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시골에 살았던 나에게는 지금의 아이들이 뛰노는 그런 놀이터가 없었다. 주위에는 온통 논,밭 그리고 산 뿐이었다. 농번기를 거친 논과 밭은 나와 친구들의 놀이터였고 사시사철 뒷산은 우리들의 아지트였다. 그때 당시에는 나와 친구들의 무대였던 논,밭, 뒷산 등등 모든것이 변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평생 간직할 줄 알았다. 하지만 주위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하고 아스팔트 도로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점점 우리들의 무대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다시는 만나 볼 수 없는 사진속에만 존재하는 그런 추억이 되어 버린 것이다. '뒷산이 하하하'는 어린시절 나의 놀이터였던 뒤산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책이다. 뒷산의 다양한 모습과 뒷산을 이용하는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뒷산도 우리에게 항상 아낌없이 자신의 모든것을 나누어준다. 맑은 공기, 자원이 되는 나무와 열매, 쉼터 등등 모든것을 자신이 아닌 자신을 이용하는 사람과 산짐승들에게 베푸는 것이다. 그러면서 뒷산은 생색조차 내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바라볼 뿐이다. 그래서일까? 뒷산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뒷산의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한다.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 훼손시키고 심지어 그 존재를 없애버리기까지 한다. '멀쩡한 산을 까뭉겐 것이 부끄러운 사람들은 경치를 아름답게 만들려고 한다. 그런 행위를 조경이라 부른다.' - 391P 저자 역시 뒷산의 소중함을 강조하며 사람들의 욕심에 의해 파괴되는 뒷산의 모습을 그리고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안타까워 한다. 책 속의 뒷산은 내가 생각했던 뒷산의 모습을 잘 살려내어 주었다. 언제나 누구에게든 열려있는 소중한 뒷산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또한 중간중간에 뒷산을 모습을 담은 사진까지있어 눈으로 읽은 뒷산이 아니라 보는 뒷산의 모습을 살렸다는 점에서 맘에 든다. 뒷산은 항상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결코 우리를 밀어내거나 하지 않는다. 언제나 하하하 웃는 모습으로 우리를 대한다. 제목이 '뒷산이 하하하'라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일 것이다. 어린시절 나의 놀이터이던 뒷산은 이제 다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안에서 놀던 추억은 평생 내 가슴속에 남아있다. 그 소중한 추억을 꺼내볼일이 없었던 요즘... 이 책은 소중히 간직했던 나의 뒷산에 대한 추억을 꺼내보게 만드는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