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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아이브 - 위대한 디자인 기업 애플을 만든 또 한 명의 천재
리앤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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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한 장인의 길

 

'애플=잡스'라는 공식을 하나의 명제로 알고 있어 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애플의 혁신을 이끌었던 또 한 명의 천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영국 출신의 조너선 아이브이다.

 

조너선 아이브의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아버지와 영국의 디자인 교육이었다. 조너선 아이브의 아버지인 마이크 아이브는 영국에서 은세공인이자 교수로 일했고 나중에는 교육계에서 지위가 올라 디자인 및 기술 교육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게 되었다. 그는 영국에서 5세에서 16세 사이의 모든 학생이 디자인 테크놀로지 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교육 제도를 개선하였다. 디자인 테크놀로지 과목은 기존의 단순했던 기술 교과에서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 및 기술 교과 과정으로서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통합 교과가 되었다. 그럼으로써 영국의 재능 있는 디자이너 세대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쉽게도 영어에 대한 몰입교육만 있을 뿐 예체능 교육에 대한 비전은 거의 없는 편이다. 최근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으로 체육 수업에 대한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체육에 대한 바른 이해와 그에 대한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아무리 수업을 한다고 해도 입시에 밀려서 자습 시간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체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업 과정이 만들어지고 학교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이크 아이브가 영국의 디자인 테크놀로지 과목을 만들고 그의 아들이 그 교육 과정의 혜택을 입어 지금의 조너선 아이브가 된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단기적인 교육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교육 계획이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조너선 아이브는 뉴캐슬 과학 기술 대학에 가서도 산업디자인에 맞는 실질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모든 재료들을 직접 만지고 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을 접하게 된 것이다. 학교에서는 재료를 가공할 수 있는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고 학생들은 자유롭게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다. 특히, 중요한 점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직접 만들어 보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까지 겸비할 수 있도록 중점을 둔 점이었다. 그것은 나중에 조너선 아이브가 디자인 컨설팅 회사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고객에게 알려줄 때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여러 회사를 돌다가 결국 조너선 아이브는 애플에 입사했다. 처음에 애플에서는 구태의연한 회의 진행으로 좋은 아이디어들이 사장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것이 바로 결정을 해줄 '선장'의 부재 때문이었다. 회사에 비전을 제시해 주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엔지니어팀이 디자인팀을 산하로 거느리고 있었는데, 잡스가 복귀한 이후에 점차 디자인팀이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되는 과정은 제법 흥미로웠다. 인상깊었던 장면은 같은 회사 사람들이 아시아에 있는 공장으로 출장을 갔는데, 디자인팀만이 고급차를 타고 최고급 호텔에 묻었다는 동료의 말을 들어보면 조너선 아이브가 지휘하는 디자인팀이 얼마나 위상이 높아졌는지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나를 제외하고 회상의 운영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조니예요. 그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거나 상관 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내가 분위기를 그런 식으로 만들어 놨거든요."라는 잡스의 말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조너선 아이브는 제품에 혼신의 힘을 쏟아붓는 사람으로서 제품 내부의 디자인까지 할 정도이다. 게다가 자신의 디자인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태야말로 최고의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용자 입장에서 편리함을 위해 여러 세부적인 디자인을 하지만 그것이 결코 우리의 눈에 거슬리지는 않는 것이다. 조너선 아이브는 "단순함이란 사물의 본질에 대해 말할 때 도저히 피해 갈 수 없는, 누가 봐도 분명한 것입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앞으로 조너선 아이브가 '단순함'을 어디까지 끌고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어졌다.

 

잡스는 자신의 뒤를 이을 CEO로서 '팀 쿡'을 지명했다. 하지만 잡스가 추구했던 제품의 혁신은 산업디자인의 천재인 '조너선 아이브'가 뒤를 잇고 있다. 아니, 오히려 제품의 디자인 측면에서는 조너선 아이브가 잡스를 이끌었던 건 아닌지 추정해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조너선 아이브가 제품의 혁신에서는 잡스에게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잡스와 아이브는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애플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잡스 사후에 애플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했던 사람들은 아직도 굳건한 애플 체제를 접하고 있다. 잡스 이후에는 애플의 상품들이 조금 더 다양해진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애플의 혁신이 지금 상태로 머무르다 도태할 것인지, 아니면 미래를 향해 더 높은 도약을 일으킬 것인지 흥미롭게 지켜보고 싶어졌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제품에 대한 설명이 많이 나와 있지만 그에 대한 사진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용의 이해가 어려운 점도 많았다. 중간에 가뭄의 단비처럼 몇 개의 사진이 있긴 했지만 조금 더 다양한 제품들의 사진을 글과 함께 보고 싶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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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향 2014-07-18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14기 신간평가단 두번째 좋은 리뷰로 선정되었다. 뽑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모자란데,,, 깜짝 선물을 받은 것처럼 즐겁습니다^^ㅎㅎ

☞ 바람향 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749121103/7043990
- 조너선 아이브는 제품에 혼신의 힘을 쏟아붓는 사람으로서 제품 내부의 디자인까지 할 정도이다. 게다가 자신의 디자인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태야말로 최고의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용자 입장에서 편리함을 위해 여러 세부적인 디자인을 하지만 그것이 결코 우리의 눈에 거슬리지는 않는 것이다. 조너선 아이브는 "단순함이란 사물의 본질에 대해 말할 때 도저히 피해 갈 수 없는, 누가 봐도 분명한 것입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앞으로 조너선 아이브가 '단순함'을 어디까지 끌고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어졌다.
-> (http://blog.aladin.co.kr/proposeBook/7072478)
 

안녕하세요. :-) 판미동 입니다.

판미동 신간 <한글 논어>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

고려대학교 신창호 교수가 풀어낸

누구나 쉽게 시작하는 『한글 논어』


시대를 초월한 삶의 교과서를 한글로 만나다




인문 정신의 활성화와 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고려대학교 신창호 교수는 한글로 문명을 일구어 나가는 우리가 왜 고전을 온전히 한글로 탐닉하지 못하는가에 의문을 던진다.


이미 『논어』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언어로 소개되고 있으며, 한자를 사용하는 중국인들조차 현대 중국어로 『논어』를 다시 번역하여 읽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판미동에서 출간된 『한글 논어』는 바로 그 고민의 결과물이다.

 


▶ 책 속에서

#1 . 공자가 말하였다.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유명한 ‘지인용(知仁勇)’의 정의이다. 삶의 길을 제대로 터득한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일에 함부로 흔들리거나 쉽게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 열린 마음으로 덕망을 갖춘 사람은 걱정하지 않는다. 정의를 용감하게 실천하는 사람은 두려울 것이 없다. 이렇게 ‘지→인→용’의 순서로 인격의 성숙을 고민하는 것은 배움의 과정과 연관된다. — 252p. 제9편 「자한」 28절



#2 .


“당신은 공자 제자요?

자로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그러자 걸익이 아니꼬운 듯 말하였다.


“당신들 참 한심하오. 지금 세상이 아주 어지러운데 누가 이를 바로잡을 수 있겠소? 나쁜 제후들을 정면으로 상대하지 않고 저 공자처럼 쓸데없이 피해 다니며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래서야 세상을 바꿀 수 있겠소? 차라리 세상을 피하는 사람을 따라다니는 것보다 세상을 피하는 사람을 따르는 것이 더 낫지 않겠소?”


그러고는 쳐다보지도 않고 고무래로 씨를 덮으며 밭일을 계속하였다. 자로가 이들이 한 말을 공자에게 전해 주었다. 그러자 공자는 하늘을 한 번 쳐다보고는 실망스런 표정을 지으며 한참 후에야 말하였다.


“사람이 인간 사회를 피해 짐승 무리와 같이 살 수는 없다. 세상에 인간의 길이 제대로 실행되고 상식이 통한다면 나도 이를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다. 왜 쓸데없이 여러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겠는가?” — 52p. 1부 「공자, 그 삶의 희로애락」



▶ 『한글 논어』 서평단 모집 상세내용


하나, 해당 페이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 한 뒤 읽고 싶은 이유를

간단하고 성실하게 댓글로 작성하여 스크랩 링크와 함께 남겨주면 응모가 완료됩니다.


둘, 응모 기간은 2014년 06월 17일(화)~2014년 06월 23일(월) 6일간 입니다.


셋, 총 추첨 인원은 10명입니다.


넷, 발표일은 2014년 06월 25일 (수) 오후에 공개됩니다.


다섯, 서평기간은 2014.06.30(월)~07.07(월) 7일간입니다. 

        

마지막, 당첨자 분들은  서평을 작성 한 후 『한글 논어』 서평단 발표 페이지에

개인 블로그/온라인 서점 블로그에 남기신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 서평단 지원자가 모집 인원에 미달할 시,

출판사의 의도에 따라 일부 인원만 선정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해당 기간 안에 작성하지 않을 시에 다음 서평 모집 시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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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9 13: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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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 사계절 아동문고 85
윤혜숙 글, 오윤화 그림 / 사계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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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르지 않아!!

 

몇 년 전부터 우리는 '다문화'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책이나 영화에서도 외국인과 결혼한 사람들과 그 자녀들의 얘기를 많이 다루게 되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 속에서 아직도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보여주는 현상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단군왕검의 단일 자손이라고 배운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사회 구성원에 대해 편협한 사고를 형성하기도 한다. '우리'라는 말에는 다른 것을 배제하려는 의식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김수로는 인도인 아버지가 한국인으로 귀화하여 낳은 '인도 김씨'의 2대 손이다. 김수로는 우리나라 문화뿐만 아니라 아버지 나라인 인도에 대한 문화적인 지식도 가지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여러 나라에 대해서 알고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자기 자신의 큰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김수로를 '다문화'라고 놀리며 같은 민족이 아니라며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패밀리가 떴다'라는 놀이는 같은 '성'씨가 끼리끼리 모여서 노는 놀이로 다문화 가정의 김수로를 놀이에 끼워주지 않으려고 한다.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지 못하는 김수로는 그래도 꿋꿋하게 자기 생각을 펼치면서 반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한다. 김수로는 친구들의 그런 놀이를 잘못된 것이라며 당차게 말하는 아주 똘똘한 아이인 것이다. 하지만 소심한 아이일 경우에는 그런 친구들의 놀이에 부당하게 당하고 있을 것만 같아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우리는 '씨족 찾기'를 하게 되었다. 우리의 조상이 꼭 단일 민족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신화나 전설 속에 고스란히 간직되어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 동화책의 주인공인 '김수로'는 가야 왕국을 건설한 김수로에서 따왔다. 가야 왕국의 김수로는 인도 왕국의 허황옥을 만나 결혼했다. 그리고 자식을 낳아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의 시조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화산 이씨는 베트남의 유일하게 남은 왕족이 고려시대에 우리나라에서 정착하여 살면서 왕으로부터 하사 받은 성씨였다. 우리는 지금 '다문화'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우리의 여러 성씨는 그 시조에서부터 '다문화'가 만들어져 왔던 것이다.

 

 

'우리'라는 배타적인 말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모든 민족이 융합이 된 사회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문화적 창조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우리의 '전통'은 지켜지고 발전되어 나갈 것이다. 그래서 인도 김씨의 1대손인 김수로의 아빠가 우리의 전통 한옥을 짓는 기술을 전수 받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다문화'의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성숙한 문화 시민의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우리'라는 말보다 '함께'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다문화'라는 말이 쓰이지 않아 사라질 정도로.

 

 

* 알라딘 도토리 통신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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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모자 - 2015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4 동원 책꾸러기 바람그림책 22
다카기 상고 글, 구로이 켄 그림, 최윤영 옮김 / 천개의바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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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모자는 어디서 파나요?

 

누구나 어렸을 때는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며 보내기 마련이다. 특히, 밤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달'은 오묘한 달빛으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가 되어 왔다. 아주 오랫동안. 달은 우리의 상상력의 원천이 되었던 것이다.

 

 

'달'은 우리를 꿈같은 환상적인 세계로 인도해 준다. 그곳은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곳으로 마음이 포근해 지는 공간이다. 그런 달은 언제나 우리의 모습을 굽어보며 살펴보고 있다. 누군가 나를, 우리를 지켜봐 주고 있다는 사실은 마음을 든든하게 의지가 되어 준다.

 

 

 

 

'보름달'은 마녀들이 모자를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고, 해적선의 선장이 모자를 쓰고 항해하는 모습을 보고, 또 마법사가 모자를 이용한 화려한 마법을 보며 부러움을 느낀다.

아무것도 원하는 것이 없이 우리를 지켜보는 게 보름달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보름달도 뭔가를 갖고 싶고 뭔가를 해보고 싶을 거라고는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소유하고 싶다거나 뭔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는 인간적인 '감정'을 가진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인간적인 감정을 소유한 보름달은 부러운 '모자'가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모자 가게 아저씨에게 자신의 모자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달님은 모자를 사서 마녀들의 마을에 가서 그들과 함께 재미있게 놀았다. 그리고 해적선을 따라다니며 그들의 모험을 함께 했다. 또, 유명해진 마법사의 멋진 공연을 가장 좋은 잘에서 보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달님도 모두 잠든 시간이 심심했던 것이다. 그래서 어린아이처럼 멋진 모자를 쓰고 모험을 떠나 신기한 구경과 멋진 경험을 하고 싶었다.

 

 

달님은 아직도 그 멋진 경험을 잊지 못하고 매일 여러 모자를 번갈아 쓰고 있다.

어렸을 때 달을 보면서 왜 달은 항상 모양이 바뀌는지 궁금했었다. 조카도 오늘은 달이 동그랗다, 오늘은 달이 조금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신기해 하고는 했다. 왜 달 모양이 바뀌는지 조카가 물었을 때, 겨우 해와 달과 지구의 관계로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조카에게는 이 동화책에서처럼 달님이 여러 모자를 번갈아 쓰고 있는 거라며 다시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조카가 달을 보면서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하고 꿈을 꾸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 알라딘 도토리 통신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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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깜박 도깨비 옛이야기 그림책 13
권문희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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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의 귀여운 건망증

 

'도깨비'는 우리의 이야기에서 대체로 무섭지만 못된 사람을 혼내주기도 하고 어리석은 모습도 보인다. <놀부와 흥부> 이야기에서 박에서 나온 도깨비는 놀부를 혼내주는 무서운 사자로 등장한다. <혹부리 영감>에서 나오는 도깨비는 도깨비 방망이까지 건네 줄 정도로 노래를 좋아한다. 그리고 옛날 이야기에서 밤을 샐 정도로 씨름을 좋아하기도 한다. 이처럼 '도깨비'는 우리 이야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로서 우리의 전통적인 생활 모습에서 밀접한 친근감을 보여준다.

 

이 이야기에서도 도깨비가 등장하는데, 도깨비 방망이도 없고 머리에 뿔도 없을 정도로 귀여운 편이다. 단지 도깨비라고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이 다리인데, 바로 옆에 있는 꼬마 아이와 같지 않게 바지 아래의 다리가 없다.

 

        

 

옛날 옛날에 혼자 살던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마을의 잡다한 일을 모두 거들어 주며 겨우 하루 먹을 양식을 벌었다. 어느날,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고갯길에서 도깨비가 나타나 아이에게 엽전 세 푼을 빌려달라고 한다. 아이는 도깨비가 돈을 안 갚을지도 모르지만 겁이 나서 빌려주고 만다. 다음날, 도깨비는 아이의 집에 찾아와 돈을 갚는다. 그런데 도깨비는 다음날에도 돈을 갚으러 왔다. 다음날에도 또 다음날에도.

 

 

도깨비가 매일 찾아와 돈을 갚는 모습을 끝없는 이야기로 꾸민 그림이 무척 특이했다. 그리고 어떤 날에는 못 쓰는 솥을 보고는 신기한 솥을 매일 가져다 주었다. 또 어떤 날에는 방망이를 못 쓰는 걸 보고 이번에는 신기한 방망이를 가져다 주었다.

 

       

 

솥과 방망이를 매일 가져다 주는 모습이 독특한 문체로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것은 작가의 전의 작품이었던 <줄줄이 꿴 호랑이>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던 도깨비가 어느날 울면서 나타났다.

 

         

 

집의 물건들이 많이 사라져 혼나서 벌을 받게 된 도깨비가 울면서 아이에게 나타나 돈을 못 갚게 되었다고 전하는 장면이었다. 다음날 필요로 한 돈이나 솥, 방망이는 잘 챙겨서 갖다주면서 돈을 갚은 사실을 왜 잊어먹는지... 그러다 혼이 나고 벌을 받고 와서 돈을 갚겠다고 하는 도깨비가 귀여우서 웃음이 나왔다. 이제 부자가 된 아이가 다 갚았다고 쫓아갔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벌을 다 받고 돈과 솥, 방망이를 챙겨 온 도깨비는 너무 부자가 된 아이의 집을 못 찾아서 헤매게 되었다. 도깨비의 귀여운 건망증으로 혼자 어렵게 살던 아이는 부자가 되었다. 도깨비의 건망증은 없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그로 인해서 생긴 아이의 행운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 알라딘 도토리 통신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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