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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도서관 - 책과 영혼이 만나는 마법 같은 공간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강주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서관은 보물섬 같은 곳이다. 내가 읽고 싶었던 책들이 무수히 많이 있고 무료로 빌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특별한 자격 같은 것은 없다. 이런 곳이 또 있을까.. 엄청난 보물을 담고 있고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으며 그 보물 역시 한정되어 있지 않는 곳 그곳이 바로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두가지의 모습이 존재한다. 낮의 도서관과 밤의 도서관이다. 낮에는 활기차고 질서가 존재하는 곳이다. 그러나 밤이 되면 도서관은 그 실체를 드러낸다.
'낮 동안에 도서관은 질서의 세계이다. 그러나 밤이 되면 분위기가 바뀐다. 소리는 줄어들고 생각의 아우성은 더 높아간다. 아침의 도서관이 세상의 질서를 엄격하게 지키고 이를 또한 당연히 바라는 공간이라면, 밤의 도서관은 세상의 본질로 흥미진진한 혼란을 즐기는 듯하다.' - 도서관 신화 중에서-
이 책은 밤의 도서관의 모습들을 살펴보는 그런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도서관(그냥 평범한 서재가 아니라 분명한 도서관이다)을 바탕으로 하여 도서관의 역사를 살펴보고 그 안에 존재하는 철학을 살펴본다.
총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에는 그 장과 어울리는 도서관이 등장한다. 신화 부분에서는 도서관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등장하고 형상부분에는 미켈란젤로가 건축한 피렌체의 라우렌치아나 도서관이 등장하는 것이 그 예이다.
저자는 독서가로 명성을 날린 사람이다. 다방면의 무수한 책들을 읽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읽었던 많은 책들이 등장한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책들을 인용하는데 자칫 이것이 책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한다. 독자가 처음 들어보는 책들이 많이 등장하기에 오히려 이해가 안되는 것이다. 이 책이 번역판이기에 저자가 읽는 책들은 대부분이 영어권 책들이다. 그렇기에 한국독자들에게는 더욱 이해가 어려운 것이 아닐까?
또한 모든 번역판들이 가지는 한계라 할 수 있는 용어의 사용에 있어서도 어려운 감이 있다. 독자의 수준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 역시 제각각일 수 있는데 이 책은 내 입장에서는 조금은 어려운 책이였다. 한 번만의 통독으로는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뜻을 이해하기에는 힘들다는 생각이다. 두어번은 더 읽어봐야 할 책이다.
물론 이 부분들이 아쉬운 부분일 수 있다. 그러나 책의 내용은 이런것들을 감수하고 남을 정도로 재미가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서관을 싫어 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저자의 뛰어난 구성력이 이 책의 내용의 재미를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이 넘어갈 것이다.
한때는 도서관의 사서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책을 좋아했고 그 책이 보관되어 있는 도서관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사서의 길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비록 그 길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은 그 길을 꿈꾸던 내 모습을 아련하게 떠올리게 만드는 향수 같은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