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가 시작되고 종이가 발명되면서 인간의 본격적인 기록의 문화가 시작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소재의 다양한 지식이 담긴 무수히 많은 글들이 종이에 기록되고 그것들을 하나씩 엮어갔다. 이것이 종이책의 시작이다.
그렇게 수많은 종이책들이 탄생하게 되었고 탄생된 수만큼의 많은 책들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 몇몇 책들은 시간을 역행하듯 오히려 시간이 흘러갈수록 더욱 사람들에게 읽혀지게 되고 평가받게 되었다. 몇 십년에서 몇 백년으로 이어지는 종이책이 가지는 물질적인 한정된 시간을 뛰어넘어 살아남은 것이다.
우리는 이런 책들을 고전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렇다. 고전의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오래되었다. 우리 인간의 평균수명보다 훨씬 말이다.
고전의 가치는 분명하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깨달음을 준다는 것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고전의 발목을 잡게 되고 말았다.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은 고전을 접하기 꺼려하고 멀리하게 되었다. 어렵기 때문이다. 당연한 것이다. 우리가 평생을 익혀야 할 지식과 깨달음을 오랜시간동안 축적해서 쌓아온 책이다보니 어려운 것이다.
분명히 도움은 되지만 어려운 고전..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이것은 평생의 딜레마 아닌 딜레마가 될지 모르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만들어진 책이다. 고전이 무엇이며 어떻게 접근해가면서 고전과 친숙해져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그것은 '기적의 고전 독서법'이다.
저자는 대단한 사람이다. 남들은 평생 읽을까 말까한 고전의 책들을 3년만에 읽어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고전을 깨달을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인 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고전의 신이라.. 어찌보면 과대포장이라는 표현 같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그것이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 책의 시작은 고전과 자기계발서를 비교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고전과 자기계발서 이 둘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차이가 있다.
어느 한 광고의 카피문구를 따르자면 자기계발서가 그냥 커피라면 고전은 T.O.P라고 해야 할까?
즉 깊이가 다르다는 것이다. 자기계발서는 정답이 존재하면서 그대로 따라하면 되는 길이 정해진 책이라면 고전은 그 속에 정답이 없고 독자 스스로 그 길을 개척해서 나가는 책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참으로 이보다 정답은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전과 자기계발서를 명쾌하게 분리하지 못했었는데 이 대답을 들으니 머리속에서 한번에 정리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과연 고전의 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밖에 이 책에서는 고전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여러 방법을 설명한다.
독서력 키우기, 정독법, 고전 노트의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는데 모두가 이해할 수 있고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무협지에서 나오듯이 진정한 고수는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듯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닌 초보자조차 쉽게 배울 수 있을 정도로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가는 글이 있었다.
- 일반서적이 고전이라는 반열에 오를때는 작가와 독자라는 관계의 선이 허물어 질 떄이다.-
그렇다. 이것이 어쩌면 고전의 가장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앞서 말했듯이 고전은 작가의 의도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서 독자가 스스로 깨닫고 판단하게 만드는 경지에 이른 책들이다. 때문에 그 오랜 역사 속에서 살아남았던 것이다.
시중에 많은 책들이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가 되지만 고전이라는 반열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한다.
물론 시간적 흐름이라는 조건이 있지만서도 말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집에 있는 고전들을 찾아봤다. 그 동안 사놓기만 하고 한번도 들여다본 적 없는 고전들은 없었는지.. 읽었다하더라도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기는 했는지를 말이다.
결론은 나는 아직 고전에 있어서는 걸음마 단계였다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처럼 신이 되기에는 아직도 걸음이 멀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고전의 진정한 의미와 그리고 그것을 깨닫게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 준 이 책은 고전을 읽으려는 많은 이들에게 사용설명서 같이 다가올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