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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유년의 역신들 - 계유정난과 사육신
한국인물사연구원 지음 / 타오름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인간문명이 탄생하면서 역사가 시작되면서 동서양의 역사는 한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바로 역사는 승자에 의해서 씌여진다는 것 이다. 우리나라 또한 승자에 의한 역사가 이루어졌다. 과거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를 몰아내고 왕건이 고려를 세울때에도 궁예의 최후는 비참했으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할 당시 우왕과 창왕이 신돈의 아들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신우, 신창으로 불렸던 때도 그러했다.
조선시대에 넘어와서 또 하나의 승자의 역사가 펼쳐진다. 1453년에 발생한 계유정난이 그것이다. 어린 단종을 몰아내고 임금에 자리에 오른 세조의 세력 다툼이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단종과 단종을 지키려했던 많은 충신들이 희생되었고 세조와 세조의 측근들은 승승장구하게 된다. 그리고 세조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단종을 지켰던 사육신을 비롯 많은 충신들을 배척하게 되고 자신의 선양을 합리화 시킨다.
숭무천불이 기본사상이였던 조선시대에서 유달리 불교정책을 실시했던 세조의 모습은 이런 자신의 배은망덕을 조금이나마 합리화시키기 위한 것이였던 것이다.
어린 단종은 노산군으로 강봉되고 유배지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 그리고 다시 왕으로 복위하기까지 무려 24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가능하게 되었다. 이처럼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무척이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만 가능하다. 그 당시 기득권의 세력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계유년의 역신들' 역시 역사를 조금이나마 바로잡고자해서 편찬된 책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계유정난의 배경과 사육신들과 생육신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이야기는 시간을 거슬러 이성계의 조선건국부터 시작된다. 왜일까? 그것은 적자 정통성과 왕권을 차지하고자 했던 수많은 권력다툼을 통해 계유정난의 비극을 더 극적으로 만들고자 하기 위한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이렇게 불쌍한 인물이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단종을 두고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바로 세조가 불쌍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역사속에서 왕권다툼은 빈번히 발생했었다. 왕의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경쟁자를 제거해야만한다. 물론 이 부분에서는 단종이 먼저 왕의 자리에 올랐기에 세조의 찬탈은 부당하다. 하지만 당시의 조선의 상황을 돌이켜본다면 그것은 어쩔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예부터 신권이 왕권보다 강하게 되었을때는 나라의 기강이 흔들리고 사회의 혼란이 찾아오곤 했었다.
우리도 잘 알 것이다. 신라 말기 호족, 고려 말기 권문세족과 신진사대부등이 그 예이다.
물론 이것을 당시 조선시대에 비교해본다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바탕은 같다. 당시 김종서를 비롯해 나라의 국정이 신권에 집중되었다. 태종, 세종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단종은 자신의 왕권을 지탱해줄 배경이 없었다. 아버지 문종과 어머니 현덕왕후의 죽음이 너무나 빨랐기 때문이다.
'세조가 어린 단종을 보필하면서 국정을 펼쳐나가도 되었을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신권을 누르기 위해서는 강력한 왕권이 필요하다. 어린 단종을 보필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세조는 종친의 신분이다. 때문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세조가 보위에 오르고 나서 펼친 정책들을 본다면 세조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다. 조선 법의 근간인 경국대전의 찬술이 시작되었고 태종때 실시되었던 호패법을 다시 복원하고 직전제를 실시하는 등 다방면에서 고루 활약하게 된다.
세종이 어수선한 조선을 바로잡고 세조가 조선이 조선다울 수 있는 모습의 기초를 잡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선역과 악역을 구분한다. 그렇게 한번 각인된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못하게 된다. 세조 또한 그런 인물이다. 각종 출판물, 미디어매체를 통해 보이는 세조는 항상 어린 조카를 희생시켜 강제 보위에 오른 나쁜 숙부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 책도 그러한 부분에서는 조금 아쉽다. 사육신이 주인공이기에 어쩔수 없는 것이다.
조금은 역사속의 인물들을 재평가해봐도 좋지 않을까?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