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치요 - 3천년 리더십의 집대성
샤오샹젠 지음, 김성동.조경희 옮김 / 싱긋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군서치요, 제목부터 낯선 이름이였다. 나름 중국 고전에 대해서 다 읽어보지는 못했어도 이름은 들어봤는데 이 책은 생소했다.

그래서일까? 더욱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3천년의 리더십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이 책이 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중국의 고전들은 당시의 시대를 고려했을때 대부분이 제왕학에 중점을 둔다. 그래서 고전들의 이야기는 일맥상통하는 느낌을 준다.

이 책도 그런 부류의 하나인데 특이한 점은 이 책을 지은 사람과 그 목적이 분명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다시 등장하기까지 다른 어떤 고전들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중국 당나라 제 2대황제 이세민에서부터 시작된다. 실질적으로 당나라의 기틀을 세운 이세민은 자신이 황제가 되고 나서 무(武)보다는 문(文)을 중시하기 시작한다.

위징, 우세남, 소덕언 등의 신하들에게 명을 내려 역대 제왕의 치국과 국정운영 사료를 정리하여 책으로 편찬하라는 명을 내린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지금 소개하는 군서치요이다.

 

이렇게 어렵게 편찬된 군서치요는 아이러니하게 송대에 들어서 실전되게 된다. 당시 인쇄술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수량의 책만이 편찬되었고 이로 인해 책이 후세에 들어와 사라진 것이다.

이것은 당태종 이후 중국의 많은 역사가 혼란의 시기가 왔음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훌륭한 책이 그렇게 사라질 수 있을까?

 

이렇게 소중했던 군서치요는 일본에서 발견되어 역으로 중국에게 전해진다. 여기서 일본에 대한 태도에 아이러니를 느꼈다. 바로 우리나라 문화재에 대한 태도 말이다. 지금의 일본이 자신들의 선조들이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했던 자세를 본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책은 총 17장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각 챕터는 천도, 덕치, 인의 등 우리가 도덕시간이나 고전을 배울때 한번쯤을 들어봤음직한 주제를 가지고 나눈 것이다. 또한 그 챕터속에 군서치요의 다양한 분야의 내용을 담았다.

군서치요는 상당히 복잡한 책이다. 총 50여권이라는 방대한 양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한 권으로 만들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의 출판사가 선택한 것이 챕터별로 구분짓고 그 챕터에 맞는 군서치요의 내용을 간략하게 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많은 양의 책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동안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가장 키포인트는 바로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이다. 제왕학을 다룬 책이다 보니 개인의 수신보다 더 큰 의미인 치국, 평천하까지 다루게 된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이 책의 가치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뛰어난 군주가 백성을 다스리면 백성은 군주의 존재만 알 뿐' 이라는 것이다.

이 문구를 읽는 순간 너무 가슴에 와 닿았다. 지금의 우리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와는 전혀 반대이다.

물론 매스컴의 발달이라는 영향이 있겠으나 우리는 우리의 리더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존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 물론 그것이 좋은 의미로서가 아니라 말이다.)

 

지식이 발달하고 문명이 발달하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몇백년 전의 조상들의 지식을 따라가고 더 배우고 반성해야 한다는 점이 서글프게 느껴졌다. 반성을 통해 발전을 해야 하건만 우리는 그런 반성조차 안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의 아쉬운 점도 있는데 그것은 이 책의 장점이면서 단점이 되는 부분이다.

바로 집대성이다. 군서치요는 고대의 많은 부분들을 집대성 한 책이다. 때문에 그것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가 매우 포괄적이고 깊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부분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중국 고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처음에 접할때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인의라는 챕터에서 다룰때 이를 설명하기 위해 등장하는 것이 '묵자'이다.

묵자 왈 이라 하면서 이 책은 인의를 설명하는데 묵자가 누구이며 그가 어떤사상을 제시했는지 모른다면 그 부분이 와 닿을 수 없다.

 

이런 부분들이 이 책 군서치요에 많이 등장한다.

 

결론은 이 책을 중국 고전에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책에 기록된 문자 그대로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있어 어려움은 크지 않다. 다만 그 깊은 뜻을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곱씹어서 읽어봐야 하고 이 책과 같이 병렬적으로 다른 고전들도 읽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그런 방식을 통해서 군서치요를 알게 된다면 이 책의 가치는 지금까지 읽었던 겉핥기식의 군서치요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군서치요가 될 것이다.

그리고 느낄 것이다. 이것이 3천년의 리더십을 담은 제왕학의 정수 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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