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계곡 - 눈을 감고 길을 걷는 당신에게
유병률 지음 / 알투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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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인간의 역사를 돌이켜 보았을때 어떠한 사회보다 발전하였고 풍요로운 세상이 되었다. 말 그대로 살 맛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겉모습에 불과할 뿐 속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풍요로워졌으나 행복하지는 않은 것이다. 빛 좋은 개살구 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물질과 행복이 비례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더 많은 물질추구는 더 많은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누구는 성공을 하고 누구는 실패를 한다. 실패한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부러움과 열등감을 가지게 된다. 성공한 사람들은 더욱 성공하기 위해 앞만 보며 달려나간다. 그렇게 우리들은 우리가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고 위하는지 모른 채 삶을 낭비하게 된다. 자신들이 왜 죽어야 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죽음의 계곡을 떠날 수 없었던 칼라푸야 원주민 부족처럼 말이다.

 

< 저자가 말하는 죽음의 계곡 >

 

책 '죽음의 계곡'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물질적 풍요로움만을 좇는 사람들이 정체성을 상실하는 과정을 경제사의 흐름에 따라 우리에게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전설, 야만, 타협, 해체, 은폐, 탈출이라는 주제로 경제사를 소개하고 그 시대의 경제가 원했던 인간성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칼라푸야 원주민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몰살시키고 쫓아냈던 백인들, 1880년대 정유업의 대가 록펠러의 이중성, 19세기 어린 아이들까지 노동현장에 투입하여 성공을 꾀하려던 많은 노동주들의 이야기 등 그 시대에 성공을 추구했던 많은 인간성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읽고 있다보면 안타깝고 서글프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지금까지 모든 경제체제중에서 그나마 완성형에 가깝다는 자본주의의 뒷모습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뒷모습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무한경쟁시대에 살고있는 21세기의 우리들은 자본주의 뒷모습에서 허우적대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뒷모습 그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죽음의 계곡이다.

 

< 헤어날 수 없는 죽음의 계곡, 탈출구는? >

 

저자는 마지막 탈출의 주제를 통해 우리에게 죽음의 계곡을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공생이다. 귀신고래가 자신보다 약한 따개비들을 몸에 붙이고 공생한다는 사실을 예로 들면서 현재의 죽음의 계곡은 공생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먹고 먹히는 수직적인 먹이사슬의 세계라고 표현한다. 그런 죽음의 계곡을 벗어나려면 개인이 아닌 공생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몇달 전 베스트셀러였던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었다. 센델 역시 공동체 주의를 지향하면서 다가올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죽음의 계곡'의 저자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나 역시 그 동안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조금은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하는 사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다 밝은 내일을 위해서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의 계곡'은 경제사 뿐만 아니라 사회학적으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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