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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의 달력 - 마야 문명 최대의 수수께끼에 얽힌 진실
베른트 잉그마르 구트베를레트 지음, 박병화 옮김 / 열음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중학생이였던 나에게 1999년은 무척이나 긴장했던 시기였다. 2000년이 과연 올 것인가.. 온다면 어떠한 변화가 생기겠는가.. Y2K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등의 문제 때문이었다. 겉으로는 침착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무척이나 흥분과 긴장이 있었다. 곳곳에서 들리던 종말론에 심취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세계는 아무런 변화없이 21세기를 맞이했다. 종말론이라 대두되었던 것들은 그저 이론에 불과했다.
그러나 여기 또 하나의 종말론이 등장했다. 2012년의 지구의 종말을 예언한 그것..
그것은 마야의 달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마야는 지금의 멕시코, 과테말라 지역에서 번영했던 문명이다. 당시 아메리카의 문명은 이미 중세시대였던 유럽이나 아시아와는 달리 신석기 문명을 벗어난 정도였다. 지금도 왜 그렇게 문명의 수준이 차이가 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마야의 달력'은 마야 문명속에 존재했던 역법 중 지구 종말을 의미하는 13.0.0.0.0일(그레고리우스력 2012년12월 21일) 기초로 구성된 책이다.
책의 구성이 특이한데 제목만 봐서는 마야의 달력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 같아 보이지만 역사속의 등장했던 역법들과 정치의 상관관계, 중앙아메리카에 존재했던 문명들의 역사를 다룬다. 정작 마야의 달력은 책의 중반부를 넘어서야 만나볼 수 있다.
언뜻보면 마야의 달력이 아닌 달력과 중앙아메리카의 역사를 다룬 책이라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마야의 달력에 포커스를 두고 읽어보려 했다면 약간의 실망을 할 수도 있다.
맘에 드는 점이라면 저자는 마야의 달력을 설명하면서 나름대로의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마야의 달력의 뛰어남을 인정하면서 내재된 종말론에 대해서는 지금으 사람들의 해석에 따라 만들어진 이론으로 평가한다. 시간에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불안감이 만들어낸 이론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달력의 역사와 중앙아메리카의 역사까지 폭넓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이해수준을 넓혀준다는 점이 좋았지만 독자들의 이해수준을 높여주는 부분에서는 아쉬웠다. 각각의 문명들을 소개하면서 이와 관련된 사료들을 첨부하였다면 독자들이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진 한 장이 없다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게 생각되었다.
종말론의 해석으로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른 마야의 문명.. 그들은 정말로 지구의 종말을 예언한 것일까? 그 시기는 정확히 언제일까?
아직까지는 두고볼 일이다. 현대인들의 해석이 과연 옳은지 그른지조차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헤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문명은 찬란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마야의 종말론보다는 중앙아메리카의 문명에 관한 역사서라는 관점이 더 어울릴 듯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