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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여, 춤추지 말라 - 해학과 풍자의 인문학
이인환 지음 / 도어즈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처음 책을 받았을때 해학과 풍자라는 표현이 좋았다. 기존의 인문학의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어봐서 어찌보면 조금 식상해졌을 그런 상태의 나이기에 이 책은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본래 해학과 풍자가 들어가게 되면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그 글을 무척 재밌게 다가온다.
이런 센스로 이렇게 비꼴수가 있겠구나.. 라는 놀라움과 사이다를 마시는 듯한 통쾌함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더욱 읽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인문학을 해학과 풍자로 담아냈다고 하니 기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제목 고래여, 춤추지 말라.. 무슨뜻일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어느 책의 제목인데 그만큼 칭찬을 받게되면 그 어떤 것이라 하여도 길들여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의 제목은 바로 이런점을 비꼰것이라 할 수 있다.
칭찬을 많이 하면 좋은 것이 아닌가? 받는 사람에 따라서 자신감이 생기고 능률이 상승하지 않겠는가? 라는 의심을 가졌다.
칭찬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상당히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것을 다르게 해석한다.
살펴보자.
일단 고래라는 존재를 주목해야 한다. 살아있는 생물 중 가장 큰 생물로 이것은 가능성을 의미한다. 즉 인간은 고래의 크기만큼 엄청난 가능성을 가진 존재인데 칭찬으로 인해 춤을 추게 된다. 즉 칭찬은 보상+훈련의 조합이라 하겠다. 칭찬을 주는 사람의 틀에 갇혀서 반복되는 칭찬속에 자신의 가능성을 잃어버리고 점차 틀 속에 박힌 존재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고래가 춤추기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밌는 부분은 한가지 더 있었는데 바로 사랑이다. 최근 남녀간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보다 조건식 사랑이 많아짐을 비판하며 사랑의 존재와 가치를 다시 생각해야한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사랑은 본래 '변하지 않는. 완전함' 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지만 조건이 붙게 되면 그 사랑은 완전함에서 한계를 가지게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때문에 사랑은 쉽게 변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이 지금의 젊은 사랑의 행태가 되어버린 것이라 말한다.
여러 분야에서 해학과 풍자가 드러나는데 때로는 어렵기도 하고 때로는 쉽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특히 철학 사상을 논할때는 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인지 한번에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나름 그쪽분야에 공부가 더 필요함을 느낀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말이 있었다.
'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 89P
이병주 선생의 산하라는 책에서 나온 말이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이 책의 모든것을 읽었다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처럼 이 책의 내용을 한줄로 깔끔하게 정리한 글이 또 있을까?
시중에는 많은 인문학 책이 나와있는데 이 책은 보통의 인문학 책에서 조금 옆길로 새는 듯한 책이다. 그래서인지 더 재밌게 읽혔다.
인문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