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피라예

내 이름은 피라예 - 가장 최고의 날들
자난 탄 지음, 김현수 옮김 / 라이프맵 / 2011년 8월

세상에는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이말은 즉 내가 살아온 인생과 똑같은 인생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타인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궁금해한다.

여기 궁금해 할 또 한 사람의 삶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피라예.. 그녀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책 겉표지에 등장하는 여인은 고개를 돌리면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옆에는 가장 최고의 날들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최고의 날들이라는 표현에 어울리지 않게 슬퍼보이는 여인의 뒷모습이라니 말이다. 이것은 피라예라는 여인이 삶이 결코 순탄하지 않다는 것을, 파란만장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피라예는 당찬여자이다. 자신의 주관을 관철하며 자신의 의견을 무시하는 주위의 환경에 대해 저항하고 이겨내려는 성격의 소유자다. 그렇기에 그녀의 삶은 항상 복잡하고 굴곡진 삶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겨낸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마다 '내 이름은 피라예'를 외치면서 말이다.

책 겉표지의 피라예는 슬퍼서 눈물을 훔치는 것이 아닌 기뻐서 눈물을 훔치는 것이었다.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고 이루고자 하는 것에 대해 노력하는 피라예는 마치 저자의 데자뷰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역시 터키의 여성이며 작가라는 직업에 충실한 사람이다. 저자는 피라예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오버랩시키는 것은 아닐까?

 

지금은 그런 문화가 많이 변했지만 예전의 터키는 여성이라는 존재가 매우 보수적으로 다뤄졌던 나라이다. 여성들은 온 몸을 가리는 히잡을 쓰고 거리를 다녔으며 다른 남성과의 대화도 쉽게 허락되지 못하는 존재였다. 때문에 현대판 노예처럼 힘든 삶을 살아갔다.

그렇기에 피라예 같은 여성은 터키 여성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자신들의 답답함, 억울함 등을 대변해주는 인물이기에 이 책은 터키에서 큰 인기를 누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성격이 강하고 대범함 여자를 흔히 여장부라고 부른다. 어쩌면 피라예도 여장부라 불려도 괜찮을 여자라는 생각이 든다.

비단 여자뿐만 아니라 세상에 지쳐서 힘들고, 자신의 주관이 관철되지 못하는 사람들... 자신의 삶에 대한 길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이런 피라예의 모습을 보며 조금은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