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 공포 편 - 검은 고양이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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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미스테리와 어떻게 보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 공포편, 나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앞서 1편의 미스테리에 가졌던 기대에 비해서 크게 얻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2편은 1편보다 많은 단편을 싣고 있는데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검은고양이가 실려 있어 그나마 기대를 갖고 읽어보았다.

공포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모든 나쁜 감정의 시발점이다. 공포를 먼저 겪게 되면 극에 달하는 감정들이 표출된다. 슬픔, 분노, 광기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공포는 가장 아프면서 깊은 바닥의 감정이라 할 수 있다.
2편 공포편도 이와 마찬가지다. 단순히 공포로 시작된 감정들이 2차 감정으로 변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이 펼쳐진다.
많은 수의 단편을 실었기에 모두 설명할 수 없지만 그 중에 괜찮았던 2편을 꼽아본다.

검은고양이와 어셔가의 몰락이 그것이다.
에드거 앨런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검은고양이, 이는 우리나라에도 상당히 관련 깊은 존재다. 우리는 검은고양이를 흔히 도둑고양이라고도 불렀고 영물이라 여기기도 했으면 불길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했다. 서양에서는 어떤 존재로 인식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소설속에서만큼은 검은고양이는 영물이라는 존재로 통한다. 

본래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치곤 나쁜 사람 없다고 했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공포에서 파생되는 광기로 인해 자기가 사랑하는 고양이를 죽이게 된다. 하지만 이내 죄책감으로 자신의 고양이와 비슷하게 생긴 고양이를 다시 얻게 된다. 바로 이 점이 무서운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고치려고 하는 것이 아닌 반복되는 것을 행하는 행위.. 중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의 잘못된 공포와 광기를 해결하지 못한 채 다시 고양이를 집에 들여온 주인공에게 이 고양이는 다시 공포의 존재이면서 적으로 인식된다. 그렇기에 고양이를 죽여야만 자신이 안심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아내를 죽이는 비극으로 돌아오게 되고 주인공은 점차 회복 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두번째 이야기는 어셔가의 몰락이다. 어셔가라는 특정 가문에 대한 이야기인데 중세 귀족들의 나름 가족병이라 할 수 있는 병으로 인해 공포를 얻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귀족들은 혈통을 중요하게 여겨 자신들의 가문을 상당히 폐쇄적으로 연결시키곤 했는데 이것이 악으로 작용해 가족병이 생기게 된 것이다. 주인공은 그런 상태에 이른 어셔의 친구이기에 친구 걱정을 위해 어셔가를 방문하게 된다.
중세 특유의 멋진 집이 대비적으로 을씨년스럽고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어셔의 상태가 심각하다 여긴 주인공은 어셔를 옆에서 관찰 및 보호를 하게 되는데 점차 자신도 어셔와 같은 증상을 겪게 된다. 어셔의 공포가 전염되는 것이다.
공포의 가장 무서운 점이 바로 전염이다. 옆에서 느끼는 공포가 전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자신 역시 어셔의 증상과 착란을 겪으면서 주인공은 혼란에 빠진다.

2편은 1편과는 달리 주제에 충실한 단편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읽기에 좋았다. 무더운 여름에 공포는 적격이였던 것도 한 몫 한 듯하다.
에드가 앨런 포라는 명성에 어울렸던 2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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