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진 음지 - 조정래 장편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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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반가운 책이였다. 조정래 작가의 또다른 작품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사촌형 방에 우연히 들어가 읽게 된 소설 아리랑..

너무나 재미있어서 사촌형을 졸라 전권을 빌려 집에서 꼬박 6일 동안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 조정래라는 작가는 내 마음속의 베스트작가로 남게 되었다.

1973년에 이미 출간되었던 비탈진음지, 21세기에 들어와 장편으로 편성되어 다시 세상의 빛을 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제목의 필체 또한 무언가 싸늘하고 차갑게만 느껴지는 것이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리 해피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이 줄거리는 1970년대 시골에 살던 남자가 급격한 산업화와 자신에게 닥친 불행으로 자신의 자녀들과 남몰래 서울로 도주해 그곳에서 정착하기까지 겪은 일이 주요 내용이다.

시골에 살던 사람이 높은 건물이 즐비한 도시안에서 생계를 위해 열심히 살아보려 하지만 도시는 만만치 않다. 그를 시골출신이라는 이유로 따돌리고 괴롭히며 구타하기까지 한다. 점차 남자는 자신감을 상실하고 점점 사회에서 소외당하게 된다.

 

1970년대.. 나의 세대는 아닌 우리 부모들의 세대다. 당시 우리나라 사회는 극도의 혼란기였다. 정치적 혼란이 있었고 산업화로 인한 경제적 혼란도 있었다. 그 혼란속에서 대다수의 서민들은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어했다. 책 속의 주인공 복천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가난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도시의 양면성 그리고 소외된 사람들...

 

이 책의 배경 서울.. 우리나라의 수도이자 제 1의 도시이다. 서울은 그 명성에 걸맞게 어느 도시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인다. 높은 빌딩과 수 많은 자동차, 사람들의 행색 등등 말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최빈민층들이 존재한다. 흔히 알고있는 달동네이다. 우리는 도시의 화려한 모습만을 보려하고 부유한 계층에게만 시선을 돌린다. 가난한 동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비탈진 음지는 이런 소외계층을 다룸으로써 우리에게 좀 더 이 계층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조정래 특유의 구성

 

조정래 작가의 작품의 구성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친근한 사투리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내가 읽었던 아리랑 역시 사투리가 등장하는데 학창시절 문학시간에도 배웠다시피 사투리는 향토성을 주기도 하고 좀 더 친근감을 주기도 한다. 비탈진 음지 역시 전라도 사투리가 등장함으로써 소외된 도시에서 시골만의 정을 찾고자 하는 것을 보여준다.

 

 

비탈진 음지를 읽으면서 동화 '시골쥐, 서울쥐'가 생각이 났다. 시골쥐가 서울쥐의 초대로 도시로 가나 이내 도시의 쓸쓸함과 삭막함에 다시 시골로 돌아오는 동화이다. 복천 역시 시골쥐이다. 도시의 삭막함, 쓸쓸함, 정이 없는 세상.. 도시의 차가운 면을 호되게 경험한다. 고양이의 무서움에 벼랑끝에 몰리면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시골쥐의 도시 생활기.. 복천의 생활과 같은 모습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소외된 계층이 많이 있다. 조금만 시선을 돌려본다면 충분히 찾을 수 있고 관심을 줄 수 있다.

 

이 책 이후로 조금은 그들의 삶을 다룬 책들이 많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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