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 장자(莊子)를 만나는 기쁨
김태관 지음 / 홍익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가치관과 기준을 세우고 세상을 평가한다. 그리고 자신이 정립한 기준에 벗어나는 무언가가 발생할 때 그것을 비판하고 멸시한다. 그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일반론적인 삶이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일침을 놓는 책을 만났다. '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가 그것이다. 뭔가 심오한 느낌을 주는 제목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것은 바로 도가사상이다. 중국 고대 노자가 펼친 도가사상, 한때는 유행처럼 번져 많은 이들이 노자의 도덕경을 손에 쥐고 다녔다. 이 책은 그런 노자의 사상을 계승한 장자의 철학을 담은 책이다.

조금 낯설었다. 도가하면 노자, 도덕경이기에 장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기껏 학창시절에 배운 호접몽 정도가 전부였으니 말이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가 장자의 사상(제물론)으로 채워진다. 철학적인 내용이기에 지루하고 어렵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다양한 사례, 일화들을 첨부하여 독자들의 흥미를 유지시킨다. 장자의 원문의 내용은 색을 달리하여 담았기에 한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장자는 상대적인 개념을 중시한다.

'상대적인 관점에서 볼때 이것보다 크다는 입장에 서면 만물에는 크지 않은 것이 없으며, 이것보다 작다는 입장에 서면 만물에는 작지 않은 것이 없다. 하늘과 땅도 큰것과 비교하면 좁쌀한 알에 불과하고 터럭 끝도 작은 것과 비교하면 태산처럼 크다고 할 수 있다.' -22P

모든것은 평등한 것이므로 귀천이 따로없고 시비를 가리며 쟁론하는 것 역시 상대적인 것이기에 하나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물질만능주의 사회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도가사상의 대가답게 도에 관한 내용도 등장한다. 노자의 사상을 계승하였기에 노자의 도와 많은부분 상통한다. 도는 어디에도 존재하지만 또한 이것은 어디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다. 불립문자(不立文字) 즉 도를 문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상의 만물속에서 진리를 찾는것 즉 세상을 귀히 여기고 돌아봐야 하는 것이다. 그저 눈앞에 소소한 이치를 따져가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좋은 가르침이라 할 것이다.

장자하면 떠오르는 말이 있다. 바로 정저지와(井底之蛙) 우물 안 개구리다. 점차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사람들에게 이보다 좋은 말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낯설고 생소한 장자와의 만남은 무척이나 유쾌하고 즐거웠다. 답답했던 일상속에서 마치 숲속을 거닐고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노자만을 떠올렸던 자신이 조금은 부끄럽게 느껴진다. 장자 역시 노자만큼 훌륭하고 뛰어난 학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줄 책이라 생각한다. 책의 제목처럼 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도가의 또다른 대가 장자를 만날 수 있었던 이 책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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