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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전 1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시공사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공성전이라는 단어는 전쟁용어이다. 공격하는 쪽을 성이나 진지에서 방어하는 것 이것이 공성전이다. 즉 이 책의 배경은 전시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폴레옹의 지휘 아래 프랑스는 점차 유럽지역을 정복해 나간다. 끝없이 세력을 확장해 나갈것 같았던 프랑스의 군세는 작은 항구도시 카디스에 막히고 만다. 바다로 둘러싸인 자연지형의 영향, 해전에서 사용하던 당시 프랑스의 무기 등 카디스를 공격하기에는 부적절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요소들로 인하여 당시 어지러웠던 유럽내의 상황과는 달리 전쟁으로 인한 무역 등으로 카디스는 활기를 띠게 된다.
카디스의 활기넘치는 분위기와 유럽 전체의 전쟁이 어두운 분위기가 대조를 이루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공성전'은 총 3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카디스 도시내의 소녀 연쇄 살인사건을 해결하려는 티손형사의 이야기, 카디스를 공격하려는 프랑스 포병장교 데포소 대위의 이야기, 카디스내의 상단을 이끄는 롤리타 팔마와 그녀를 사랑하는 포획선의 선장 페페 로보의 로맨스가 그것이다.
세 이야기는 공통적으로 카디스라는 도시에 한정되어 있다. 세 이야기는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되어 각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의 연결부분으로 작용된다. 옴니버스 식의 장점은 독립적인 이야기들이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통해 독자들은 더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칫 어설픈 연계성은 전반적인 흐름을 깨뜨릴 수 있고 각각의 이야기의 구성까지 망쳐버릴 수 있다. '공성전'은 그런 부분에서 탄탄한 구성력이 존재한다. 세 이야기는 마치 다른 것처럼 보이면서도 하나의 이야기처럼 흘러간다. 또한 세 이야기의 다양한 장르적 분위기가 존재하기에 세 가지의 느낌을 같이 느낄 수 있다.
전시중이라는 배경도 한 몫을 한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프랑스의 포위속에서 카디스의 도시는 활기가 넘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카디스의 곳곳에는 불안감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티손형사가 밝히려 하는 살인사건의 긴박함은 더해지고 롤리타와 페페의 로맨스가 더욱 애절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읽는 동안 저자 특유의 구성력을 엿볼 수 있었다. 카디스라는 제한적인 장소, 공성전이라는 특유의 상황 속에서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카디스라는 도시의 매력도 느낄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찾아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카디스라는 매력적인 도시와 공성전이라는 전시적 상황 그 속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삼박자가 어우러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