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을 기억하는가? 경술국치(1910년 8월 29일) 이후 35년 만에 한반도의 광복을 이루는 순간이다. 이날을 잊지 않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8월 15일을 광복절로 지정했다. 일본 천황의 무조건 항복과 한반도의 광복이 공식 선포 되던날 거리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태극기를 들고 나와 큰소리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모두가 꿈꾸고 소망했던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이 눈앞에 실현되었던 것이다. 모두가 그렇게 기뻐했다. 조국의 독립을...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역사를 배워왔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주제목보다 부제목이 눈에 더 먼저 들어오는 책이다. '해방은 도둑처럼 왔던 것인가?' 저자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1940년대 당시 일본은 제국주의에 사로잡혀 아시아를 넘어서 다른 대륙까지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으려 했다. 자신이 있었다. 청일전쟁에서의 승리와 러일전쟁에서의 승리가 그들의 자신감을 더욱 부추겼고 세계의 흐름이 자신들의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독일, 이탈리아와 손을 잡고 미국, 소련, 영국 등의 연합국과 전쟁을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세계 2차대전이다. 연합국을 쉽게 이길 수 있을것이라 예상했던 추축국들은 점차 연합국에 의해 밀려나기 시작하면서 힘을 잃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지식인, 지도자층 역시 일본이 패배할 것을 예상하게 되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조국의 독립이 찾아올 것임을 예상했다. 그러나 그들은 떳떳하게 자신들의 의견을 표명하지 못했다. 아직 일제의 탄압이 있던 시기였고 해방이 된 후에는 그런 생각을 했는데도 왜 행동을 하지 않았느냐?의 추궁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자발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의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에 우리나라의 독립은 미국 소련의 신탁통치라는 또 다른 지배체제를 맞이하게 되었고 남과 북이 갈리는 오늘의 현실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해방일기는 총 10권으로 구성된 책으로써 1945년 8월부터 대한민국의 탄생때까지의 사실을 일기의 형태로 기록한 책이다. 날짜별로 세밀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본으로부터 해방 직후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들을 자세히 살펴 볼 수 있다. 10년도 안되는 시기의 일들을 10권이라는 방대한 양으로 저술했다는 것이 무척이나 놀랍다. 작가의 노력과 정성이 얼마나 깃들어 있는지 알 수 있다. 해방일기 1권은 해방이 임박한 1945.8.1~10.29일까지의 일들을 기록했다. 즉 조국의 독립을 위해 준비하던 시기부터 독립을 맞이하는 순간까지의 일들을 기록한 것이다. 시간의 흐름은 불과 2개월 밖에 안되는 것이지만 이 시기에 한반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엄청난 일들이 생기게 된다. 미국의 히로시마 원폭투하 이후 일본 천황의 항복까지 급속하게 사건은 진행이 된다. 그리고 맞이하게 된 광복.. 일본당국은 한반도 내의 일본인들의 안전을 위해 조선의 지도자층들과 협정을 맺게 된다. 당시 지도자층들은 정치적 견해로 인해 무수히 많은 단체로 갈라지게 되었다. 조선총독부 엔도 정무총감은 일본인들의 안전을 위해 민족주의계의 송진우에게 협정을 시도하지만 거부당하게 되고 조선건국준비위원회의 위원장 여운형에게 협정을 시도하여 일본인의 안전을 보장받고 정치범 석방, 치안권과 재정권등을 넘겨주게 된다. 당시 우리나라 지도층들의 견해가 합쳐지지 못하고 독립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반도의 독립 준비를 위해 창설된 조선건국준비위원회는 치안대를 조직하고 식량대책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초기에는 그 역할을 잘 수행한다. 그러나 규모가 커지고 건국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내부분열이 발생하면서 부위원장이었던 안재홍이 사퇴하게 되고 당시 좌익계열 중심으로 조선인민공화국이 선포되면서 건국준비위원회는 해산하게 된다. 이후 좌익세력들이 한반도를 지배하기 시작하고 우익세력들은 송진우를 중심으로 중경임시정부를 지지하면서 '인공타도 성명'을 발표하면서 좌익의 조선인민공화국을 비판하기 시작한다. 더욱이 미국과 소련이 각각 남북을 점령하게 되고 이들의 정치적 견해의 차이는 더욱 심해지게 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의미심장한 인물이 등장한다. 대한민국 공식적 초대 대통령이자 친미세력의 일인자 이승만이다. 이승만이 등장과 함께 1권의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된다. 이승만이라는 인물로 인해 대한민국의 역사가 송두리째 바뀌게 됨을 암시하면서.... 1권의 내용은 대한민국의 독립의 진행속에서 벌어지는 지도자들의 갈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당시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지에서 급작스럽다면 급작스럽게 독립을 했기 때문에 자립의 준비시기가 없었다. 어느정도 자립의 요건이 갖춘 상황에서 맞이했어야 할 독립이 일본의 일방적인 항복과 미국과 소련의 개입으로 순식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당시 지도자 층들로 사회주의가 옳은 것인지 민주주의가 옳은 것인지의 확실한 판단이 서기 전이였고 국민들 역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해방일기 1권은 우리나라의 아픔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토록 기다려온 광복.. 그러나 그 속에는 무수히 많은 갈등이 있었고 슬픔이 들어있었다. 이 책을 통해 해방의 역사를 다시 알게 되었고 해방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