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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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리의 앵무새 죽이기 이후 새로운 신간이 출시된다는 말은 포털 사이트 여기저기서 들려왔었다. 앵무새 죽이기도 읽어보지 못한 나였기에 이 책을 선뜻 읽기란 조금 꺼려지기는 했으나 전작을 굳이 읽지 않아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읽어보기로 했다. 사람의 믿음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책 파수꾼이다.


책의 초반부는 성인이 되어 고향 메이콤을 떠나 뉴욕으로 가서 살게 된 진 루이즈의 일을 다룬다. 진이 과거에 메이콤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몰랐기에 나는 조금 망설였다. 전작을 먼저 읽어볼껄...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진은 휴가를 맞이하여 20년만에 고향 메이콤을 찾는다. 세월의 흐름은 그 누구라도 막을 수 없는 것인가.. 진이 상상했던 메이콤과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전부 변하고 있었다. 진이 상상했던 메이콤은 20년 전의 메이콤이였을 뿐이다.


진이 가장 크게 맞닥뜨리게 되는 존재는 바로 아버지 에디커스 변호사다. 에디커스는 진의 영웅이자 우상이였다. 인권문제에 앞장서며 해결하려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진은 20년만에 만난 아버지가 누구보다 인종 차별주의자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자기의 우상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우리는 어떨까? 대다수 자기의 부모과 롤모델이고 우상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부모의 속마음이 20년만에 들춰진다면.. 그것도 자신이 가장 혐오하는 일에 동조하고 있다면..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엄청난 충격일 것이다.

진은 아버지를 반대하고 비난한다. 모든것을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사실 이부분에서 진이 성숙하지 못한 듯한 느낌도 받는다.


아버지와의 갈등 이후 진은 메이콤에서 많은 사람들과 갈등을 겪고 되고 이를 풀어나간다. 

여기서 나는 이 책의 장르를 정확히 알게 되었다. 흑인 인권에 맞장서서 용감하게 다루는 사회적 소설이 아닌 진 루이즈 개인의 성장통과 흑인 인권을 다룬 일종의 성장 소설이였음을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제목이 왜 파수꾼인지...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는 선택에 기로에 높여있을때 과연 어느것이 옳은 것인지 판단을 해야 한다. 급진적으로 나아갈 것인지 조금 멀더라도 천천히 돌아가야 하는 것인지 말이다. 

진 루이즈 역시 그런 기로에 놓여있었다. 급진적으로 나아가려는 자신과 사회적 분위기에 맞게 메이콤에서 점진적으로 나아가려는 아버지와 사람들의 모습속에서 갈등을 한다. 그렇기에 파수꾼이 되어버렸다.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점차 자신의 생각과 의지가 그들의 의견 사이의 경계에 놓여 버린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책의 내용을 곱씹어 본다.

이 책은 왜 전작 앵무새 죽이기에서 흑인인권을 주장하던 진의 아버지 에디커스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설정했는가?

진은 메이콤으로 돌아왔지만 20년만의 귀환이다. 왜 하필 20년만인가? 더 이른 시기에 찾아왔더라면 마을의 그런 변화에 자신도 진작에 대비하고 있지 않았을까?


여러모로 생각하게 되는 구성이였다.


내가 마지막으로 느낀것은 이 책은 전작을 안 읽어도 괜찮다는 것이라는 의견에 별로 동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작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이 책을 안 읽으면 모를까.. 이 책을 읽게 되면 전작을 반드시 읽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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