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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연습 - 서동욱의 현대철학 에세이
서동욱 지음 / 반비 / 2011년 4월
평점 :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된 철학은 인간의 이성, 존재에 대하여 끊임없이 탐구해왔다. 많은 철학자들이 나왔고 이들의 사상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었다. 그러나 중세에 들어오면서 철학은 신학의 그림자 노릇을 하게 되었고 '철학은 신학의 시녀'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신학에게 치여 인정받지 못한 철학은 오늘날 더욱 그 가치를 상실하게 되었다.
현대사회는 물질만능주의 사회이다. 말 그대로 눈에 보이는 것, 만져지는 것, 느껴지는 것이 대세가 되는 사회이다. 이런 속에서 이성, 사상, 정신 등의 형이상학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철학은 천대받게 되었다.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철학은 더욱 그 가치를 상실하게 되고 이윽고 '과학의 시녀'로써 전락하게 된 것이다.
고리타분하고 수많은 사상가와 그에 파생되는 이론들속에서 흥미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점차 철학에서 눈을 돌리고 만 것이다.
철학연습은 이런 우리들에게 현대 철학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는 이 책은 1부에서는 스피노자, 키르케고르, 니체, 프로이트를 시작으로 20세기에 활동했던 철학가들의 사상을 정리한다. 이들의 사상은 워낙 방대하여 학자 1명의 사상만으로도 책 한권을 쓸 분량이지만 저자는 이들의 사상의 요점만을 뽑아내 간단하게 독자에게 제공한다. 마치 요약노트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2부에서는 1부의 철학 사상을 바탕으로 사랑, 정치, 돈, 시뮬라크르 등 철학을 현대의 주제에 맞게 재구성하여 우리에게 현대철학의 의미를 제공한다. 제목 그대로 철학연습을 하는 것이다.
철학이라는 학문이 워낙 까다롭고 재미가 없으며 바탕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가 어렵다. 저자는 그런 독자들을 위해 1부에 철학자들의 사상을 소개하고 2부에 그것을 바탕으로 연습에 들어가는 구조를 취한다. 나 같이 철학에 관심없는 사람들에게 알맞는 구성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학자들의 사진과 각 주제에 어울리는 사진을 첨가하여 독자들이 내용에 집중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독자들에게 현대 철학의 내용을 쉽게 풀이하여 설명하였다는 점에서 독자들이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철학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라 하겠다.
고대부터 철학자들은 인간의 자유를 중시해 왔다. 생각하는 자유, 마음대로 움직이는 자유를 생각하며 신학, 군주주의, 종교에 맞서왔던 것이다. 책 겉표지에는 한 소년이 외발자전거를 타고 두 팔을 벌리면서 도로를 달리고 있다. 주의의 어떠한 제약 없이 자신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자유보다는 어떠한 것에 예속되어 살아가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철학이 우리에게 말하는 자유는 어떤 것이며 우리에게 주고자하는 메세지는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어려울것만 같고 다가가기 어려웠던 철학을 보다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