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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의 눈물
김연정 지음 / 매직하우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발해의 멸망이 거란족의 침입이 아닌 백두산의 화산 폭발로 인한 것이라는 방송을 봤다. 상당히 흥미있는 주제였다. 해동성국이라 불리는 발해가 한 순간에 멸망한 사실과 아무런 기록도 없다는 것, 당시 일본에 백두산에 있는 것과 같은 성분의 화산재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이 주장의 사실성을 더해준다.
발해를 한 순간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한 화산폭발을 일으킨 백두산이 1000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 역할을 수행하려한다.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이 일어나면서 사람들이 점차 그 전까지만 해도 휴화산으로 여겼던 백두산에 새삼 관심이 가게 되었다. 그리고 백두산이 휴화산이 아닌 활화산으로 밝혀지면서 우리나라는 점차 백두산의 화산폭발을 가정하기 시작했다. 백두산의 화산활동을 어느덧 핫 이슈가 된 것이다.
'천지의 눈물'은 백두산의 화산활동을 가정하여 쓰여진 소설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 후 2017년에 화산활동을 일으키며 그로 인해 남한과 북한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승현은 취업자리를 알아보던 중 우연히 물리학 교수 정태균의 조수를 하게 되고 두 사람은 백두산의 화산활동에 관해서 남한 대표로 가게 된다. 예전 백두산 등정에서 가이드로 연을 맺게 된 승현과 선화는 재회를 하게 되고 이들은 중국 대표 진수이룽, 일본 대표 아키라, 북한 대표 남민수와 같이 공동으로 백두산 화산활동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백두산의 화산활동이 매우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이들은 이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려 하지만 중국,북한,대한민국,일본으로 얽혀진 복잡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방해를 받게 된다. 이들의 주장은 점차적으로 묵살되면서 백두산의 화산활동의 시작은 점점 다가오는데..
이 책의 줄거리의 백두산의 화산활동에 두고 있다. 그래서 쉽게 생각해보면 백두산의 화산활동으로 인한 재난 소설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저자는 화산활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각 나라의 학자들의 갈등과 나아가 국가의 예민한 사항을 중점으로 둔다.
그 중심이 되는 인물이 주인공 승현과 북한 연구원 리용두이다. 리용두는 자신과 동갑내기인 승현의 행동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점차 승현의 자유분방함에 사로잡히게 되고 자신이 누릴 수 없었던 것을 승현이 누리는 것을 보고 자신에 배워왔던 남한의 가치관에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다. 승현과의 대화를 통해 남한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된 용두는 자신음 감시하러온 인민보안부 보안원 백동일에게 점차 반항하기 시작한다. 화산이 폭발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친해질 수 있다"는 승현의 말은 용두와 자신이 한민족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 둘이 겪는 갈등은 남한과 북한의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처음에는 서로를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대화를 통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면서 점차 한민족이라는 의식을 가지게 되고 둘은 친구가 된다. 이 둘이 친해지는 과정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한민족의 통일에 대해서 저자의 생각을 표현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천지의 눈물이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왜 천지는 눈물을 흘리는 것인가.. 아마도 우리나라의 분단의 아픔을 백두산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흘리는 눈물로 인해 남북한이 화합하여 그 위기를 넘기기를 바라는 백두산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남한과 북한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