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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 - 자폐증 아이와 길고양이의 특별한 우정
루이스 부스 지음, 김혜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다양한 병이 있다. 크게는 육체적인 그리고 정신적인 병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이하의 분류로 넘어가면 우리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병들이 있다. 그리고 그 만큼 병들을 없애고자 하는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있다.
육체적인 질병은 현대의학으로 치료할 수 없는 수준의 병이 아니라면 눈에 들어오는만큼 해결책도 분명하게 나타단다.
문제는 정신적인 병이다. 이런 병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기에 그 치료방법을 찾기까지 무수히 많은 인내의 과정이 필요하게 되며 육체적인 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몇 배는 힘들다.
물론 이런 정신적 병도 현대 의학을 통해 (쉽게 말해 약물 치료, 또는 상담 등) 해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조금은 색다른 방법이 있다.
바로 동물과의 교감을 통한 치료방법이다.
동물을 통한 치료법은 심심치않게 들리고 있으며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성인층보다는 어린아이층에게 많이 적용되곤 하는데 이는 상담, 약물치료등의 치료방법을 어린아이들이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어린아이들이 마음의 병을 다스리고 점차 회복시키고 동물과의 긴밀했던 교감을 점차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 이것이 동물을 통한 치료법의 궁긍적 목표라 할 수 있다.
지금 소개하는 책이 이 방법의 아주 좋은 예라 하겠다.
태어날때부터 자폐증과 근긴장 저하증이라는 아주 생소한 병을 가지고 태어난 프레이저는 자신의 주변이 매우 낯설었다. 자폐증 때문에 사랑하는 자신의 가족들에게도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힘들었고 주변환경에 무척이나 예민하게 반응한다. 또한 근긴장 저하증으로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 것 조차 쉽지 않다. 그렇기에 프레이저는 항상 타인과의 만남을 꺼려했고 이는 점차 프레이저를 고립시켰다.
그의 가족들은 이런 프레이저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반려동물이다.
사람과의 만남이 서툴고 움직이기 힘든 프레이저에게는 반려동물이라는 친구의 존재는 매우 소중하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 가족들은 빌리라는 작은 길고양이를 입양하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프레이저의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빌리를 입양했던 가족들이지만 이는 프레이저의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만남이 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대다수 사람들은 아마도 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나 점차 친해지게 되고 놀랍도록 발전하고 변해가는 프레이저를 상상하게 될 것이다.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다른 관점으로 책을 바라봐야 한다. 바로 빌리의 관점이다.
빌리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낡은 건물에 버려진 아기 고양이였다. 주변이 무섭고 항상 경계의 대상이였다. 이런 빌리가 프레이저를 만나게 되면서 점차 사람과의 교감을 시작하게 된다.
즉 프레이저가 빌리를 통해 자신의 병을 치료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빌리 역시 자신에게 있던 마음의 병을 치료해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이 책은 프레이저, 빌리 양쪽 모두의 치료방법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 하겠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프레이저, 빌리 이 두 존재가 특별하면서도 낯선 존재들이 아니였다라는 것이다. 아마도 프레이저는 빌리를 알아 봤을 것이다. 빌리도 마찬가지로 프레이저를 알아봤을 것이다. '이 사람(동물)은 나에게 정말 필요한 존재구나'라고 말이다.
물론 이들의 관계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런 갈등과 해결을 반복하면서 둘 사이는 점점 긴밀해져가고 나아가 발전하게 된다.
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이 주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하겠다.
이런 말이 있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치곤 나쁜 사람 없다라는 말이다. 이 책을 통해서 그 말이 더욱 가슴깊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