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대로
켄 브루언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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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겉표지를 보았을때 멋진 강을 배경으로 새들이 날아가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그 반대편에 어울리지 않게 공장지대가 들어서있고 반대편에는 사람의 그림자가 그곳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어울리지 않는 환경..그 것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 즉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갈등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런대대로는 누와르 장르의 책이다. 누와르 장르 책을 접해 본 기억이 별로 없기에 신선하면서 충격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책을 읽었다.

개인적으로 카사블랑카와 선셋대로를 흑백영화 중에 가장 좋아하는데 선셋대로의 여러 요소를 모티브로 차용했다는 배경 때문이라도 이 책은 나에게 큰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술에 취해 사람을 폭행하여 감옥에서 3년형을 받고 출소한 미첼(미치라고도 불림)은 불량배들에게 당하고 있는 여기자 세라를 구해주게 되고 그녀의 권유로 그녀의 이모집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녀의 이모는 릴리언 파머라는 배우로 전성기가 지난 퇴역 배우였다.

일을 하는 동안 미첼은 자신의 친구가 그의 보스에게 살해당했다는 것을 알고 친구의 복수를 결심하고 성공하게 된다. 마약 중독에 시달리며 성격장애까지 안고 있는 그의 동생 브리는 약물과다로 사망하게 되고 그 계기가 되었던 그녀의 강아지 살해사건의 용의자가 자신과 같이 일하는 집사 조던이라는 것을 알게 된 미첼은 조던을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우게된다.

릴리언을 사랑하게 된 미첼, 그런 미첼이 자신을 떠날까봐 두려워 하는 릴리언, 그 사이에서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하는 집사 조던.. 이들의 관계는 점점 파극속으로 치닫게 된다.

 

누와르라는 장르에 맞게 주인공의 성격, 행동 역시 과격하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크게 마음쓰지 않는 주인공 미첼은 은행을 털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돈을 갈취하는 등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이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없이 애정을 베푸는 모습도 가지고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혈질의 성격인 미첼의 행동에 따라 전개되는 스토리에 읽는 이로 하여금 다이나믹 하고 스펙타클한 느낌을 전해준다.

마약, 폭행, 살해, 복수 ... 누와르라면 갖춰야 할 전형적인 어두운 요소들이 책 속에 모두 들어있기에 이 책은 누와르 라는 장르의 필독서가 될 만한 책이라 생각이 든다.

 

작가의 뛰어난 문체와 스토리의 전개성으로 읽는 내내 책에서 손을 떼기가 어려웠다. 또 어떤 사건이 미치를 파멸로 몰아널을지 기대를 하면서 미첼이라는 인물의 묘한 매력에 빠져들어 더 이상 나쁜 짓은 하지 않기를 바라는 이중적인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곳곳에 등장하는 음악과 책의 이야기도 흥미를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누와르라는 장르는 낯선 사람에게는 한 없이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 기호가 확연히 갈리는 장르라 할 수 있다. 장르의 성격상 역동적이고 파격적인 표현이 많이 나오기에 가볍고 순수한 마음의 독자들에게는 어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누와르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누와르를 접해 보지 못한 사람들, 누와르를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가 본다면 누와르라는 매력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 그런 매력적인 책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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