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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 - 견검에서 떡검 그리고 섹검까지 대한민국 검찰, 굴욕의 빅뱅
정용재.정희상.구영식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배송받고 겉표지를 보는 순간 곧 갈등이 생겼다. 이 책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기 때문이다. 양심고백으로 검찰에 대항한 힘 없는 시민과 그 고백을 덮으려 하는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검찰.. 만약 내가 이 글을 쓰게 된다면 나한테 어떠한 피해가 오지 않을까 라는 괜한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과 고생을 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들의 주장에 마음이 기우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믿어보기로 했다.
책의 저자 정용재는 과거 건설업계에 종사하던 사람으로 검사들에게 촌지를 주고 접대 등을 하는 소위 스폰서였다. 이들의 스폰서 노릇을 하면서도 자신에게 언젠가는 도움이 될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그 역할에 충실했던 그는 막상 자신이 위기에 빠지자 나몰라라하는 검사들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 다시 사업을 시작하자 검사들은 또다시 그에게 스폰서의 역할을 요구했고 그는 어김없이 검사들의 스폰서 역할을 하게 된다. 계속되는 검사들의 요구, 그 요구를 들어주면서 그들의 파렴치한 생활을 도저히 지켜 볼 수 없었던 저자는 MBC PD수첩을 통해 자신의 스폰서 활동내역과 해당 검사들의 실명과 로비를 공개했다. 당시 이것은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방송이 된지 1년이 지났지만 마치 어제 본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어떠한 기관보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검찰이 시정잡배들이나 하는 그런 짓을 한다는 것이 용서가 안되었다. 곧 검찰이 특별위원회를 소집해 조사를 했지만 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사건은 흐지부지하게 종결된다.
양심고백을 한 사람은 감옥에 들어가고 각종 로비, 비리를 저지른 검사들은 버젓이 검사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1년 전의 기억이 생각나는 듯 했다. 당시 TV를 보면서 검찰의 한심함이 다시 한 번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검사들은 하나같이 같은 사람들이다. 조선시대로 표현한다면 탐관오리가 따로 없다. 이것이 대한민국 검사의 모습이다.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검찰의 모습과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검찰과 스폰서의 관계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어야만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정의의 여신상이 있다. 한 손에는 저울 다른 한 손에는 법전을 들고 있는 여신의 모습.. 누구보다 정의의 편에서 공정하게 심판하겠다는 정의의 여신상의 모습.. 그러나 이제는 한 손에는 돈 봉투를 다른 한 손에는 술병을 들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그것이 지금의 검찰의 모습을 올바로 표현한 것일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모든 검사가 책 속에 등장하는 검사들의 모습과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올바른 검사가 더 많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이번의 스폰서 사건은 결말이 났지만 이 책을 통해서 면죄부를 받았던 검사들은 자신의 잘못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책을 읽어봤으면 한다. 올바른 사회는 우리가 먼저 깨어나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type=text/javascript>// redefine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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