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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3 : 환상 편 - 한스 팔의 환상 모험 외, 최신 원전 완역본 ㅣ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3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평점 :
이번에 만난 에드거 앨런 포(이하 앨런) 소설은 환상 편이다. 솔직히 앨런의 유명한 작품들이 미스테리 류가 많기에 나는 환상편에서 그의 어떤 작품들이 등장할지 무척 기대했다. 워낙 상상력이 뛰어난 작가이기 때문이다.
환상편에서는 총 18편의 이야기를 싣고 있는데 가장 재밌게 읽은 것은 천일야화 천 두번째 이야기이다.
천일야화는 익히 알고 있는 내용으로 샤푸리 아르 왕이 결혼을 하면 다음날 아침에 신부를 죽이는 법칙을 만들었는데 이를 세헤라자데라는 여인이 신부가 되어 자신의 목숨을 지키고자 왕에게 천일동안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목숨을 연장시키고 왕과 해피엔딩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앨런은 천 두번째라는 이야기를 내놓았다. 천일야화가 다 끝나고 난 천 두번째 이야기, 무척 궁금했다.
이전처럼 천일동안 왕은 왕비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었다. 그리고 천일이 넘어서 왕비는 왕에게 다시 이야기를 들려준다. 천일동안 그 이야기를 들었던 탓일까? 왕과 왕비의 이야기를 점차 싫증내고 부정한다. 왕비는 그럴수록 이야기의 내용을 깊게 설명하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내어 왕이 화가나게 되고 왕비를 다음날 아침에 처형 시킨다. 왕비는 아직 많은 이야기가 있고 그것을 왕이 듣지 못하는 것이 왕에 대한 벌이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형장의 이슬이 된다.
유명한 동화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후속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앨런의 천일야화도 그런 맥락에서 후속작이라 하겠다. 물론 원작자가 아닌 일종의 오마주 같은 느낌이지만 말이다.
우리가 알았던 해피엔딩은 거기까지였음을... 왕은 결국 왕비를 처형시켰음을 알게 된 어찌보면 씁쓸한 환상의 이야기였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결말을 낼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결말 그대로 나와서 어찌보면 뻔한 느낌의 소설이 아니였나 싶다.
다음으로 괜찮게 읽은 것은 한스 팔의 환상 모험이다. 한스 팔이라는 남자가 빚쟁이들에게 쫒기는 삶을 살다가 우연히 길거리에서 읽은 책을 동기 삼아 열기구를 만들어 달로 갔다 온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열기구라는 소재가 무척 흥미로웠다. 실제로는 열기구로 달을 갈 수 없지만 (그것도 신문지로 만든 열기구) 이 책에서는 달에 도착한다.
책의 대부분이 지구에서 달까지 이르는 여정의 기록들로 되어있다.
앨런이 이 책을 쓸 당시 과학으로는 달까지 갈 수 없었으나 앨런은 마치 그것을 해본냥 상당히 과학적(?)으로 달까지 여정을 닮았다.
대기와 이를 열기구로 뚫고 지나가려는 한스의 노력,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지구의 모습을 통해 그는 확실하게 달로 가고 있음을 책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있었으나 환상이라는 측면에서 이 두편이 가장 환상다운 이야기를 담았다고 생각한다. 우주에 대한 환상, 후속작에 대한 환상이라는 토대로 앨런다운 모습을 보인 책들이 아니였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