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서울산책

오후의 서울 산책 - 오세훈의 마지막 서울 연가!
오세훈 지음, 주명규 사진, 홍시야 그림 / 미디어윌 / 2011년 9월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서울을 채 10번도 가본적이 없다. 조금은 쑥쓰러운 사실이다. 내 스스로가 시골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니깐 말이다. 아직도 처음 서울로 상경했을때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만날 텔레비젼으로만 보았던 높은 빌딩과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 도로마다 쉽게 볼 수 있는 외제차까지 당시 서울의 모습은 나에게는 또 하나의 신세계였다. 도시적인 서울의 모습을 바라보며 놀랍기도 부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함도 느껴졌다. 도시적인 모습의 첫인상은 강렬했지만 이내 식상하고 답답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탁트인 전망, 자연과 어우러지는 풍경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나에게 서울은 그런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오후의 서울산책'은 나같이 서울 초짜(?)들에게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알려주는 책이다. 언뜻보면 가이드책자같기도 하면서 기행문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저자는 오세훈 전(前)서울시장이다. 이 책이 만들어질 당시는 서울시장이였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사실에 인생사 새옹지마가 느껴진다.

저자가 직접 돌아다니면서 전통, 창작, 생태 등 다양한 테마로 서울의 모습을 책 속에 담아냈다. 서울시장이였고 누구보다 서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을 것이기에 그가 담아낸 서울의 곳곳은 가봐도 실망하지 않을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서울이 자연과 균형적인 모습을 이루려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생태공원과 둘레길을 보고 있으면 자연친화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다양한 테마로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에는 좋은 점수를 ㅈ고 싶지만 너무 자연적이라는 이미지에 중점을 두지 않았나 싶다. 서울은 우리나라 인구가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도시이다. 한적하고 평화로움 느낌의 서울도 좋지만 조금은 사람냄새가 나는 그리고 활기찬 느낌을 보여주는 서울의 모습도 담아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괜찮다. 다양한 모습의 서울이 아니더라도  이미 각인된 도시적이고 갑갑한 느낌의 서울의 이미지를 충분히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서울을 가보고 싶다. 좀 더 여유를 두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곳을 방문해보고 싶다. 특히 책 뒷부분에 소개된 한강 자전거 도로의 지도는 꼭 한 번 달려보고 싶은 코스이다. 다양한 한강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든다.

 

대한민국 제 1의 도시 서울, 그 명성에 맞게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