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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품격
러우위리에 지음, 황종원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서양 문화, 과학,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모든 면에서 더 발달했던 동양의 사상, 문화, 과학, 기술은 차츰 산업혁명에 밀려나면서 어느새 서양의 문물이 동양의 문물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서양의 많은 문물들이 밀물듯이 동양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고 미처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있던 동양의 여러나라들은 아무런 여과없이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사회를 오랫동안 지탱해 온 전통문화는 서양의 신문물들에 도전을 받기 시작했고 차츰차츰 밀려나면서 그 존재의 위기까지 맞이하게 되었다.
'중국의 품격'은 앞서 말한 것 같이 무분별한 서양의 문물 수입에 대하여 중국의 전통에 대해서 다시금 알아보고 서양의 문물과 중국의 전통이 충돌하는 이 시점에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중국의 전통에 대해 오랜시간 연구를 해왔고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이다. 그런 그의 마음이 글 속에서도 전해지는데 자국의 고유한 전통을 버리고 서양문물에 빠져 살아가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 안타까움을 느낀다. 터키의 사례를 예로 드는데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지점인 터키는 아시아의 전통을 버리고 유럽을 쫓아가다가 유럽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게 되었고 그 사회적 여파로 인해 젊은 세대들이 고유의 희랍문자를 읽지 못해 자국의 고전을 못 읽는 사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비단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라 중국 자신의 일일수도 있기에 저자는 중국의 전통의 중요성에 대해서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그리고 뛰어난 사상을 탄생시킨 나라이다. 과거 춘추전국시대는 사상가들의 향연이라 할 정도로 많은 사상가들이 배출 되었다. 그 중에서 저자는 대표적인 유,불,도를 중심으로 중국의 전통을 알아보려 한다. 중국의 모든 사상의 핵심은 인본주의 정신이다. 신이라는 존재에 의존해 삶을 결정해왔던 서양의 역사와는 달리 중국은 신권보다는 인권을 우선시했고 천지인은 세상을 이루는 3요소이지 천이 인을 지배하고 종속시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밖에 중의학이나 예악정신에 기초하여 중국의 문화에 관해서 다루기도 한다.
책은 전반적으로 쉽게 구성되어 있다. 중국의 전통을 다루었다는 생각에 한자가 가득하고 어려운 말만 기록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 할 수 있는데 성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있고 읽는 동안 중국의 전통의 긴 역사와 심오한 내용에 세삼 놀랍고 감탄하게 된다.
아쉬운 점이라면 중국의 전통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게는 구성이 되었으나 재미가 떨어진다는 면에서 전통이라는 것에 별 관심이 없는 독자라면 쉽게 책을 덮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본래 전통을 다룬다는 것은 딱딱하고 깊게 파고든다는 점에서 원론 중심적으로 가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나 21세기 독자들은 이해와 재미를 모두 추구하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조금은 재미쪽에도 신경을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 재미로 인해 책이 가벼워진다고 저자가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유구한 역사와 위치를 고수해 오던 중국 전통이 서양의 신문물에 도전을 받고 있다. 이것은 중국의 문제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무조건적인 서양 문물의 수용은 그 나라의 전통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항이다. 과거 조선시대 북학파인들의 주장처럼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지킬것은 지키자하는 의식처럼 행동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나아가 서양 문물에 도전을 받는 모든 나라가 그 나라의 품격을 어떻게 지켜나갈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