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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살자들 ㅣ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김성훈 옮김 / 살림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표지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제목부터 도살자들이고 표지에는 붉은 피가 튄 것을 표현했으니 말이다.
이 책이 하드코어한 책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야기는 20년전 여름 뢰르비 별장에서 발생된 오누이 살인사건에 대해 다룬다. 이 사건을 맡은 곳은 미결 사건을 전담하는 특별 수사반 Q이다. 수사반 일원인 칼 뫼르크와 아사드에게 사건파일 하나가 오게 되는데 앞서말한 20년전 오누이 살해사건에 관련된 파일이다. 이미 범인도 잡혔고 수사가 종결났던 사건이였지만 그들 앞에 도착한 파일은 기존의 수사결과와 전혀 다른 내용이였다. 파일을 확인한 두 사람은 오누이 살해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이렇게 진행된다. 미결 사건을 다루는 소설, 또는 드라마에서 보는 흔한 구성이다.
특이한 것은 이미 범인이 밝혀진다는 것이다. 즉 이 소설은 범인을 추적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닌 밝혀진 범인의 범죄를 증명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익숙하지 않기에 이미 맥빠진 반응을 보이기 쉽다. 나 역시 솔직히 이런 류의 소설을 많이 읽어봤지만 범인이 밝혀진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은 별로 읽어보지 못했다.
600쪽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분량에 익숙치 않는 전개라는 것이 무척 어렵게 느껴질 수가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범인은 밝혀졌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작가의 구성이 괜찮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엘리트의 이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상류층은 고귀하고 우아한 삶을 살 것처럼 보인다. 허나 그들의 다른면은 흉악하고 혐오스럽기 그지 없다. 폭행을 일삼고 심지어 살인까지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마치 영화 호스텔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나는 일반서민이기에 상류층의 사회는 본 적도 체험한 적도 없다. 그저 귀동냥으로 그들의 삶은 그럴 것이다.. 라고 생각한게 전부일뿐.. 그렇게 보여지는 그들의 모습속에는 인간 바닥의 모습을 간직한다. 그들도 인간이면서 동시에 짐승인 것이다.
나는 여기서 심각한 공감을 느낀다. 이것을 왜 공감하는가.. 그것은 계층의 열등감일 수도 있고 어색한 순응일 수도 있다. 상류층도 한꺼풀 벗겨보면 사회가 혐오적으로 바라보는 범죄자일 뿐이다.
이 책은 범죄자와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들 사이에 한 명의 공통적 인물을 등장시킨다. 그 사람은 이 사건을 풀 열쇠가 되기도 하고 사건을 덮을 열쇠이기도 하다. 이런 구성은 범죄자와 주인공들을 정면으로 만나게 만든다. 도망가는 범죄자와 이를 추적하는 형사가 아닌 것이다. 때문에 더욱 긴장감 있게 느껴진다.
이 책은 이미 시리즈로 이것이 2편이라고 하는데 나는 전편을 접해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등장인물들간의 관계가 헷갈리고 어색했으나 이내 책 속에 빠져들게 되었다.
저자인 유시 아들레르 올센이라는 작가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상당히 좋은 느낌을 준다.
그의 작품을 눈여겨 볼 것 같다.
어서 다음 시리즈가 나오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