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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의 신군주론 - 한국 민주주의의 허구를 꿰뚫는 통찰
전원책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내가 처음 군주론을 접한 것이 중학교 때의 일이다. 그때는 군주론이라는 이름도 저자인 마키아벨리도 몰랐다. 사회시간에 선생님께서 우연히 말씀해주신 군주론의 이야기를 듣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보았다. 솔직히 그때 읽어본 군주론은 무슨 이야기인지 당최 나로서는 모를 일이였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우연히 접한 군주론은 정말 재밌었다. 인간의 본성과 권력과의 관계를 이처럼 재밌게 풀어헤쳐나간 책이 또 있을까? 싶었다. 그렇게 나는 마키아벨리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이 간 것이다. 솔직히 내용보다 제목에 관심이 더 갔다고 하겠다. 신군주론이라니.. 과연 군주론과 맞먹을 정도의 또다른 군주론이 될 것인가..이것이 나의 관심사라 하겠다.
저자인 전원책은 나 역시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며 자신의 주장을 역설하는 토론 패널로서 말이다. 내가 알기론 이 사람은 상당히 보수쪽의 인물인데 보수가 바라보고 쓴 군주론은 어떤 것일지.. 그가 보는 우리나라의 정치와 보수는 어떤 것일지 궁금했다.
군주론의 핵심은 3가지였다. 지배계층, 권력, 피지배계층이 그것이다. 이 세가지 키워드가 군주론을 이루고 만들어간다.
신군주론의 핵심은 역시 3가지다. 정치가, 권력, 시민이 그것이다. 군주론과는 용어만 달라졌을뿐 키워드는 마찬가지다. 즉 그것은 마키아벨리가 책을 저술하던 16세기와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변함없이 권력관계에 묶여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신군주론의 궁극적 목표는 이 책을 통해 정치와 권력관계를 알고 그것을 통해 현 정치 나아가 미래의 정치가 보다 바르게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우리나라 정치계를 신랄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그 안에 펼쳐지는 그들만의 리그(정치인 집단 또는 마피아 집단)를 부정한다. 그래서일까? 읽는 동안 유쾌하다고 느껴지면서 답답하다고 느껴졌다.
군주론이 마키아벨리가 메디치가의 헌정하는 책이였기에 군주의 입장, 처세에 대한 조언 등의 핵심을 찌르면서 부드럽다고 한다면 신군주론 처음부터 끝까지 비판적이고 날카롭다. 정치인, 권력, 시민, 미디어 등 등장하는 모든 행태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본다.
읽는 동안 시민의 입장으로서 뜨끔하고 읽게 되는 내용도 있었다.
어쩌면 마키아벨리가 성악설을 주장했던것처럼 저자인 전원책도 성악설을 믿는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적인 내용을 찾아본다면 우리는 지도자가 선할 것이라 믿는다라는 부분과 정치인의 첫번째 조건이 지식이라는 점, 선거는 최선의 선택이 아닌 차악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투표를 하게 되면 공천 받은 인물들 중에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즉 그들이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에서 제한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차악의 선택이다. 또한 그렇게 당선된 지도자를 우리는 선한 인물이라고 믿어버린다. 그것은 지도자에 대한 우리의 기대감일수도 있겠지만 후보자가 정확히 어떤 정책으로 어떤 방식으로 나라를 이끌어갈지 알지도 못하면서 투표의 의무를 다했다는 우리들의 책임전가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당선된 지도자 또는 정치가들은 대부분이 전문적으로 정치에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저 정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또는 당선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 선택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일뿐이다. 때문에 정치판은 혼돈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책을 읽는 동안 상당히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보수주의적일것 같은 그의 시각은 책 속에서는 그렇게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상당히 중립적인 시각으로 책을 저술했다고 느껴진다.
결론적으로 군주론과 비교해서 평해보자면 군주론의 기초적인 관계와 시각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해석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신군주론이 아닐까 한다. 물론 군주론에 비해 느껴지는 깊이는 덜하지만 말이다. 내가 군주론 애찬론자이기에 그렇게 느낄수도 있을 것이다.
여튼 이 책은 군주론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봐도 좋을 책이고 정치와 권력관계에 대해서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괜찮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