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블 이야기
헬렌 맥도널드 지음, 공경희 옮김 / 판미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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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관계를 통해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그러나 그런 관계가 간혹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이별이 그것이다. 그것은 자의 또는 타의로 형성된다.
관계의 부재로 인해 받은 상처는 다시 관계로 회복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또다른 만남이라고 말한다.
그 만남을 사람에서 찾는 사람이 있고 다른 동물과의 만남을 통해서 찾는 사람이다. 후자에 선택되는 동물은 대개 개와 고양이다.
우리는 이런 동물들을 애완이 아닌 반려동물이라 부른다.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존재로 그것을 찾는다. 바로 매다.
매는 하늘의 제왕이라 불리며 생태계의 최상의 포식자로 군림하는 존재다. 그만큼 야생성이 다른 동물에 비해 강하다.
그러나 인간은 이 동물을 길들여왔다. 우리의 조상들이 매사냥을 즐겨했던 것이 그것을 말해준다.
여기 이 책도 매를 길들인다. 과거 매사냥으로 길들였던 그런 존재가 아니다. 앞서 말한 반려동물로써 매를 길들인다.
인간을 잘 따르는 개와 고양이 같은 종류가 아닌 길들이기 어려운 존재인 매를 선택한 주인공,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책은 자전적 소설이다. 저자인 헬렌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헬렌은 갑작스런 소식을 접한다. 아버지의 사망소식이다. 너무나 크게 다가온 아버지의 부재...헬렌은 이것을 이기지 못하고 방황한다.
그녀는 아버지의 부재를 매를 통해서 이겨내려고 한다. 매는 어린시절 자신과 아버지가 공유했던 추억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참매 메이블과의 인연은 헬렌을 기쁘게 때론 아프게 성장시킨다.

성장시킨다는 표현이 어색해 보이는가? 
그러나 이것은 성장 소설이다. 어린 참매였던 메이블이 헬렌과의 훈련과정을 통해 훌륭한 매로 성장하는 것과 메이블을 통해 아버지의 부재를 이겨내고 보다 단단함을 가지게 되는 헬렌의 마음의 성장이 그것이다.
힘들고 어렵게 시작되는 메이블과 헬렌의 관계가 서로의 깊은 교감으로 이어졌을때 이 둘은 각각의 성장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야생은 인간의 작품일 수 있다.  - 23P -

인간이 관여하지 않았던 자연은 망가지지 않았던 상태다. 그러나 인간의 개입하여 그것을 무너뜨렸다. 잘못된 것을 깨달은 인간은 지금 그것을 복구하려고 한다. 즉 인간 이전의 야생이 인간 이후의 새로운 야생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헬렌과 메이블도 이와 같다. 본래 자연의 일부분이던 메이블은 헬렌을 만나 독단적 야생성에서 공감적 야생성으로 변화한다.
공감과 야생이 어울리지 않을것처럼 보이지만 이 책은 그것을 가능케 한다. 메이블의 야생을 통해 헬렌이 아버지의 부재의 슬픔을 치유하기 때문이다. 

결론을 지어보자.

아버지의 부재, 그것을 헬렌은 기억의 부재로 여긴다. 기억의 부재를 되찾기 위해 헬렌이 선택한것은 어린시절 아버지와 공유했던 존재인 매다. 그 당시의 매가 지금의 매가 아니였음을 메이블을 통해 느끼게 되는 헬렌은 기억의 부재를 이겨내는 선택을 한다.

이것은 결국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음을 말해준다. 아버지의 존재, 메이블의 존재, 헬렌의 존재 그것은 제각각이였지만 결국 공통으로 연결되는 존재들이였다.

나는 이 책에서 다시 한번 사회적 동물이라는 정의를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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