의 내용을 담은 소설 '카인'은 낯설면서 이질적인 내용이라는 생각 때문이였습니다.
낯설었기에 첫장부터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읽다가 책을 덮기가 일쑤였고 책을 산 돈이 아까워서라도 읽어야만 한다면서 제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책을 읽었죠.
'과연 이 책을 다 읽을까?'라는 의문을 가지며 책을 읽었던 저는 하루만에 이 책의 마지막장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그만큼 저에게 충분히 흥미와 자극을 주는 책이였습니다.

성경을 읽지 않아도 카인이라는 이름은 한번씩은 접해봤을 겁니다. 성경에 기록된 최초의 살인자,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의 동생인 아벨을 죽인자 라는 낙인이 찍혀버린 카인... 
이 책은 카인의 행적을 쫓는 책입니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의 등장으로 시작되는 책의 내용은 마치 성경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세상을 만들고 인간을 창조하신 여호와가 선악과를 먹은 아담과 하와를 에덴동산에서 내쫓게 됩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뻔한 이야기를....'라고 생각했지만 여기서부터 작가의 색다른 해석이 시작됩니다.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는 동산을 지키는 천사 아자젤을 찾아가 대화를 합니다.

 

내가 파악하는 바로는 너희는 실험이였다. - 아자젤 -
뭘 증명하려는 실험인데요. - 아담 -
나도 확실히 모르기 때문에 말해 줄 수가 없다. - 아자젤 -  P31.

 

자신들을 내쫓은 여호와... 에덴동산 밖에서 만난 다른 인간들.. 모든것이 의문이였던 아담과 하와가 아자젤에게 질문을 합니다.
아자젤은 세상과 인간을 창조한것은 여호와의 실험이라는 것입니다.
성경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이 내용은 크게 반감을 살 수 있는 내용일 것입니다. 여호와는 인간을 근엄하고 
신성한 존재가 아닌 단지 하나의 실험체로 여겼기 때문이죠. 그것은 인간존재 그 자체를 깎아내리는 내용인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카인이 아벨을 죽이고 여호와에게 낙인이 찍혀 세상을 방랑하게 되면서 카인은 여호와의 존재에 계속적인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해답을 바빌로니아에서 바벨탑을 짓고 있는 사람에게 듣게 됩니다.

 

여호와의 큰 결함은 질투예요. P104

 

그렇습니다. 모든것을 아우르면서 너그러운 존재일것 같았던 여호와에게도 결함이 존재했던 겁니다.
그것도 인간이 쉽게 느낄 수 있는 저급한 감정 중 하나였던 질투인 것이죠.
결국 무너지고 마는 바벨탑,  그 이후에 등장하는 소돔과 고모라의 무차별적인 학살등등... 여호와가 보여주는 모습은 조물주가 아닌 한낱 시기꾼 같은 모습인 것이죠.

이것은 어쩌면 성격모독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많은 비난을 있을 수 있을지라도 자신의 관점을 그대로 관철하겠다는 저자의 의지인 것이죠.

자신의 마지막 작품을 왜 이런 내용을 담은 것일까?...
사후 천국으로 갈 수 있는 꽃길을 스스로 걷어차는 꼴이 아닌가?
약간의 웃음을 주면서 책의 마지막장을 덮었습니다.

종교를 믿지 않았기에 어쩌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종교가 보여주었던 사회적 문제점들을 마치 사이다를 마신것처럼 시원하게 내려가게 해주는 책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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