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 김말봉 애정소설
김말봉 지음 / 지와사랑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찔레꽃.. 5월에 흰색 또는 연붉은색으로 피어 9월에 붉은 열매를 맺는 식물이다. 즉 지금 시기에 절정기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찔레꽃의 꽃말은 온화, 고독, 순수한 사랑이다. 차분한 느낌을 가지는 꽃이라는 얘기다.

찔레꽃의 색깔과 꽃말을 살펴봤을때 김말봉 작가의 소설 찔레꽃도 순수한 사랑, 아름다운 사랑이 이야기의 전반을 이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김말봉표 찔레꽃 사랑은 어떻게 진행될까..

 

찔레꽃의 배경은 1930년대 후반 즉 일제강점기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을 시기이다. 독립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때인만큼 독립군의 지고지순한 사랑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예상과는 달리 평범한 인물들의 애증에 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안정순은 보유교사 출신으로 가난한 집안을 끌어가기 위해 은행 두취 조만호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된다. 적당한 보수, 자신의 적성을 살리기에 적합한 일자리라 생각한 정순에게 조만호의 가정교사는 모든 갈등의 시작이 된다.

가정교사로 일하는 정순을 눈여겨보던 조만호는 자신의 후취부인으로 정순을 맞으려하고 평상시 후취부인의 자리를 탐내던 침모는 정순을 대신하여 자신의 딸을 조만호의 합방에 들여보낸다...

 

순정만화같은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지만 찔레꽃은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들어내고 부익부 빈익빈의 차별 속에서 열등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허영심과 욕심으로 가득찬 부잣집 조만호와 정순을 하인 차별하는 그의 식구들 그 속에서 연인 민수와의 사랑과 열정으로 살아가는 정순의 모습은 결코 결말이 행복하지 않음을 말해준다.

정순을 욕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조만호, 그런 조만호의 사랑을 독차지 하려는 기생 옥란, 정순의 연인 민수를 사랑하는 조만호의 딸 경애...

삼각관계를 넘어 이들의 애증의 관계는 풀어지지 않는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켜있다.

 

그 시대에 흔하지 않는 여류작가이기에 김말봉은 잘 보기 힘든 여성의 심리적 갈등을 잘 표현하고 있다. 당시의 시대상, 연예관들을 살펴볼 수 있었고 여성의 순결의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찔레꽃이 제목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말봉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해보았는데 좋은 만남이였다고 생각한다. 현대와는 조금 다른 그 시대의 사람들의 가치관과 연예관을 읽고 느낄 수 있었던 재밌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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