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과 괴이함이 묻어나는 - 꽃밥 -

꽃밥 - 제133회 나오키상 수상작
슈카와 미나토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4년 11월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가진 것은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였다. 이 책이 133회 수상작인데 불과 얼마 전 134회 수상작이였던 용의자 X의 헌신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용의자 X의 헌신을 아주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이 책에 그런 기대감이 고스란히 옮겨갔다. 게다가 책표지마저 인상적이여서 내 관심을 끄는데는 충분했다. 

'꽃밥'은 총 6편의 단편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개 단편집은 장편에 비해서 분량이 짧기 때문에 큰 감동을 주기는 어렵다. 

그래서 단편집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오키 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이 책이 그만큼 좋은 책이라는 걸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6편의 단편집의 주인공들은 모두 어린아이들이다. 그들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다양한 주제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전생, 죽음, 요정, 도까비 등등 어린시절 한번쯤 관심을 가져봤을 소재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펼쳐진다.

꽃밥이라는 책의 제목은 이 6개의 단편의 첫번째인 꽃밥의 이야기를 의미한다. 자신의 여동생이 전생의 기억을 가진 소녀라는 것을 안 오빠가 동생의 전생과 현재의 동생 사이에서 동생을 지키려는 노력과 동생의 전생을 이해하려는 내용이 담겨있다.

남매간의 우애와 부모와 자식간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이다.

6개의 단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위의 꽃밥과 두번째 이야기였던 도까비의 밤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일본인과 한국인이다.

지금은 그나마 나아졌지만 예전에 일본에 살던 한국인들은 차별을 많이 당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 역시 그런 차별을 당했던 착한 한국소년과 그를 걱정했던 착한 일본소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인이 등장해서 그런지 유독 이 이야기가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전반적으로 어린아이 시각으로 봐서 그런지 이 책에서는 유독 하나의 감정이 깊게 느껴졌다. 바로 그리움이다. 

어린아이들은 상대에 대한 그리움을 강하게 느낀다. 그들이 순수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그리움이 책 곳곳에 깊숙히 담겨져 있다.

읽는 동안 어린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그들이 느꼈던 그리움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이 더 맘에 들었던 것은 배경이다. 이 이야기들의 배경은 모두 같다. 바로 오사카 시골이다. 작가의 고향이라고 하는데 이 배경이 어린시절 내가 살던 시골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배경에서 펼처지는 이야기여서인지 더 이입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여운이 짙게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그리움도 있지만 괴이함도 포함한다. 어린시절에 TV를 봤던 미스테리 소재 같은 것들이 등장한다. 그리움과 괴이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느낌을 주는 책인 것이다. 

책의 마지막장은 덮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어린시절의 나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순수했던 그리고 따뜻했던 이야기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감동을 전달해줌으로써 이 책이 충분히 나오키상을 수상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