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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그 치명적 유혹
피터 H. 글렉 지음, 환경운동연합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먹는 샘물이라 일컬어지는 생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물이다. 일반적인 구멍가게 부터 대형 마트까지 어디에서든지 구할 수 있으며 그 종류도 다양하여 소비자들은 선택할 권리를 맘껏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휴대하기도 간편하기에 너도나도 하나씩은 들고 다니는 것이 생수이다.
언론매체에서는 다양한 생수 광고가 등장한다.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를 내세워서 자신들의 생수는 마치 전 세계에 모든 생수 중 가장 깨끗한 물로 만든 것처럼 포장을 한다. 그래서 일까? 우리는 이런 광고에 현혹되어 생수가 마치 무결점의 깨끗한 물이라 생각을 하고 웰빙을 생각하며 생수를 마시게 된다.
생수 그 치명적 유혹은 그런 우리에게 생수의 문제점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 피터 H 글렉은 수자원 분야의 권위자로서 생수의 생산과정에서 부터 그 처리과정까지 많은 부분에서 환경에 영향을 주게 되고 나아가 그 물을 마시는 사람에게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생수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미환경청(EPA)는 지자체와 대학등 기관의 수질 관리 체계에서 필히 대장균 검사를 시행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반복 검사의 과정에서 한 번이라도 균이 검출되면 유해한 병원성 대장균이 있을 가능성을 의심히여 재검사를 시행한다.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되면 그날로 상황이 통보되고 수돗물 체계 전반에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
미 식품 의약국(FDA)의 생수 기준에서는 일반 대장균을 대상으로, 그것도 주 1회 검사가 고작이다. - P64~65
미국의 수질관련 실태에 관한 내용이다. 이후 FDA에서 이런 기준을 강화시켰다고 하나 강화의 수준에는 여전히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선진국인 미국에서 조차 생수에 관한 관리체계가 이리 허술하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느낄 따름이다.
책의 부록에는 우리나라 생수 산업의 실태에 관한 자료가 나온다. 책의 내용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우리가 직접적으로 마시는 생수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생수에 관하여 해외 나라와는 다른 특별한 관리 체계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부실하다고 할 수 있다.
생수 수질관리에 있어서 환경부가 직접적으로 나서서 조사하는 것이 아닌 생수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이를 환경부에 통보하는 방식이니 누가 자신의 제품에 하자가 생겼다고 통보하겠는가?
또한 생수 산업을 확장시키려했던 정부의 정책에서도 문제가 드러난다. 생수의 질적 개선보다는 양적 개선을 중시하였기에 생수의 질은 떨어지고 무분별하게 뛰어들었던 기업들은 도산하게 되어 국가 경제에 있어서도 문제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연의 산물이라 일컬어지는 물.. 공공재로써 한 없이 우리에게 제공될 줄 알았던 재화가 언제부터인지 돈을 주고 사먹게 되는 사적재로 변해버렸다. 또한 해외의 값비싼 생수가 수입되면서 어느덧 빈부의 산물이 되기도 하였다.
아직도 우리집은 수돗물을 끓여서 보리차를 마신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수돗물이 안 좋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플라스틱 통에 담겨져 상온에 며칠이고 노출된 생수보다는 더 안전하다고 생각이 든다.
생수의 과장된 광고와 정부의 부실한 규제로 인해 생수는 몸에 좋고 수돗물은 몸에 안 좋다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도 목욕을 하거나 양치질을 할 때는 수돗물을 사용한다. 수돗물이 몸에 닿고 입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제 다시금 생각해 볼 때이다. 언론을 통한 생수의 유혹에 현혹되지 않고 진실의 눈으로 생수를 봐라봐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이런 생수 산업에 대해서 보다 확실한 규제를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